이 기사는 2019년 10월 31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리츠가 상장 첫 날 상한가를 달성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덩치가 작은 기업의 상한가 데뷔는 종종 있는 일이지만 롯데리츠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최대어 자리를 다투고 있다. 그만큼 이례적인 성적표여서 시장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리츠(REITs)의 매력은 다채롭다. 무엇보다 저금리 시대에 상당한 수준의 고정 배당을 제공한다. 롯데리츠의 배당수익률은 공모가(주당 5000원) 기준 연 6% 대다. 여기에 주가 차익(캐피탈 게인)까지 노릴 수 있는 게 리츠의 묘미다. 롯데리츠의 공모에 베팅한 기관과 개인 투자가는 벌써 투자수익률에 30%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리츠의 상한가를 경계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빡빡한 IPO 경쟁에 지친 IB로서는 리츠라는 새로운 먹거리가 반가울 것이다. 반면 부동산펀드나 리츠를 중장기적 커리어로 다져온 이들은 주가의 과열 양상에 우려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고정 배당이라는 리츠의 최대 매력은 투자자에게 양날의 검과 같다. 리츠가 설계 때 제시한 배당수익률은 어디까지나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수치다. 주가가 치솟은 리츠를 사들인 투자자 입장에선 배당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 상한가를 터뜨린 롯데리츠도 이제 현재 주가(주당 6500원) 기준 6% 대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 주가가 껑충 뛴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 역시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3~4% 안팎)이 당초 설계(6~7%)보다 크게 후퇴해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가 계속 오를 경우 배당수익률은 어느 순간 예금 금리 수준에 근접한다. 이 때부터는 주가 차익만이 리츠의 유일한 경제적 유인으로 남는다.
리츠의 내재 가치는 어디까지나 상품이 담고 있는 부동산 자산에 국한된다는 게 전문가의 경고다. 시장 가격은 내재 가치에 수렴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믿는다면 리츠의 주가상승률은 결국 부동산 가격상승률을 벗어나기 어렵다. 상한가 행진을 벌이는 리츠의 주가는 언젠가 과도한 상승분을 반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리츠로 손해를 본 투자자가 나오기 시작하면 '리츠 붐'은 단번에 꺼질 여지가 있다.
리츠 투자는 실적 급증의 모멘텀을 가진 기업과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더벨이 개최한 캐피탈마켓 포럼에서 한 연사는 리츠를 연금의 가장 훌륭한 대체 상품으로 꼽았다. 오랜 기간 고정 배당을 누리면서 부동산 값 상승과 엇비슷한 주가 차익을 거두는 것. 이것이 리츠가 설계된 본질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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