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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엿보는 H&B…LG생건에 쏠리는 시선 오프라인 성장세 낮고 경쟁은 심화…올리브영·랄라블라, 잠재 매물 거론

이충희 기자공개 2019-11-11 10:35:5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8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요 헬스앤뷰티(H&B) 업체들의 매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부분 상권에 이미 H&B스토어가 진출해 더이상 점포 확장성이 크지 않은데다 대기업들이 속속 시장에 진입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시장의 관심은 누가 이 지분을 받아갈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은 LG생활건강에 모아진다. LG생활건강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온 만큼 매력있는 H&B 매물이 나타나면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H&B, 오프라인 성장세 끝물

H&B 업체들의 지분 매각 가능성에 불을 지핀 주인공은 CJ올리브영이다. CJ올리브영은 이달 초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분할돼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최대주주 ㈜CJ는 향후 올리브영을 IPO(기업공개) 하거나 외부 투자 유치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CJ올리브영은 매장 수 1200여개, 지난해 매출액 1조659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H&B인데다 매년 매출 성장을 일궈온 만큼 가장 높은 몸값이 예상된다. 그룹 후계자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17%대 지분을 보유해 매각 성사 시 승계 실탄으로 활용할 가치도 충분하다. 최근 수익성 강화를 골자로 사업 재편에 나서는 CJ그룹은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지분 매각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
단위 : 억원, 개

2위 사업자 GS리테일 H&B 브랜드 '랄라블라'도 꾸준히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GS리테일은 점차 시장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랄라블라 탓에 다소 골머리를 앓아 왔다. 올 상반기에 매출 812억원, 영업손실 8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 186개였던 매장 수는 지난해 168개, 올해 152개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랄라블라
단위 : 억원, 개
매출액,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공개.

국내 주요 H&B 업체들이 이처럼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는 건 시장이 예전만큼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상권에 대부분 H&B 브랜드가 진출해 있고 롯데 롭스나 신세계 시코르 등 대기업들의 추가 진출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글로벌 H&B 세포라가 한국 시장에 첫 매장을 열었고 향후 핵심 상권에도 추가 점포를 낸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에 주력해온 GS리테일은 오래 전부터 H&B 철수를 고려해왔다"며 "롯데쇼핑이 관련 시장에 진출한 2010년대 초중반 랄라블라 인수를 검토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엔 업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어 GS리테일의 매각 관련 움직임이 좀더 구체화 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대기업에 매각 가능할까…FI도 타진

시장의 관심은 누가 잠재 매물로 거론된 H&B를 인수할 수 있느냐에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 중 유력한 후보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화장품 대기업들을 점찍고 있다. 이들은 각각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 같은 단일 브랜드 로드숍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을 주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LG생활건강은 중저가 화장품부터 럭셔리 화장품, 샴푸와 비누 등 생활용품, 음료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생활용품 기업이다. H&B스토어에서 해당 제품들을 모두 판매할 수 있어 인수 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페이스샵 실적이 최근 크게 꺾이고 있다는 점도 새 판매 채널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부회장이 CEO로 취임한 2005년부터 활발한 기업 M&A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 15년여 간 국내외에서 인수한 주요 기업 수만 20여개, 금액으로 2조원이 훌쩍 넘는다. 주요 H&B업체들은 최근 이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LG생활건강과 물밑 접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생활건강이 실제 H&B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제조업체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 채널을 소유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동안 인수했던 기업들도 대부분 해외 화장품 제조사였고 국내 H&B는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H&B업체가 재무적투자자(FI)에 지분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오프라인 매출 성장세는 낮아졌지만 온라인·해외사업에서 새 동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은 이달 초 경기 용인에서 수도권 통합 물류센터를 열고 온라인 채널 확대의 신호탄을 쐈다.

시장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은 점차 프리미엄 점포 위주로 재편하고 온라인에서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H&B도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기관들이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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