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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커버드본드, 역외·역내 동시 조성…전세계 주목" [thebell interview]콜린 첸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부대표

싱가포르=피혜림 기자공개 2019-11-14 16:42:1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이 2019년 국내 채권 시장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국내 기업의 커버드본드 발행은 주택금융공사와 KB국민은행 등이 찍은 외화 채권이 유일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콜린 첸 부대표(사진)가 한국 커버드본드 시장을 주목한 배경이다. 역외는 물론 역내 시장에서도 커버드본드 발행 시장이 조성된 경우는 흔치 않다는 설명이다.

유럽 중심이었던 커버드본드 시장은 2014년을 기점으로 싱가포르와 캐나다, 호주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럽커버드본드위원회의 글로벌 사안 워킹그룹(ECBC Global Issues Working Group) 회장직을 역임 중인 첸 부대표가 커버드본드 표준화에 앞장서는 이유다. 시장 확장에 대응해 그는 각국에서 발행된 커버드본드가 국제 커버드본드 기준(traditional global covered bonds)을 충족하는 지 살피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한국 커버드본드는 국제 기준으로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커버드본드법에 따른 발행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다만 발행사들은 구조적 이슈와 해외 투자자 확보 등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국 중앙은행과 유럽 중심 기관 이외로 투자자를 넓히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시장 선도…금융 시스템 안정성, 투자 기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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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에 가장 앞장 선 아시아 국가 중 하나다. 커버드본드는 당초 유럽 은행들의 주요 조달 수단으로 활용됐지만 2015년 DBS의 첫 발행을 시작으로 아시아로 영역을 넓혔다. DBS의 뒤를 이어 싱가포르 3대 은행인 UOB와 OCBC가 달러 커버드본드 채권 발행 대열에 합류했다. 세 은행의 커버드본드 유통물량은 현재 100억달러 수준이다.

싱가포르 은행들이 커버드본드 조달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11년이다. 싱가포르 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과 낮은 조달 금리 등으로 싱가포르 은행들은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금융위기 등으로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에 안정적인 조달처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 본격적인 조달 검토를 시작했다. 싱가포르 은행들이 역내 시장 대신 국제 금융시장에서 발행을 지속하게 된 배경이다.

그는 "커버드본드 발행의 제일 큰 이유는 자금조달 다변화"였다며 "다변화를 통해 예상치 못하게 새로운 투자자 베이스를 찾는 성과를 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기존에 싱가포르 채권에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았던 기관들이 커버드본드에는 대거 투자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공익 목적, 금융당국 지원 이어져야

커버드본드는 공익 목적을 지닌 조달 수단이다. 서민형 주택 자금인 주택담보대출을 기초 자산으로 활용해 안정성을 높인 데서 볼 수 있듯 커버드본드가 지닌 사회적 기여도는 높은 편이다.

그는 "은행의 커버드본드가 한국 경제와 중소기업(SME) 발전 등을 위한 펀딩 수단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은 커버드본드가 금융시스템의 보호장치 역할을 해준다는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은행의 발행을 독려할 수 있는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 금융당국의 커버드본드 발행 장려책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다. 한국 금융당국은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대율 산정 시 예수금으로 인정해주고 았다. 원화 예수금의 1%를 한도로 뒀다. 그는 예대율 규제 혜택을 위한 발행이었더라도 은행들이 안정적인 조달 수단을 확보했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그는 한국이 글로벌 시장은 물론 역내 시장에서도 커버드본드 시장 조성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유로화로 통합된 후 역내 시장에 대한 인식이 사라졌지만 유럽 외 다른 국가들은 커버드본드 발행 시 크로스보더 딜에 집중하고 있다"며 "반대로 한국은 해외 발행은 물론 국내에서도 따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다른 발행국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국면, 금리절감 여전…투자자 확보 집중

높은 상환 안정성에 기반한 금리절감 효과는 반대로 현재와 같은 금리인하 시기엔 독이 될 수 있다. 수익률이 낮은 탓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저금리 국면 속 그는 커버드본드의 유동성을 강조했다.

첸 부대표는 "절대금리를 낮추는 효과는 감소할 수 있으나 퍼센테이지로 따질 경우 금리 상승기나 인하기 모두 선순위채 대비 20~30% 절감한 수준이라는 점은 유사하다"며 "더불어 마이너스 금리인 유럽 시장 등의 입장에선 커버드본드가 합리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이어 "레포(Repo) 거래시 기초자산으로 인정받는 등 고유동성자산(HQLA)으로 분류되는 것은 커버드본드만의 특별한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커버드본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그는 발행사의 공동 대응과 새 투자자 확보를 꼽았다. 싱가포르의 경우 DBS를 포함한 커버드본드 발행사 세 곳이 은행연합회산하에 커버드본드 상임위원회를 결성해 주기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투자자 측면에서는 유럽 비중심국 등 각국의 중앙은행과 기관으로 타깃을 넓혀 저변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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