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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피스, 바이오젠보다 빠른 시장매출 1조 의미는 암젠·바이오젠 21년 걸린 시간 8년으로…실제 매출은 절반, 빠른 성장 '눈길'

강인효 기자공개 2019-11-13 07:40: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창사 8년 만인 올해 시장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20년 넘게 걸린 일을 절반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이뤄낸 성과다.

연 시장 매출은 회사의 매출과는 다른 개념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의 연간 제품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회사 매출은 이보다 절반 수준인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글로벌 빅파마들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기간에 연 시장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고한승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올해 3분기 누적 시장 매출이 6500억원에 이른다"며 "항암제까지 포함해 연말까지 1조원 정도의 시장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암젠, 바이오젠, 길리어드 등과 같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연 시장 매출 1조원에 도달하는데 평균 21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창사 이래 8년 만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과 항암제로 연 시장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다는 것은 기념비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의 말처럼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한 바이오젠은 창립 25년 만에 연 시장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통상 제약사는 매출을 자체 개발해 판매하는 의약품에서 발생하는 '제품 매출'과 다른 제약사로부터 도입해 판매하는 의약품에서 발생하는 '상품 매출'로 구분한다. 바이오젠은 전체 매출에서 상품 매출 등을 제외한 제품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게 창립 이후 25년 만이었다.

1978년 설립된 미국 바이오벤처인 바이오젠은 2004년 14억8634만달러(약 1조7000억원)의 제품 매출을 거두며 시장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해 전체 매출인 22억1156만달러(약 2조5000억원)의 67%가량이 제품 매출이었다. 바이오젠의 2003년 제품 매출은 1억7156만달러, 전체 매출은 6억7918만달러에 불과했다. 제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5%에 그쳤었다.

바이오젠의 비약적인 성장에는 2003년 아이덱과의 합병 이벤트가 자리하고 있다. 아이덱은 199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바이오젠이 2003년 아이덱을 합병하면서 리툭산이 제품 매출에 반영됐고, 이는 2004년 가파른 실적 성장의 마중물이 됐다.

암젠과 길리어드의 연시장 매출 1조 돌파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 고 사장이 바이오 시장 전문가로써 관련 데이터를 추산해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글로벌 빅파마들은 제품 판매로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것은 통상 20년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를 8년으로 단축시켜 유례없는 빠른 성장을 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비상장사여서 분기별로 실적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상장사이자 최대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서 분기별 매출 현황을 공개할 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3510억원이며, 약 41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고 사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회사 매출이 아닌 시장 매출을 언급한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 판매를 바이오젠과 MSD가 각각 맡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젠은 현재 유럽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을, MSD는 항암제 1종을 판매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은 SB4(베네팔리), SB2(플릭사비), SB5(임랄디)이며, SB3(온트루잔트)는 유방암 치료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3년 바이오젠, MSD와 각각 10년간의 바이오시밀러 마케팅·영업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계약은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매출(제품 매출)을 반반씩 배분하는 구조다.

고 사장이 언급한 올해 시장 매출 1조원 달성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에서 한 해 동안 1조원 넘게 팔릴 전망이라는 의미다. 분기별 실적 공개 의무가 없는 만큼 회사 실적 현황을 공개하기보다는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 매출 실적 공개를 통해 전체 매출을 추정할 수 있다.

단순히 계산해 보더라도 삼성바이오에피스 연매출은 50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올해 첫 영업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는 고 사장 발언을 통해 유추해볼 때 작년 매출원가율과 판관비를 대입해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연매출 6000억원 돌파 가능성도 크다.

한편 고 사장이 비교한 바이오젠은 삼성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삼성이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로 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진출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웠는데 당시 연구개발(R&D) 노하우를 제공해준 곳이 바이오젠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투자를 맡았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대주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으로, 각각 50%+1주,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허가 현황_20191107(수정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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