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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적자행진에 BBB급 탈출 '요원' [Earnings & Credit]해양플랜트 리스크 지속…공모채 복귀 힘겨워

이지혜 기자공개 2019-11-20 10:34:26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4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어닝쇼크'를 이어가고 있다.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사업에 또 발목이 붙잡혔다. 올해 흑자전환하겠다는 목표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 덕에 적자를 견딜 재무적 '버퍼'는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A급 신용도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은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드릴십 리스크에 '어닝쇼크'

삼성중공업은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40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에만 3120억원의 적자를 보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불어났다. 8분기째 적자 행진이다. 그나마 매출은 5조19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1% 증가했다. 발주처가 드릴십 2척에 대한 구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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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자율공시로 미리 알렸기에 시장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지만 이번 실적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많다. 증권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드릴십 등 일회성요인을 빼더라도 영업손실 규모는 300억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파악됐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숙련공을 신규투입하면서 생산공정을 안정화하느라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며 "매출이 전분기보다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해양플랜트 및 공정 관련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번에 계약이 파기된 드릴십 외에 삼성중공업은 다른 드릴십 두 척에 대해서도 매각을 추진했지만 협상이 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게 되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드릴십 재고를 한 척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 어긋나 모두 다섯 척의 드릴십 재고를 쌓아두게 된다. 저유가 기조로 드릴십 수요가 뚝 끊긴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재고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용평가업계도 이번 적자를 가볍지만은 않게 바라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말까지 3분기 실적까지 반영해 신용등급 정기평가를 실시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해 재무구조가 당장 휘청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1조1000억원, 지난해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덕분에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11%대로 줄었지만 잇단 적자로 상반기 말 130%로 다시 치솟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조한 영업수익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주, 인도실적에 따라 운전자금이 달라지는 것은 현금흐름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재무안정성을 유지할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신용등급 바닥 탈출 힘겨워…공모채 복귀 요원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이 BBB급을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빠진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단기신용등급만 A3+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장기 신용등급에서 BBB+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2년짜리 공모 기업어음(CP)을 발행하거나 사모채로만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채를 발행하려고 해도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투자자들 사이에 조선업황에 대한 불신감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공모채 시장이 호황을 보이자 공모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채권 신용등급 A를 회복할 때까지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수주 증가는 신용도에 호재지만 등급상향으로 이어지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된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기대했던 것만큼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등 주력 선종의 선박 발주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삼성중공업이 글로벌 LNG운반선의 발 주량의 상당수를 수주하는 것은 맞지만 투기성 발주일 수 있어 발주규모가 이어질지,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NG운반선은 삼성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가 압도적 경쟁력을 보이는 선종으로 컨테이너선 등과 비교해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수주목표로 82억달러를 제시했지만 실제 신규수주는 63억 달러 확보하는 데 그쳤다. 올해 수주목표는 78억 달러지만 10월 말까지 69%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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