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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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회장 후보 '기업경험 기준' 지배구조위에 전권 관료 제한 안전장치 불구…해석 달라질 수 있어 우려

김장환 기자공개 2019-11-18 08:22:29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5일 06: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차기 회장 후보군 면면이 최근 하나둘 베일을 벗고 있다. 내부 회장 후보군은 소수일 수밖에 없어 윤곽이 이미 어느 정도 잡혔다. 외부 후보군 경우에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통 관료' 출신들 이름이 엿보인다. 정보통신뿐 아니라 KT 사업군과 다소 거리가 먼 영역으로 보이는 기구에 근무했던 관료들마저 유력 후보로 거론 중이다. 실제 서류를 제출해 30명 후보군 중 한 명으로 선임된 이들이자, 현 정권과 선이 잘 닿아 있는 인사들이다.

다만 '순수 관료' 출신이 최종 회장 후보로 올라서게 되면 이번에도 다양한 잡음이 새어나오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KT는 지난해 정관을 변경해 회장 후보 주요기준 중 하나로 '기업 경영 경험'을 포함시켜뒀다. 항간에 거론되고 있는 유력 후보 중에는 이 같은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보이는 이력을 가진 이들이 일부 포진해 있다.

문제는 기업 경영 경험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정관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업'의 범위가 영리인지 아닌지 모호하다는 게 결정적 이유다. 관료 출신들 경우 '기념사업회' 혹은 '재단' 등 비영리 단체에서 짧게나마 이사장, 위원장 등으로 근무한 이력을 가진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에 대한 해석 권한은 전적으로 지배구조위원회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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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지배구조위 김대유·김종구·장석권·이강철·김인회 등 5인(왼쪽부터).

15일 업계에 따르면 사내 7명, 사외 30명으로 황창규 회장 차기 후보를 선정한 KT 지배구조위원회는 본격적인 후보자 추렴 절차에 나섰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후보군 검토를 이달 내에 벌인 후 인터뷰 등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하기로 했다. 정관에 따라 지배구조위가 선정 후보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올리면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KT 회장 내정자가 최종 선정된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최근 A·B 씨 등 순수 관료 출신 인사들 이름이 KT의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현 정권과 학연·지연 등으로 얽혀 있는 인사들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이들 중 일부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KT 회장 자리에 지원했다는 사실도 이미 공개했다.

정작 일부 인사들 이력은 KT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회장 후보와는 맞지 않는 면들이 엿보인다. KT 정관 제32조(회장후보심사위원회) 4항에는 KT 회장 요건으로 △기업 경영 경험을 객관적 평가할 수 있는 과거 경영 실적과 기간이 필요하다고 적시돼 있다. 이외에 핵심 심사 기준은 △경영·경제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력·학력 △기타 최고경영자 자질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정보통신분야 전문 지식과 경험 등이다.

KT가 정관에 해당 조항을 포함시킨 건 황창규 회장 의중에 따라서다. 황 회장은 KT 차기 회장은 내부 출신, 그것도 현직에서 뽑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회추위(이사회)→주주총회로 이원화돼 있던 KT 회장 선출 절차를 지배구조위→회추위→이사회→주총으로 복잡하게 바꾼 것도 황 회장 의지다. 정권과 맞닿아 있는 외부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회장 후보자는 기업 경영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정관을 개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혔다.

현 정권과 맞닿아 있는 순수 관료 출신들이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는 지금, KT 안팎에서는 정관상 기업 경영 경험에 대한 해석 기준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정 위원회 위원장만 지냈어도 기업 경영 경험으로 볼 수도 있다는 해석마저 있다. 이에 대한 해석은 지배구조위원회에 전적으로 달려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관상 기업 경영 경험은 어디 위원장을 경험했거나 협의체를 이끌었거나 하는 경우에도 이 기준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냐 등 모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기준으로 후보군을 추리는 지배구조위원회가 이해 관계에 따라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이를 근거로 KT 차기 회장에 순수 관료 출신이 오르게 되면 관련 인물을 둘러싼 잡음도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특히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일부 인사들은 기업 경영 경험뿐 아니라 정보통신분야 전문 지식을 갖출 수 있을 만한 부문에서 근무한 이력조차 없다. KT 내부에서도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 경영 경험 기준에 대한 첫 판단권을 쥐게 된 KT 지배구조위는 김대유(위원장)·김종구·장석권·이강철 사외이사와 김인회 사내이사(경영기획부문 사장) 5명이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권 당시인 2007년 8월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맡았다. 이강철 사외이사 역시 노 정권 시절인 2005년 1월 대통령비서실에서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유일한 사내이사인 김 사장은 황 회장과 함께 2014년 삼성전자에서 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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