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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지주사 HDC 신용도 압박…'BBB급 항공' 메인 계열로비건설, 매출·자산 비중 껑충…등급 상향 검토, A급 복귀 요원

양정우 기자공개 2019-11-20 13:35: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토대로 건설 그룹에서 '항공+건설' 그룹으로 탈바꿈한다. 'BBB'급 신용도가 부여된 항공사가 이제 핵심 계열사로 자리를 잡는다.

그간 지주사인 HDC㈜의 신용등급(A+, 부정적 검토)은 그룹 실적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HDC현대산업개발(A+, 부정적 검토)에 좌우돼 왔다. 석유화학 계열(HDC현대EP)과 유통 및 임대 계열(HDC아이파크몰) 등도 갖고 있지만 HDC현대산업개발과 동일한 'A+' 등급이 부여돼 온 이유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계열사로 추가되면 HDC㈜의 신용도에 BBB급 크레딧 리스크까지 감안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에 인수되면서 신용등급(BBB-)에 상향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등급 상향이 현실화되더라도 'BBB'급 자체에서 벗어나는 건 녹록치 않다. 향후 HDC㈜의 신용등급에 계속해서 하향 압박을 가할 리스크로 여겨지는 이유다.

◇HDC그룹, '항공+건설' 탈바꿈…지주사 신용도, BBB급 계열 반영

HDC㈜는 국내 신용평가사를 상대로 회사채 등급이 아닌 기업신용등급(ICR)을 보유하고 있다. 옛 현대산업개발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하는 과정에서 회사채가 모두 HDC현대산업개발에 이관됐기 때문이다. 'A+(안정적)' 등급을 유지해오다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가시화되면서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재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HDC그룹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차지하는 실적 비중은 절대적이다. 단순 합산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건설 사업은 그룹의 전체 매출에서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핵심 계열사로서 무게감이 막중한 만큼 지주사인 HDC㈜와 사업적 통합도도 매우 높다. 그간 HDC㈜의 신용등급이 HDC현대산업개발의 등급과 연동됐던 이유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M&A가 마무리되면 HDC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2곳으로 확대된다. 당분간 캐시카우 역할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담당하겠지만 자산과 매출은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의 볼륨이 더 크다. 자산 규모 4조5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 수준의 건설사보다 자산 규모 11조원, 매출액 7조원 수준의 항공사의 색체를 더 강하게 띌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투기등급(BB급 이하)을 눈앞에 뒀던 기업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이 'A'급 이슈어로 변모하지 않은 한 HDC㈜의 신용도는 하향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만일 M&A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등급하향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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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주사의 신용등급은 핵심 계열사의 실적과 그룹 내 지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신용등급의 하향 압박을 받은 게 대표적 사례다. 미래 전망이 암울한 조선업의 그룹 내 비중이 늘어나면서 기존 '조선(조선 계열 3사)-정유(현대오일뱅크)'의 균형이 무너진 것을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아시아나, HDC 인수에 긍정적 검토…BBB급 신용도 탈피는 요원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향방은 아직 미지수다. 'A+' 급 신용도를 인정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자로 나서면서 기존 부정적 검토 대상에서 긍정적 검토 대상으로 신용도의 입지가 뒤바뀌었다. 앞으로 M&A가 일단락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BBB0'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이번 M&A의 인수 구조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개선이 기대되는 이유다.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 대금(2조4000억원) 가운데 2조원이 아시아나항공에 직접 투입(신주 발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 구조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 단위 현금 투입은 단연 신용도 회복을 이끌 이벤트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상향 수순을 밟더라도 HDC㈜ 신용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이 M&A 이벤트를 통해 'A'급 이슈어로 복귀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최근 신용등급에 덜미를 잡은 차입 부담을 해소할 뿐 아니라 국내 항공 시장의 업황과 근본적인 펀더멘털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0년부터 한차례도 BBB급 신용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항공사 1위인 대한항공마저도 2015년 A급 이슈어의 지위를 반납한 처지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체 빚 부담에 시달릴 뿐 아니라 국내 항공 산업 자체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쟁 과열로 구조적 위기에 처해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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