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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분해된 1호 해운 상장사 흥아해운 존속법인 국보에 인수, 컨테이너는 장금상선에 매각, '오너 2세' 이준우 부사장 지분 0%

임경섭 기자공개 2019-11-20 08:22:2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4: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호 해운 상장사인 흥아해운이 사실상 공중분해 됐다. 해운회사로 성장하면서 그룹을 일궈낸 주역이었던 흥아해운이 분해되면서 여러 법인으로 나눠졌다. 분할된 회사들은 각각 장금상선과 국보라는 타기업에 인수되면서 한진해운에 이어 또 하나의 국적 해운사의 참사가 발생했다.

흥아해운은 지난 15일 최대주주인 페어몬트파트너스(Fairmont Partners Ltd)와 리얼티디아이파트너스가 카리스국보에 흥아해운 주식 1400만주와 경영권을 매각한다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12월 24일 잔금 지급이 완료되면 카리스국보는 흥아해운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고 경영권을 확보한다.

해운업계에서 흥아해운의 족적은 깊이 남아있다. 흥아해운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국내 전체 해운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상장에 성공했다. 1961년 고 윤종근 회장이 창업한 이후 한일정기항로에 취항했다. 15년 만인 1976년에 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하면서 국내 해운사들 사이에서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1978년에는 동남아시아 컨테이너 정기항로에 취항하면서 성장 발판도 다졌다.

1980년대에 흥아해운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 동남아시아 각지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하고 한일 항로에서 벗어나 노선을 대거 확장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영업 반경을 넓혀 중동 지역까지 취항하기도 했다. 하지만 급하게 확장한 결과 역풍을 맞으면서 흥아해운은 부실에 빠졌다. 해운 호황을 맞아 비싼 값에 배를 들여왔다가 불황을 맞으면서 선가가 폭락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198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기나긴 회생 절차는 19년이 지난 2004년 11월에야 비로소 종결됐다.

흥아해운은 선복량 기준 현대상선, 고려해운, 장금상선에 이은 국내 4위의 대표적인 인트라아시아 선사로 자리잡았다. 연간 수송량도 120만TEU 이상에 달했다. 선복량도 5만TEU에 육박하면서 한·일 항로에서 주요 정기선사로 위치했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대표적인 국적 선사로 인지도를 쌓았다.

흥아해운 재무지표

하지만 법정관리 졸업 이후 무리한 사업 확장 속에 어려움에 빠졌다. 선복의 과잉 공급으로 동남아 항로에서의 컨테이너선 시황이 악화하면서 흥아해운은 2016년 이후 급격하게 내리막을 걸었다. 장기 침체가 지속된 가운데 아직 시장 경쟁이 제한적인 한일·한중에 비해 동남아 노선이 많은 흥아해운은 큰 타격을 받았다. 동남아 노선의 운임이 해가 다르게 하락하면서 최근 급격히 적자가 불어났고 재무여건이 크게 악화했다.

최근 흥아해운이 위기 극복에 사활을 걸면서 회사는 여러 덩어리로 나뉘었다. 1961년 창업한 이래 정기선 서비스를 제공한 흥아해운의 간판이자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규모가 컸던 컨테이너 사업이 지난 13일 분할을 완료했다. 분할한 흥아해운 컨테이너는 장금상선에 지분 90%를 매각했다.

앞서 올해 초에는 물류창고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H&V물류안성 지분 전액을 매각했다. 또 1977년 인수하면서 흥아해운의 육상 운송과 컨테이너 하역 작업을 전담해왔던 핵심 계열사 국보 지분도 모두 매각했다. 이외에도 인천항에 위치한 부동산을 매각했고, 지금도 필리핀 수빅의 유형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흥아해운 컨테이너가 장금상선에 매각되고, 케미컬 탱커를 보유한 존속 법인마저 과거 계열사로 가지고 있었던 카리스국보에 인수됐다. 컨테이너선을 운항했던 흥아해운의 육상 물류를 지원하는 계열사였던 카리스국보가 이제 흥아해운의 경영권을 가져간 것은 공중분해된 지금의 상황을 보여준다.

흥아해운의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최대주주인 페어몬트파트너스와 리얼티디아이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율은 각각 19.86%와 8.57%로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 조정을 거치면서 양 사의 지분율 합계는 27% 남짓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에 14.36%의 지분을 카리스국보에 매각하면서 기존 최대주주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13% 가량으로 축소된다.

페어몬트파트너스는 한국계 홍콩국적인 이내건 회장과 부인 이홍자씨가 지분 50%를 나눠갖고 있다. 리얼티디아이파트너스는 그 아들인 이준우 흥아해운 부사장이 100%를 보유하고 있다. 흥아해운의 등기임원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최대주주 일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직접 참여했던 이 부사장은 보유한 주식을 모두 매각하면서 흥아해운과의 관계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된다.

흥아해운 지분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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