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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대책 후폭풍]복합점포 은행→증권 소개 허용, 채널역할 '선긋기'은행 계열사 둔 증권사 수혜 전망

이효범 기자공개 2019-11-22 08:10:52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0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시중은행에서 고난도 사모 금융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지만 복합점포 내에서 은행고객을 증권사에 소개하는 행위는 허용한다. 은행고객이 증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고난도 상품에 가입할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금융당국은 판매채널로서 은행과 증권 역할을 명확하게 나누는 데 방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은행에서는 사모로 설정된 고난도 금융상품(신탁포함) 판매를 제한하기로 했다. 고난도 금융상품은 파생상품 내재 등으로 가치평가방법 등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어려운 상품으로,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이상인 상품을 의미한다.

다만 공모로 설정된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는 가능하다. 또 파생상품이 내재되지 않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도 은행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는 고난도 사모펀드 등을 팔지 못하도록 한 은행을 공모펀드 중심 판매채널로 전환시킬 것으로 보인다. 은행 고객의 고난도 사모펀드 등에 대한 접근성은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은행-증권' 복합점포에서 은행직원이 고객을 증권직원에게 소개하는 형태로 증권사에서 고난도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는다. 고난도 금융상품에 대한 은행 고객의 접근성을 어느정도 열어둔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에서 고난도 사모펀드나 신탁 판매를 금지했지만 증권에서는 판매가 가능하다"며 "복합점포에서 은행이 증권에게 고객을 소개영업하는 것도 규제하지는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는 "의견수렴과정에서 특별한 문제제기가 없다면 기존 발표한 개선방안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증권' 소개영업을 통해 은행고객이 증권사를 통해 고난도 사모펀드 등에 가입 가능하도록 한 것은 은행과 증권채널의 특성을 명확하게 구분짓겠다는 금융위의 의지로 해석된다. 금융위는 이번 DLF 사태에서 고위험 사모펀드를 은행에서 판매함에 따라 투자자를 오인시킨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은행을 원금보장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은 판매채널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고위험상품 판매를 일정부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복합점포에서 은행직원의 소개를 통해 증권사에서 고난도 금융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원금보장 상품으로 오인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금융위의 이번 규제로 인해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갖춘 금융그룹에서 소개영업이 한층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열은행과 복합점포를 구축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통상 복합점포에서 은행직원이 증권직원에게 고객을 소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이번 개선방안을 두고 은행권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선방안 수립에 앞서 금융위가 업계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따로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또 금융위가 내놓은 개선방안에서는 굵직한 방향성만 제시돼 있을 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의 개선방안 발표 이후 내부에서는 대책회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당장 고난도 사모상품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는데 큰틀의 방향성만 제시됐을 뿐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라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금융위가 다양한 채널로 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의견수렴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다음주에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큰틀에서 내놓은 개선방안에 변화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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