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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BIS비율 14%에 담긴 의미…'빅배스' 우려 끝 자산관리 RoRWA 방식 도입, 이대훈 RWA 감축 주력 결과

손현지 기자공개 2019-11-25 09:21:54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1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농협금융지주는 금융업계 우려를 한 몸에 받았다. 조선과 해운업이 무너지며 대규모 부실 여신이 불거진 탓이다. 당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처음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자회사별로 비상 계획안을 수립하는 데 매진했다. 급기야 금융당국까지 농협금융의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한 이행협약을 맺으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그로부터 3년 후, 농협금융의 자본적정성은 몰라보게 개선됐다. 출범 초기 11%대, 2016년 빅배스(대규모 부실자산 상각) 당시만 해도 13% 언저리를 맴돌던 BIS비율이 지난 9월 말 14%대에 진입했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위험가중자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위주의 자산관리 전략이 숨어 있다.

농협금융은 2016년 6월 '자본 확충 태스크포스(TF)팀'을 결성했다. 당시 TFT팀에는 은행, 지주,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4개사가 모였다. 사별로 자본 담당 2명, 리스크 담당 2명 등 총 16명이 매주 머리를 맞댔다. 바젤Ⅲ 자본 규제와 국제회계기준(IFRS17) 2단계 대비를 위한 방책도 마련했다. 바젤Ⅲ 규제는 지주와 은행에, IFRS17 2단계는 생보와 손보에 각각 적용된다.

특히나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비상사태였다.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에 제공했던 여신 상당수가 회수불능 상태에 놓였다. 충당금을 대거 쌓으면서 자본적정성도 무너졌다. 당시 농협금융 내부에서는 "농민한테 지원이라도 했으면 욕이라도 안 먹었을 것"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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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TFT팀은 스터디를 통해 RoRWA위주의 자산운용 전략을 강구해냈다. 이는 리스크 대비 수익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단순 '몸집 불리기'식 자산확대 방식에서 벗어나 마진이 낮거나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을 축소해 경상적인 이자수익을 늘리는 전략을 의미한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RoRWA 중심 자산 리밸런싱 전략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을 크게 감축했고 BIS비율 제고(2014년 말 12.63%→2016년 말 14.33%) 효과를 본 바 있다.

TFT는 이러한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서 사업계획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농협금융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주주 특성상 증자가 쉽지 않고 농협은행 의존도가 높은 탓에 잉여금 적립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자본개선이 어렵다면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시범적으로 가장 먼저 농협은행에 적용했다. 2017년 1월을 기점으로 농협은행의 CEO성과 평가 지표도 기존 위험조정자본수익률(RAROC)에서 RoRWA로 바꿨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RWA감축에 주력했고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손비용 부담 완화와 수익성이 제고됐는데 RWA 대비 순정자본(보통주자본금+이익잉여금)으로 산출되는 보통주자본(CET1)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리스크 실무 부서와 영업점 평가에 해당기준을 반영했다. 리스크사업부와 아울러 지주 경영연구소 내부에 산업분석팀을 별도로 신설했다. 영업조직 의견에 편향되지 않는 독립성을 확보해 안정성 위주의 프로세스를 갖췄다. 리스크관리협의회를 통해 유동성 현황점검을 수시로 하곤 했다.

실제 이 행장 재임기간 동안 RoRWA는 2017년 말 1.09%에서 작년 말 1.83%로 개선됐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당분간 자회사에 대한 출자보다는 자회사의 체질 개선과 금융지주 자본비율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은행이 RoRWA 자산 관리 전략이 자본비율 제고에 효과적이어서 적용범위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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