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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거래 '윈윈'의 조건

김혜란 기자공개 2020-01-16 08:29:14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5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규모가 큰 딜이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작더라도 거래 성사의 의미가 큰 딜도 있다. 매도자와 인수자, 직원들까지 모두 '윈윈'하는 거래가 성사됐을 때 그렇다. 최근 거래가 마무리된 코오롱화이버와 한국유리공업 M&A를 그런 예로 꼽을만하다.

코오롱그룹은 수년 전부터 화섬사 사업부 매각을 고민했다고 한다. 코오롱글로텍은 자동차소재와 생활소재를 사업의 두 축으로 두고 있었다. 이 중 위생용 부직포를 생산하는 생활소재 부문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성장잠재력은 컸지만 공장 증설 등 시설 투자를 제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생용 부직포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캐파(생산능력)를 확충할 필요성이 있었지만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비핵심 사업부에 수백억원을 투자하는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외부 매각을 결정했다. 이후 화섬 사업부를 코오롱화이버로 분할했다. 대신 지분 100%와 함께 신주도 인수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인수자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도 처음엔 고민이 깊었다. 매각 측은 성장성을 어필했지만 '숫자'가 매력적이지 못했다. 회사를 어떻게 키울지, 수익성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매도자와 인수자가 머리를 맞댔다. 협상 타결까지는 1년6개월이 걸렸다.

센트로이드-옐로씨매니지먼트 컨소시엄은 기업가치를 430억원으로 평가했다. 신주도 180억원어치 인수키로 했다. 200억원가량을 투입해 설비 투자에 쓴다는 계획이다. 투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오롱화이버는 활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코오롱글로텍이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하는 것도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랜우드PE도 유리제조업체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면서 전환사채(CB)투자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400억~5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했다. IMF 때 프랑스 생고뱅에 팔렸던 회사를 되찾아온 글랜우드PE는 생산시설 확충, 신규 인력 채용 등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유리공업은 전북 군산에 군산공장을 두고 있다. 대대적인 신규 투자는 군산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거래 모두 대형 딜은 아니지만 의미 있었던 건 이해관계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딜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면서 신규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부가가치를 만들어냈단 점도 눈에 띈다. 올 한 해도 이런 의미 있는 M&A 거래가 많이 성사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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