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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삼성전자 주가 300만원이 던지는 질문

최명용 산업2부장공개 2020-01-17 08:21:0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6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얼마까지 오를까"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주가론 6만원, 액면분할 이전으로 되돌리면 300만원이다. 증권가에선 목표 주가 높이기에 돌입했다. 7만원, 8만원도 가시권이다. 액분 전 가격으론 400만원도 가능해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를 두고선 많은 해설이 나오고 있다. 강남 아파트와 비교해 더 낫다는 얘기도 있다. 전용면적 84㎡의 은마아파트는 1978년 분양가 2339만원에서 22억원까지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는 1978년에 200원 선이었다. 은마아파트 살 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면 몇백억 자산가가 됐을 것이란 계산도 가능하다.

신중호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1986년 이후 서울 아파트 3년 보유시 평균 상승률이 20.35%인데 삼성전자 주식은 107.41%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거주 목적이 포함된 아파트와 단순 투자인 삼성전자 주식을 비교하긴 힘들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삼성전자에 대한 장기 투자는 항상 옳았다.

글로벌 기업과도 비교된다. 애플이나 구글 등 미국 IT기업도 최근 고공행진을 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60조원 규모다. 최근 애플의 시가총액은 1조3890억달러(약1400조원),구글은 9930억달러(약 1100조원)를 기록했다.

9월 결산법인인 애플은 2019 회계연도에 매출 2600억달러, 영업이익 639억달러를 기록했다. 한화로 300조원 매출에 영업이익 73조원을 기록했다. 구글은 3분기까지 매출 1157억달러에 영업이익 249억달러를 기록했다. 매출 133조원에 영업이익 29조원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29조원에 영업이익 27조원(잠정치)을 기록했다. 2018년으로 시계를 돌리면 당시 영업이익은 59조원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비해 시가총액이 1/4수준에 불과한 데 이익 규모 등을 감안해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요컨대 삼성전자 주가는 더 오를 수 있고 한국을 대표하는 우량기업이란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다양한 문제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증시에선 30%룰이 과제다. 한 종목이 전체 시장 시가총액의 30%를 넘어설 경우 강제로 캡을 씌우는 게 30%룰의 골자다. 삼성전자의 시총이 3개월간 전체 시장의 30%를 넘어서면 5월과 11월 말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해당 지분이 얼마가 될지 알수 없지만 역대급 매물이 될 전망이다.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30% 룰을 개정해야 할지 아니면 시장 충격을 그대로 인정할지 아직 답이 없다.

삼성전자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승계'다. 삼성의 경영 승계는 이건희 회장의 보유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어떻게 넘겨주느냐에 달려 있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2492만주, 4.18% 규모다. 삼성생명 주식은 4151만주(20.76%), 삼성물산 주식은 542만주(2.84%)를 보유하고 있다. 그외에 부동산이나 다른 주식도 있지만 큰 변수는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주식만 14조원어치, 전체지분으론 18조원 규모다. 대주주 할증을 더해 상속세로 65%를 내고 나면 6조4200억원어치만 남는다. 국정농단 사건에선 경영 승계를 뇌물의 근거로 봤지만 뇌물을 줬다고 한들 상속세를 깎아줄리 만무하다. 연부연납을 한다고 해도 감당하기 힘든 규모다. 이 부회장의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해보인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를 삼성 주요 계열사들이 떠안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가가 상승 국면인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아이러니하게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흔드는 결과를 낳는다.

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해질 경우 외국계 자본의 경영권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대표 기업을 외국계 자본에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지배력이 약해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그대로 인정해줘야 할지도 필요한 질문이다. 지배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인정해줘야 할까. 개별 기준 1대 주주가 되는 국민연금(10.49% 보유)이 삼성전자의 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게 대안이 될까. 이 경우 삼성전자의 기업가치엔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 항구적으로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단순하지 않다. 우리 사회와 삼성이 풀어야 할 다양한 숙제가 남아 있다. 해결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를 해결할 주체도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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