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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입찰]호텔신라, 출혈경쟁 자제 선포…뜻대로 될까⑤3개 구역 수성 '과제'…정성평가 어필 전략 통할까

전효점 기자공개 2020-01-20 07:45:45

[편집자주]

국내 면세점 강호들이 10조원 매출이 걸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찰 경쟁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최고의 입찰가를 제시하기 위해 혈전까지 마다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참전을 앞둔 면세사업자는 경쟁사의 베팅 여력을 파악하기 위해 치열한 물 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 입찰 전쟁 속 각 면세사업자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6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하 인천공항 T1) 4기 입찰 참여 대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권 방어에 나서게 된다. 입찰 대상으로 나오는 5개 구역 가운데 3개 구역의 기존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호텔신라가 특히 DF2 구역 입찰에서만큼은 사활을 걸 것이라고 점쳤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현재 기존 사업권 수성을 목표로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주력하는 구역은 향수·화장품을 판매하는 DF2 구역으로, DF2는 패션(DF6)이나 담배·주류(DF4) 구역보다 매출 규모가 크고 영업손실이 적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구체적인 입찰 전략은 공고가 나온 후 구체화될 것"이라면서도 "기존 구역 수성은 중요하지만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침식하면서까지 무리한 입찰가 지출은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성' 민감한 호텔신라, 올해는 태세 전환할까

국내 면세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따이공 수요가 개선되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증권업계 추산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국내 면세사업에서 약 4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대비 약 25% 성장한 호실적이다. 같은 해 거둔 영업이익은 2600억원 내외로 전년 대비 약 30%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호텔신라 시내면세점(인터넷 면세점 포함)이 주도했다. 공항 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손실도 지속하고 있다. 공항 공사에 지불하는 과도한 임차료 때문이다. 적자를 감내하면서도 대기업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해외 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해 인천공항 입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2위 사업자이자 'BIG 3'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호텔신라는 수익성 방어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이전부터 호텔신라는 공항 면세점 입찰에서도 경쟁사 호텔롯데나 신세계디에프에 비해 불필요한 임차료 출혈을 낮춰 적자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을 유지해왔다.

직전 3기 면세사업자 선정 당시에도 입찰 평가 기준의 40%를 차지하는 가격 경쟁 대열에 합류하기보다는 평가 기준의 60%를 차지하는 정성 평가에서 고지를 선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쪽이었다. 당시 호텔신라의 낙찰가는 5년간 DF2 6000억원, DF4 3200억원, DF6 4000억원 수준이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당시 인천공항이 제시한 최저수용금액(DF2 1000억, DF4 530억, DF6 700억)의 대략 120% 수준으로, 호텔롯데나 신세계디에프가 써낸 낙찰가보다 낮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에 운영하던 T1 구역 전역이 입찰 대상으로 나온데다 면세 사업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올해 사업권 획득에 강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상태라 호텔신라로서는 임차료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사업권은 수성해야 한다는 상충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매출액 세계 1위인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하는 것은 면세업에서 바잉파워와 해외 진출의 교두보라는 점에서 영업이익을 떠나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최저수용금액 인하·최저요율 기반 입찰 가능성 '희망'

희망적인 면은 최저수용금액 방식의 입찰이 확정될 경우 올해 최저수용금액 기준이 2014년 3기 입찰 당시보다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제2여객터미널 오픈에 따라 공항 이용객이 분산되면서 인천공항은 2018년부터 면세점 임대료를 27.9% 감면해줬다. 이 기준이 적용된다면 기존 3구역 낙찰 가정시 호텔신라의 4기 낙찰가 부담은 3기 낙찰가보다 절감될 수 있다. 다만 경쟁이 격화된다면 최종 낙찰가는 예단하기 힘들다.

이와 함께 호텔신라는 올해 인천공사가 최저영업수수료율(이하 최저영업요율) 기반 입찰을 진행할 가능성에도 희망을 걸고 있다. 최저영업요율 기반 입찰 방식은 월별로 공항공사에 지불하는 임차료를 매출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입찰에서 금액 대신 요율을 써낸다. 사드 사태와 같은 외생 변수로 실적이 급감하더라도 기업이 임차료 부담을 모두 떠안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기존의 정액 방식으로 호텔신라가 지난해 지불한 임차료는 매출의 평균 40%를 차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입찰이 어떻게 진행되든 간에 호텔신라의 재무건전성이 경쟁사에 비해 높은 것은 장점이다. 작년 3분기말 기준 호텔신라의 현금성 자산은 4500억원으로 풍부하다. 부채비율은 70%로 양호한 수준이다. 재무건전성은 정성적 평가시 높은 배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되지만, 실제 임차료 납부는 월 단위로 이뤄지므로 호텔롯데처럼 유례없는 베팅을 하지 않는 이상 입찰 여부에 미치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의 경우 올해 입찰 경쟁사가 많아지면서 3개 구역을 모두 수성해내지 못할 경우 영업 면적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임대료 수준이 기존 금액보다 낮아지면 영업이익이 신장할 여지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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