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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를 움직이는 사람들]젊은 감각 '스파오' 일궈낸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⑥평사원에서 40세에 수장 발탁…현장 귀 기울이는 유연한 사고 '강점'

정미형 기자공개 2020-01-23 09:42:48

[편집자주]

이랜드그룹은 1980년 설립돼 의류업계 최초로 프랜차이즈 매장을 통해 성장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중국에 가장 먼저 진출해 성공한 케이스로 손꼽히기도 한다. 패션 사업에서 유통, 레저, 외식까지 사업을 확장해 온 이랜드그룹은 2010년대 중반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현재 재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더벨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이랜드그룹을 있게 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07: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스파오(SPAO)'는 젊은 감성을 잘 읽어내는 브랜드로 꼽힌다. 2017년 출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짱구 파자마‘도 이런 트렌드를 쫓던 중에 나온 상품이다. 2009년 론칭한 스파오는 유니클로에 이어 업계 2위다.

스파오가 많은 SPA 브랜드 가운데서 입지를 공고히 다질 수 있던 데는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사진)의 역할이 컸다. 최 대표는 젊은 경영인으로서의 젊은 감각과 유연한 사고로 스파오를 키워낸 장본인이다.

최 대표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만 40세의 젊은 나이로 이랜드월드 패션부문 대표로 발탁됐다.

앞서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과 동생인 박성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나란히 물러나며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전환하던 시기였다. 이때 이랜드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사업인 패션사업체 이랜드월드 대표로 낙점받은 이가 최 대표다.

◇현업 효율화로 ‘콜라보’ 대박 터트려

최 대표는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2003년 이랜드에 입사했다. 입사 후 4년 만인 2007년 베이비헌트 브랜드장을 맡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글로벌 스파오BU 점포 혁신팀에 합류해 2017년에는 글로벌 스파오 비즈니스유닛(BU)장을 지냈다.

최 대표는 현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표로 알려졌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현장 중심으로 시스템을 바꾼 일이다. 파격적인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BU장을 없애고 각 브랜드를 담당하는 브랜드장을 만들었다. 최 대표 직속인 브랜드장은 젊은 인재들로 채워졌다.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매장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조직의 단위도 더 가볍게 바꿨다. 이른바 ‘셀조직’이다. 기획과 생산, 마케팅 등의 직군이 손발을 합쳐야 하는 패션업체 특성상 조직 단위가 크면 클수록 의사 결정도 어렵고 더 늦춰질 수밖에 없다. 최 대표는 이점을 고려해 결재 체계를 간소화해 조직의 효율을 높였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게 스파오의 각종 콜라보레이션(이하 콜라보) 제품이다. 그동안 스파오가 ‘콜라보 맛집’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경쟁업체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스파오는 짱구에 이어 해리포터, 겨울왕국2 등과 손잡고 캐릭터 의류 강자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대세 캐릭터인 EBS의 ‘펭수’와 협업 관계를 맺으며 의류 업계 중에서는 가장 먼저 승기를 잡았다. 스파오가 얼마 전 출시한 펭수 협업상품은 출시 3시간 만에 전량 완판됐다.

이랜드 관계자는 “셀조직이 아니었다면 짱구 파자마 같은 콜라보 제품은 선보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최 대표는 트렌드에 빠르고 이런 게 반영된 직원들의 제안을 바로바로 수용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스파오 다음 10년 과제…2세대 매장으로 승부

최 대표가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 수장으로서 맡은 과제는 ‘스파오’ 사업의 확대다. 이랜드그룹은 계열사별 ‘선택과 집중’ 사업을 통해 안정적 성장을 이뤄나간다는 방침으로, 이랜드는 스파오 사업에 더욱 주력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현재 최 대표는 스파오의 2세대 매장을 앞세워 향후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초 이랜드월드는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스파오의 91번째 매장을 오픈하며 RFID(무선주파수 인식) 기술을 활용한 2세대 매장을 선보였다. 재고 조회와 상품 결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다. 젊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제품 라인업에 대해 키즈 라인업까지 선보이며 고객층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랜드의 근간이 되는 패션 사업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에서 주력 패션계열사를 이끄는 최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상태다. 이랜드그룹은 과거 패션 사업 비중이 컸으나 실적 저하가 지속되면서 유통 사업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2018년 개별 매출액은 1조4386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23.4%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최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이랜드월드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위닝라운지’라는 공간을 사내에 마련했다. 셀조직으로 운영되는 만큼 소통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문화공간인 ‘해방촌’과 ‘운식당’ 등도 최 대표의 작품이다. 최종양 이랜드월드 대표이사 부회장과 호흡을 맞춰 이랜드월드를 이끌어 갈 젊은 대표로서의 고민과 소통법이 엿보이는 공간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닝라운지’라는 자유스러운 공간을 만든 것만 봐도 이랜드월드 내 최운식 대표의 역할을 짐작해볼 수 있다”며 “그간 스파오를 안착시킨 만큼 이제 향후 10년의 미래가 그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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