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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리포트]쌍용차, 전방위 수출 위축…정상화 관건 '해외판매'내수 비중 갈수록 커져, EU·중국 부진

김경태 기자공개 2020-01-23 10:55:55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09: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가 다시 갈림길에 섰다. 2016년에 '반짝 흑자'를 거뒀지만 이듬해부터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면서 실적과 재무가 악화했고, 결국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Mahindra)그룹과 KDB산업은행이 자금 지원에 대한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앞으로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비용에 대한 관리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판매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내수와 달리 수출 물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이를 반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2015년 내수·수출 물량 역전, SUV 명가의 '국내용' 전락 우려

쌍용차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자동차를 더 많이 팔았었다. 2011년 마힌드라그룹이 새로운 최대주주가 된 후에도 수출 판매량이 줄곧 더 많았다. 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 내수는 9만9664대로 전년보다 44.4% 급증한 데 반해 반제품조립(CKD)을 제외한 수출은 4만4877대로 36.7% 줄면서 역전됐다.

그 후 내수 판매량이 더 많은 구조가 고착화됐다. 수출은 2016년 반등하기도 했지만 이듬해부터 다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작년 수출은 2만5010대에 그쳤다. 2010년대 들어 최소 수치에 해당한다. 반면 내수는 2016년 10만대를 돌파했다. 작년에 10만7789대로 전년보다 줄기는 했지만 4년 연속 10만대 고지를 지켰다.

수출 물량의 감소는 양적, 비율적인 측면에서 모두 내수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작년 내수 판매 대수는 2018년보다 1351대 줄었고, 감소 폭은 1.2%다. 반면 수출은 7845대, 23.9% 감소다. CKD 수출을 더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다. 대수로는 6723대, 비율로는 19.7% 줄었다.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쌍용차, 기준: CKD 제외, 단위: 대

이로 인해 내수와 수출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해외 기업이 인수한 뒤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가 확대되기보다는 오히려 내수기업이 된 역설인 셈이다. 2000년대 후반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쌍용차가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쌍용차와 국가경제를 위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내수와 수출의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해외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마저 소비자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쌍용차의 판매량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경영 정상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마힌드라그룹과 KDB산업은행의 샅바싸움이 길어질 경우 양측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일시적인 차질이 생길 여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마힌드라그룹이 책임을 회피하고, 이를 KDB산업은행이 문제 삼을 때 차입금의 담보로 잡혀 있는 쌍용차의 유일한 생산 기지인 평택공장이 영향을 받으면 내수 판매에도 악영향이다.

◇유럽연합 지역 등 대부분 내리막길, 최대주주 고향은 불가침 영역?

쌍용차의 해외 지역별 수출을 보면 가장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EU)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1만2324대를 팔았다. 유럽에서의 판매는 2016년 2만2246대로 정점을 찍었다. 그 후 다른 대부분의 지역과 마찬가지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유럽 다음으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지역은 중남미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4273대를 팔았다. 중남미는 2011년 1만9419대를 기록했지만, 점차 감소세에 있었다. 2016년에 1만대 이상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이듬해부터 다시 줄었다.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기준: 2019년은 11월까지, 단위:대

가장 급격한 수준의 감소세를 보이는 지역은 아시아다. 2014년에 아시아에서는 1만3286대를 팔았지만 2015년에 3502대로 급감했다. 이어 2016년에는 2312대로, 2017년에는 886대로 줄었다. 다만 작년 11월까지의 판매는 1000대를 넘어 일부 반전을 이루고 있다.

아시아에서 예전의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중국시장에서의 선전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쌍용차의 아시아 판매 감소는 중국시장에서의 부진과 겹친다. 아시아 판매가 2014년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중국에서 전년보다 2배가량 급증한 1만1976대를 팔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뒤로 중국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했고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0대였다. 2018년에도 49대에 불과했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는 26대를 팔면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마힌드라그룹의 텃밭인 인도에서도 판매량이 거의 없다는 점도 주목된다. 2010년대에 인도에서의 판매량이 10대 이상을 넘었던 것은 2011년 한해다. 나머지 해에는 모두 한 자릿수 판매고를 기록했다. 작년 11월까지는 5대를 팔았다. 쌍용차에게 인도는 주력 시장이 아니기는 하지만, 자동차를 한 대라도 더 파는 것이 생존을 위해 중요한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고향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출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기준: 2019년은 11월까지, 단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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