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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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투자'로 출발한 포스코케미칼, 캐시카우됐다 2012년 휘닉스소재 합작사로 양극재 사업 시작…8년 후 LG화학 조 단위 수주

구태우 기자공개 2020-01-23 08:25:23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4: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 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사업 시작 8년 만에 처음으로 의미있는 '과실'을 맺었다. 포스코케미칼은 완제품 배터리 업체인 LG화학과 2조원에 육박하는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사업은 '장밋빛' 전망이 많았는데, 이번 계약을 통해 성장성을 입증했다는 평이다.

포스코 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은 2017년까지 '암흑기'에 가까웠다. 그룹 차원에서 비철강 부문을 육성시키고 있었지만, 2차전지 소재는 관심도가 덜했다. 연구 인력도 투자 재원도 충분치 않았다.


그러다 전기차와 2차전지가 이른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면서 2019년부터 각광받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포스코 그룹의 양극재 사업을 '모래 속 진주'로 표현하고 있다.

포스코 그룹이 양극재 사업을 시작한 건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포스코는 같은해 휘닉스소재와 합작사 포스코ESM을 설립했다. 경북 구미시에 있는 휘닉스소재의 2차전지 소재 사업장을 현물출자해 지분 50%씩 확보했다.

당시 포스코는 양극재 관련 사업이 없어 관련 기술이 전무했던 상태였다. 반면 휘닉스소재는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과 디스플레이 등 전자 소재 분야의 기술력을 갖고 있었다. 양사가 각자의 목적을 갖고 합작사를 만든 것이다.

휘닉스소재는 '범삼성가'로 분류되는 보광그룹 계열사다. 최대주주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동생인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이다.

포스코ESM은 '포스코' 브랜드를 달고 있었지만, 포스코에서는 경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대표이사도 휘닉스소재와 포스코가 아닌 전자업계 출신이 맡았다. 그러다 2차전지의 사업성이 해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포스코의 관여도가 높아졌다.

포스코는 2016년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포스코ESM의 최대주주(75.32%)가 됐다. 휘닉스소재의 지분율은 급감했고, 포스코의 지배력이 커졌다.

그러다 2017년 권오준 포스코 전 회장 2기 체제에 들어서면서 포스코ESM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당시 권 전 회장은 포스코ESM 생산공장을 방문해 3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포스코 신사업실 실장이 포스코ESM 대표이사로 내려오면서 포스코의 경영 참여가 시작됐다.

2012년 이후 5년 동안 포스코가 포스코ESM에 투자한 돈은 1183억원에 그쳤다. 포스코는 매년 수조원을 철강 부문과 신사업에 투자하는데, 이와 비교할 때 양극재 사업의 초라한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 체제 들어 양극재 사업은 '모래 속 진주'가 됐다. 최 회장은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 분야에 10조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수요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커지면서 '붐'이 생겼고,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소재에 대한 수요도 더불어 높아졌다. 전방산업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2차전지 소재를 육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21일 첫번째 '과실'이 나왔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1일 오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LG화학과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3년 동안 진행되는 이번 계약은 금액만 1조8533억원으로 초대형 규모다. 포스코케미칼의 2018년 기준 연결 기준 매출액 대비 13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포스코케미칼의 주 매출은 생석회에서 나온다. 이번 LG화학과의 수주 계약을 산술적으로 계산해 연 6000억원의 매출이 나온다. 이는 생석회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생석회 연 매출은 5222억원이다.

2차전지 소재 부문의 매출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극재 부문은 연간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냈다.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매출 1조원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때문에 관련 업계에서 포스코의 양극재 사업을 '거저 먹은 사업' 또는 '신의 한 수'라고 하는 추켜세운다. 소규모 지분 투자가 8년 후 입지적인 매출을 내는 사업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휘닉스소재는 포스코ESM의 주식매수가액이 지나치게 낮게 산정됐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포스코ESM은 지난해 4월 포스코켐텍(현 포스코케미칼)과 합병했다. 휘닉스소재는 1주당 2만9628원을, 포스코는 1만4245원을 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양·음극재 사업은 정준양 회장 때 찔러보기식으로 시작했던 사업"이라며 "당시 M&A(카보닉스 인수)와 지분 투자는 10년 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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