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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vs 한진家]이사 선임 시급한 ㈜한진, 출석률 낮아야 유리?출석률 69% 미만시 자동 가결…류경표·노삼석 선임 유력

유수진 기자공개 2020-01-28 10:21:2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력 계열사 중 한 곳인 ㈜한진 주총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진은 2018년 말 깜짝 등장한 KCGI가 한진칼과 더불어 지분을 매집하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나선 회사다.

㈜한진은 기존 사내이사들의 임기가 올해 모두 만료돼 이번 주총에서 반드시 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하지만 KCGI와 국민연금 등이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안건 가결 가능성이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이를 두고 주총 출석률이 낮을수록 가결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진은 오는 3월 말 주총을 열고 주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아직 어떤 안건을 올릴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 사내이사들의 퇴임 및 임기 만료로 공석이 발생함에 따라 경영공백이 없도록 사내이사 선임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한진 이사회는 서용원 사장과, 류경표 부사장 등 2명의 사내이사와 한강현, 성용락, 김문수, 한종철 등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었다. 이 중 서 사장은 지난해 말 용퇴했고 류 부사장은 이번에 임기가 끝난다. 사외이사 중에선 성 이사의 임기가 마무리된다.

현행 ㈜한진 정관은 이사회 구성원의 수를 3~8명으로 규정한다. 사외이사 수와 관련된 내용도 있다. ㈜한진 관계자는 "이사회에 사외이사가 3명 이상인 동시에 과반수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내이사를 기존 2명으로 유지할 경우 반드시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하지만 사내이사를 3명으로 늘리려면 사외이사도 반드시 1~2명 추가로 선임해야 한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될 인물로는 현 대표이사인 류 부사장과 지난해 말 한진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 발령난 노삼석 부사장이 유력히 언급된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조원태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한진의 승진임원은 총 4명으로 대한항공(1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한진은 최근 호실적을 바탕으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급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이 항공업황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잇달아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해가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조574억원, 9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116.2% 증가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4.42%다. 조 회장 역시 지난해 말 특파원 간담회에서 “(그룹에서) 이익률은 ㈜한진이 제일 높다”며 성장성을 인정한 바 있다.

문제는 지분이다. 계획대로 이사 선임안을 처리하기 위해선 주총에서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주주명부에 KCGI와 국민연금 등이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명부 폐쇄 직전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기존 7.54%에서 9.62%로 높였다.

현재 ㈜한진의 주요주주는 △한진칼 23.62% △KCGI 10.17% △국민연금 9.62% △GS홈쇼핑 6.87% △정석인하학원 3.97% 등이다.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각각 0.03%에 불과하다. 앞서 한진그룹 오너일가는 조 전 회장의 지분(6.87%)을 상속받는 대신 GS홈쇼핑에 전량 매각해 상속세 재원 마련 등에 활용했다. GS가 우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단 지분 누수가 발생하진 않은 걸로 봐도 무방하다.

만약 이번 주총에서 표싸움이 벌어진다면 한진그룹과 KCGI의 대결 구도가 된다. 3대주주인 국민연금은 ㈜한진 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찬성표를 던지지는 않을 거란 게 재계의 중론이다. 기권 혹은 반대란 얘기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대한항공 주총에서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해 부결시킨 바 있다. 지난해 말엔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위한 가이드라인까지 의결했다.

따라서 한진그룹 측 지분은 한진칼(23.62%), GS홈쇼핑(6.87%), 정석인하학원(3.97%), 오너일가 삼남매(0.09%) 정도로 예상된다. 모두 합하면 총 34.55%다. 현재 조 회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조 전 부사장이 이탈한다고 하더라도 보유지분(0.03%)이 적어 타격이 크진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측면에서 주총 출석률이 낮을수록 한진그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거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만약 올해 주총 참석률이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69% 미만이라면 소액주주 등 기타주주들의 표심과 관계없이 현재 보유중인 우호지분 만으로 손쉽게 안건 가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보이더라도 KCGI와의 지분율 합이 19.79%로 사실상 맞대결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출석률이 69%를 넘기면 다른 주주들의 찬성표도 필요해진다. 지난해 ㈜한진 주총엔 의결권을 가진 주식 기준 73~74%가 참석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최소 37% 가량의 지분이 필요하다. 지금보다 2.5%포인트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때문에 지난해 KCGI가 요구했던 전자투표제 등이 올해도 도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투표제는 사전에 위임하거나 실제 주총에 출석하지 않고도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도입시 주주들에게 의결권 행사 기회를 확대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도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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