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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친정체제 구축...신임 인사 면면은 기존 지주 인력 재신임+은행 핵심 인력 영입...지주 조직 강화

김현정 기자공개 2020-02-14 09:35:4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2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 분리되면서 새 경영진이 윤곽을 드러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은행 핵심 인물을 지주에 끌어와 친정체제를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다.

지주 부사장직을 대폭 늘린 가운데 이들을 전진 배치했고 기존 지주에서 손 회장을 도왔던 주요 인물들도 승진 등을 통해 손 회장을 계속 보좌토록 했다. 전체적으로 우리금융의 중심축이 은행에서 지주사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이 11일 발표한 지주와 은행의 조직개편에 따르면 손 회장은 기존 지주 내 두 자리에 불과했던 부사장 직을 여섯 개로 늘리면서 핵심 인사를 배치했다. 지주에 조직과 인력이 많아지면서 총괄보다 상위 개념인 부문제를 도입했는데 부사장들에게 다섯 개 부문을 나눠 할당했다. 자산관리총괄은 부문제와 상관없이 DLF 사태 여파를 반영해 부사장직으로 권한을 강화했다. 신명혁 부사장이 그 중책을 맡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원덕 우리은행 전략기획그룹 부행장과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을 지주로 영입해 지주 부문장 두 자리를 맡겼다는 것이다. 이원덕 전 부행장은 지주 전략부문을, 김정기 전 부문장은 사업관리부문을 책임진다.

두 인물 모두 우리금융의 지주사 전환 전부터 손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임원들로 꼽힌다. 손 회장 체제의 본격화를 알린 2018년 말 우리금융이 지주사로 전환하기 바로 직전 인사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13명 임원들 중 4명만이 유임됐다. 이 가운데 2명이 바로 이원덕 부사장과 김정기 부사장이었다. 당시 ‘새 부대에 새 술을 담겠다’는 손 회장의 강력한 의지 속에도 신임을 이어간 인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김정기 부사장은 이번 우리은행장 인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손 회장이 다시 지주로 불러들이며 재신임했다.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김정기 부문장 역시 능력이 출중해 많은 고심을 하게 한 인물"이라고 말하며 그의 역량을 높이 사기도 했다.



아울러 손 회장은 지주 내 기존 핵심 인력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시키며 기존 체제에 안정을 더했다. 지주 내 부사장 2명과 상무 3명, 본부장 5명 등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계속 지주에서 머무를 예정이다

지주에서 경영지원을 맡고 있던 최동수 부사장은 앞으로 기존 업무에 더해 금융소비자보호까지 책임진다. DLF 사태가 워낙 컸던 만큼 소비자보호를 지주 차원에서도 들여다보기 위한 조치다. 그는 예전 경영기획 중앙기업영업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을 맡은 이력이 있다.

박경훈 부사장은 우리은행에서 전략기획, 경영기획을 거친 ‘전략통’이며 글로벌그룹 상무도 지낸 인물이다. 지주사 전환 뒤 지주로 넘어와 그룹의 재무 뿐 아니라 계열사 인수합병 등 중책을 맡고 있다. 이번에 재무부문을 통째로 책임졌다. 두 기존 부사장 모두 지주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힌다.

디지털 분야 외부출신 노진호 지주 전무는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IT·디지털부문을 맡았다. 작년에는 경영지원본부 아래 소속돼 있는 ICT기획단에서 단장을 맡았다.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였고 현재 그룹의 ICT기획, 디지털 전략, 정보보호 분야를 두루 책임지고 있다.

이밖에 정석영 전 지주 리스크관리본부 상무와 이석태 전 지주 전략사업담당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정석영 전무는 기존 지주에서 보던 업무를 그대로 이어나가고 이석태 전무는 재무부문 아래 신사업총괄을 책임지며 박경훈 부사장의 M&A 업무를 도울 예정이다.

은행에서 전략기획을 맡았던 박종일 전 본부장도 눈에 띈다. 손 회장은 이번 인사 때 그를 상무로 승진시키면서 지주로 영입했다. 지주에서도 최근 은행 경력과 비슷하게 전략부문 아래 전략기획단 단장을 맡았다. 최근 DLF 제재심에서 우리은행 및 손 회장의 방어 논리를 짜며 사태를 풀어나간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이밖에 손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지난해 7월 도입한 매트릭스 체제를 이어나가며 지주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했다. 통상 매트릭스 체제는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도 목적이 있지만 의사결정 효율성과 통제 강화의 목적도 크다.

메트릭스로 이번에 새롭게 지주 겸직이 부여된 은행 인사들로는 우리은행에서 기업영업을 담당했던 강신국 전 본부장이 있다. 그는 상무 승진과 동시에 은행 IB그룹과 지주 CIB총괄을 같이 담당한다. 이전 증권운용부장, 홍콩지점장, 자금부 본부장 등의 이력을 인정받았다.

황규순 전 은행 영업본부장도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하면서 은행 글로벌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주 글로벌총괄을 동시에 맡았다. 행원 초년을 국제부 등에서 보내며 글로벌 감각을 키웠으며 베트남 법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2015년 미국 LA의 우리아메리카은행 가주 영업본부장으로 일했다. 2019년 초부터 영업본부장으로서 관악동작 구역을 맡았는데 지난해 말 본부장 인사 때 강남2구역으로 이동했다가 2개월 만에 글로벌총괄로 임명된 깜짝 인사 케이스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원 뿐 아니라 올 1월 이미 은행 직원 20명가량을 지주로 끌어왔다”며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타 지주 및 그룹의 조직구조를 감안한 조직체계를 도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손 회장이 이제 지주 수장만을 맡으면서 기존 신임해온 지주 인력에 더해 그동안 봐둔 은행 인력까지 끌어오면서 핵심 인력으로 갖춰진 전열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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