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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악재 속 책임감 돋보인 'CEO의 IR' 지난해 적자만 1807억원…국내 태양광 사업 철수, 상각처리만 7505억원

이아경 기자공개 2020-02-14 09:18:5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군산 공장 및 중국 자회사의 자산상각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보여드려 송구합니다. 세계 경기 둔화에 코로나까지 올해 전망도 불확실한 가운데 OCI는 사업재편을 빠르게 완료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겠습니다. "

김택중 OCI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최근 지난해 실적 설명을 마치며 차분한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대표이사가 주주들과 시장 참여자들에게 직접 부진한 실적에 대한 사과를 전한 것이다.

김 사장이 기업설명회(IR)에서 이런 소회를 직접 전할 수 있는 건, CEO가 IR을 챙기는 OCI만의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우현 부회장의 철학으로 이어진 관례다. 이 부회장은 사장 재임 기간 동안 회사의 경영 성과와 향후 목표들을 직접 발표하며 적극적인 주주친화 행보를 보여줬다.

지난해 승진한 이 부회장은 2018년 4분기 IR을 마지막으로 김 사장에게 바통을 건냈다. 김 사장은 이 부회장 달리 강단에 직접 서지 않고 대신 컨퍼런스콜 형식을 택했다. 시장 참여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은 어려워졌지만, CEO가 마이크를 잡는 전통은 이어간 셈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부진한 성적에도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았지만, 이번 IR은 30분만에 짧게 마무리 했다. 다소 어둡고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주력 사업이던 국내 태양광 사업을 접는단 얘기를 직접 밝혀야 했던 탓이다. 지난해 결산 결과 OCI의 국내 생산기지인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의 손상차손은 7505억원이 발생했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1807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사업재편을 위한 비용발생으로 올해 영업이익 시현도 어렵다고 말했다.

◇CEO IR 돕는 풍성한 IR자료…전략·참고자료까지

컨퍼런스콜은 짧았지만, OCI 특유의 꼼꼼한 IR 자료는 이를 충분히 대체하기 충분했다는 평가다. 일반 기업들의 IR자료는 통상 10장 안팎이지만, OCI는 항상 20장 이상의 자료를 담아낸다. 부진한 성적을 두루뭉술하게 가리기보다 자세한 설명과 다양한 시각자료를 넣어 투자자들의 이해와 판단을 돕는다.

이번 IR 자료에는 재무상태표에 대한 해석이 추가됐다. 앞선 분기 자료에선 재무상태표 옆에 주요 재무지표의 변동 사항을 그래프로 간단히 표시했었다. 이번 재무상태표는 숫자 변동이 컸던 만큼 이에 대한 설명이 추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OCI는 군산공장과 중국 자회사 등의 손상차손 등이 반영돼 유형자산이 크게 감소했고, 기존 유형자산으로 인식됐던 토지가치를 도시개발에 사용되는 재고자산으로 계정변경하면서 재고자산 숫자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OCI는 사업부문별 손익 외에도 그해 경영현황과 전략까지 제시한다. 부진한 사업을 대체할 신규사업과 개선 전략 등을 보여주는 것이다. OCI는 폴리실리콘 주요업체들의 증설 현황, 폴리실리콘 가격 및 원가 추이 등을 보여주며 사업환경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판매 로드맵을 제시하며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새 먹거리가 될 포스코케미칼과의 과산화수소 합작투자에 대해서도 한 페이지를 할애했다. OCI는 지난해 4월 포스코케미칼과 고부가가치 제품 사업 확장을 위해 MOU를 체결하고 현재 1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원료(제철 부산물)를 공급하고 OCI의 기술로 전자급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식이다.

김 사장은 "관련 제품이 나오는건 2022년 정도"라며 "연 매출은 시장가와 가동량에 연관되겠지만 현재 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이 주력하고 있는 2차전지 사업과 관련해선 "현재 협의를 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시너지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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