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코스맥스가 CES에?… 新생존전략 'OBM'으로 전환 상품 기획·브랜딩에 컨설팅까지 제공…콜라보도 가능, 사업영역 확대 기대

최은진 기자공개 2020-02-17 13:22:3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순 생산에서 상품·브랜드개발·컨설팅으로.' 코스맥스의 사업영역이 업계에서조차도 다소 생소한 OBM(제조업자 브랜드 개발생산)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객사의 요청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시장조사를 통해 흥행을 할 만한 아이템과 브랜드를 개발하고 파트너사와 함께 추진하는 방식이다. 화장품 업계의 트렌드를 뒤쫒은 수동적인 플레이어에서 트렌드를 만들고 리드하는 기업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확대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기술대전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가해 혁신기술 및 트렌드를 살피는 행보를 보였던 것 또한 이의 일환이다.

코스맥스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사업으로 시작한 화장품 '생산'기업이다. 완성품 업체가 요구하는 방식의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면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 등 브랜드를 보유한 완성품 업체들이 유통시켜 판매하는 방식이다. 단순 생산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영역을 넓혀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한 건 2004년, 세계 최대 화장품 업체인 프랑스 로레알그룹의 색조 브랜드 '메이블린'에 자체개발 상품을 공급하면서다. 이를 기점으로 코스맥스는 ODM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며 선두업체로 발돋움 했다. 현재 국내외 600여개 브랜드가 코스맥스가 자체개발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단순 생산에서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상품을 만드는 한발짝 더 나아간 사업모델을 안착시키고 국내 최대 선두업체가 된 코스맥스는 지난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OBM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일이다.

OEM과 ODM의 차이가 연구력이라면 OBM은 기획력과 주도권의 차이로 귀결된다. 자체 연구개발 및 제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아예 브랜드와 마케팅 방식까지 덧입혀 유통회사 등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이 코스맥스가 만든 완제품을 갖다 팔기만 하면 되는 셈이다.

OBM 전략 하에서 코스맥스는 시장조사를 통해 흥행이 될 만한 상품을 기획해서 제조한다. 이후 콘셉트를 잡아 브랜드를 만들고 그에 맞는 마케팅 방안까지 고민해 하나의 화장품 사업 전반의 업무를 총괄한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흥행을 일으키는 주연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최대 화장품 편집숍 '레뚜알(L’etoile)'의 PB(Private Brand) 상품을 제조 및 공급한 게 대표적인 OBM 사업의 성과다. 코스맥스는 브랜딩, 용기 디자인, 마케팅 컨설팅까지 제품판매의 전 영역을 고객사에 제공했다.

코스맥스는 OBM 전략으로 다양한 고객과 협업하며 수익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종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콜라보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가능성도 시사한다. 예컨대 발효식품 전문기업과 코스맥스가 콜라보를 하면 OBM 방식으로 발효전문화장품을 선보일 수도 있다. 화장품 기업 중심으로 형성됐던 뷰티시장에 전혀 관계 없을 것으로 봤던 기업들이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을 코스맥스가 마련해 줄 수도 있는 셈이다.

OBM 전략은 무엇보다 혁신 마인드가 필요하다. 업계 관행이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아이템'을 내놓는다는 게 OBM 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코스맥스는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를 접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스맥스가 올 초 IT·가전전시회인 CES에 참가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급변하는 기술과 트렌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관련 기술을 뷰티와 연결해보겠다는 목표에서다. 연구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IT기기와 뷰티를 접목한 '디바이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관련 아이템 찾기에도 골몰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R&D 비용만 봐도 혁신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7년 100억원대 R&D비용이 300억원대로 늘어났고, 2018년 400억원대로 더 증가했다. 제품 성분에 초점을 뒀던 R&D의 범위가 지역은 물론 분야까지 더 넓어진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코스맥스의 전략 마케팅팀 등을 비롯해 OBM 전담 인력들을 채용하며 관련 역량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컨설팅, 프레젠테이션, 제품 디자인 등 단순 생산 및 개발 기업에는 없는 OBM 전략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OEM으로 시작해 ODM으로 성장했고, OBM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가고 있다"며 "혁신적인 아이템을 기획하고 브랜딩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기업들과 콜라보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