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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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주권 행사]현대모비스 주총, 지배구조 개편의 전초전?정의선 부회장 재선임 안건 상정, 기관투자가의 '지지' 필요성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14 09:19:5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13: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올해 정기주주총회 관전 포인트로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의 계열사 등기임원 재선임이 꼽힌다. 정 회장은 현대차에서,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에서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어 재선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안건 통과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정 부회장의 등기임원 선임에 관해 현대차와 기아차 주총에서는 찬성했지만, 3년 전 현대모비스에서는 기권하면서 비교적 까다로운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당시 과도한 겸직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지만 정 부회장의 이사회 참석률은 크게 개선되며 현대모비스의 경영에 활발히 참여해 성과를 내고 있다.

정 부회장의 재선임과 국민연금의 찬성이 중요한 이유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호기(好期)를 조성하는 데 보탬이 되고 일종의 동력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년 전 개편안을 공표한 뒤 잠정 중단했는데 다시 추진해가기 위해서는 명분이 하나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다.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계열사에서의 재선임에 국민연금이 과거와 달리 인정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 현대모비스 2대주주 지위 유지

국민연금은 지난 7일 상장사 56곳의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삼성전자와 SK, 포스코 등 굴지의 기업들이 포함됐고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이 대상이 됐다. 이 중 정 회장이 이사회 구성원인 곳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2곳이다. 정 부회장은 4곳에서 모두 등기임원으로 있다.

출처: 공시

4개 계열사 중 현대모비스의 주주로 국민연금이 등장한 때는 2010년이다. 국민연금은 2011년 1월 10일 공시를 통해 2010년 10월 1일 기준으로 현대모비스의 주식 486만8038주를 보유해 지분율 5.0%라고 밝혔다.

그 후 주식을 매집하면서 지분율을 올렸다. 2011년에는 6%를, 2012년에는 7%를 넘었다. 2016년부터는 9%를 넘었고 2018년말까지 유지됐다. 작년 3분기말에는 11.26%까지 상승했다. 이번에 일반투자로 변경하는 공시를 하며 밝힌 지분율은 2월 1일 기준 10.96%다.

국민연금은 현대차그룹 특수관계자를 제외한 현대모비스의 유일한 5% 이상 주주이자 2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주총 안건 통과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기아차로 지분율은 17.24%다. 이 외에 정 회장(7.11%), 현대제철(5.78%), 현대글로비스(0.69%) 등이 주주다. 특수관계자 지분율을 모두 더하면 30.8% 수준이다. 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은 주총에서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주주의 찬성을 이끌어내야 한다. 만약 국민연금이 우군이 된다면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셈이다.

출처: 공시, 단위: %

◇정의선 부회장, 대표이사 등극 후 이사회 참석률 대폭 개선

현대모비스의 올해 정기주총 핵심 안건으로는 정 부회장의 재선임이 꼽힌다. 정 부회장은 2017년 3월 주총에서 임기 3년의 이사로 선임됐고 오는 3월 임기 만료가 다가온다. 현대모비스 관계자에 따르면 조만간 열릴 주총에 정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정 부회장의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 선임에 대해 항상 같은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었다. 작년 3월 열린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총에서는 정 부회장의 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했다. 반면 현대모비스의 경우 2017년 3월 주총에서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기권'을 했다.

당시 국민연금의 결정에는 정 부회장의 계열사 겸직에 관한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에서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뒤 현대차를 이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계열사까지 챙기기에는 이사로서의 의무에 소홀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8년까지만 해도 국민연금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같은 해 정 부회장의 현대모비스 이사회 출석률은 9%에 불과했다. 총 11번의 이사회가 열렸는데 이 중 2018년 10월 26일 개최된 5차 정기이사회에만 참석했다. 당시 처리된 안건은 '계열금융회사와 약관에 의한 금융거래 승인의 건'과 '계열회사와의 거래 승인의 건'이었는데 모두 찬성했다.

그 후 작년에 반전이 있었다. 작년 3분기까지 이사회 참석률은 71%로 전년보다 대폭 개선됐다. 7차례 중 2019년 6월 14일과 9월 23일에 열린 이사회에만 불참했고 나머지는 모두 참석했다. 참석률은 71%다. 정 부회장은 작년 초 현대차뿐 아니라 현대모비스에서도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공식적인 수장이 된 후 비교적 소홀함 없이 사업 전반을 챙겼던 셈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주총 안건 찬반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며 "정 부회장 재선임 안건 통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선임 여부, 지배구조 개편에 영향

현대모비스는 2년 전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었다. 분할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밝힌 뒤 공시도 이뤄졌다. 하지만 그 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등장하는 등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추진안을 취소하는 정정공시를 하기도 했다.

당시 내세웠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시장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보냈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합병비율 등에 관한 부분을 지적하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 후 지배구조 개편안 추진이 잠정 중단됐고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2년 전 시도했던 것과는 다른 방안을 추진하고 장기전을 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는 반면 다시 시동을 걸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한 대형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이 오는 3월 정기주총 시즌 즈음에 지배구조 개편안을 다시 추진하는 것을 공식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돌았다는 후문이다. 또 3월이 아니더라도 올해 내 재시도 될 것이란 분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관측이 나오는 배경에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호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 부회장이 정 회장을 대신해 현대차그룹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작년에 사상 처음으로 연결 매출이 100조원을 넘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를 더하면 200조원을 웃돈다. 이 외에도 아직 숫자로는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미래 신성장동력인 수소전기차와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성과는 더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호의적인 평가가 늘어나면서 지배구조 개편안을 다시 추진할 시기가 무르익고 있고, 어쩌면 2년 전보다 더 호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재추진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일반투자로 주식 보유 목적을 바꾸고 주총 안건에 깐깐함을 유지하는 기조 속에서, 정 부회장이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에서 재선임되는 안건에 찬성한다면 호기를 조성하는 데 보탬이 되고 일종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오는 3월 주총에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밝힐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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