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1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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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보잉 러브콜…美 항공 네트워크 독보적'" 케네스 민규리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양정우 기자공개 2020-02-14 14:21:1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0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록히드마틴과 보잉, 프랫앤휘트니(P&W), 걸프스트림…. 세계 항공 산업을 주름잡는 글로벌 기업이 점찍은 국내 항공 부품사가 있다. 이들 모두가 1차 협력사(Tier 1)로 인정한 건 국내에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이하 켄코아에어로)가 유일하다.

항공기 제작엔 소재와 기계, 전자, IT 등 각 분야의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다. 당연히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표 산업이다. 동시에 조그만 실수가 자칫 대형 참사로 직결된다는 리스크도 있다. 생산 프로세스에서 한 치의 오차가 용납되지 않는 이유다. 이런 배경 탓에 글로벌 탑티어는 좀처럼 협력사 자리를 개방하지 않는다. 켄코아에어로는 티어 1 지위 그 자체로 높다란 진입장벽을 세운 셈이다.

세계적 항공 기업과 맺은 파트너십의 중심엔 케네스 민규리 대표(사진)가 있다. 업계에선 매년 100번씩 비행기를 타는 CEO로 유명하다. 서울대 경영학과 1년 재학 후 미국으로 건너가 만 24세 첫 창업에 나선 특유의 추진력은 아직도 여전하다. 현 켄코아 USA(옛 조지아메탈크래프터)를 인수한 후 고객사와 신뢰를 다지기까지 그의 새해 첫날이 비행기 안에서 시작된 때가 적지 않았다.


◇매출 성장 '이례적', 켄코아 USA 덕…M&A 후 공격적 영업 개시

켄코아에어로의 실적 성장세는 이례적이다. 2017년 이후 연간 매출 성장률이 76%에 달한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액(347억원)은 이미 전년 수준(289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내년 매출 예상치가 1283억원에 달하고 있다. 국내 주요 항공 부품사가 근접하기 어려운 성장세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총액만 7345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런 고속 성장의 비결은 미국 자회사 켄코아 USA다. 록히트마틴의 '상위 2%' 엘리트 벤더로서 20년 이상 항공기 부품을 가공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록히트마틴을 상대로 각종 스트럭처 제품, 세계 3대 엔진사 P&W에 항공엔진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 산업은 초정밀 가공과 고난이도 조립이 요구돼 완제기 업체와 부품 협력사의 관계가 매우 견고하다. 한 번 거래를 튼 티어 1 공급사는 해당 부품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부여받고 있다.

특히 항공엔진 부품은 초정밀 기술이 필요해 마진율이 월등히 높다. 국내에선 생산이 가능한 기업이 켄코아에어로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곳뿐이다. 더구나 P&W의 엔진 완제품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에어버스 A320 기종에 탑재되고 있다. 켄코아 USA의 내년 매출 성장이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켄코아 USA는 2017년 켄코아에어로에 인수되기 전에도 록히드마틴과 보잉 등에서 티어 1으로 승인받은 강소 기업이었다. 하지만 내재된 잠재력을 폭발적 성장세로 뒤바꾼 건 민규리 대표다. 본래 켄코아 USA는 과거 지역 유지 다수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였다. 주요 주주의 연령이 높을 뿐 아니라 지분도 흩어져 있어 공격적 영업 전략을 구사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일단 인수합병(M&A)이 성사되자 민규리 대표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나섰고 시스템도 재정비했다. 임직원의 월급을 대폭 인상해 미국 남부 백인 마을에 온 동양인 오너를 향한 의구심도 해소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워낙 투입 비용이 많아 아직 제 수익을 내지 못했다. 매출 성장세에 걸맞는 영업이익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테슬라 요건 상장(이익미실현)으로 기업공개(IPO)를 시도하는 배경이다.

민규리 대표는 "켄코아 USA는 오랜 기간 미국 항공 업계에 종사하면서 인수 전부터 눈독을 들였던 기업"이라며 "티어 1 지위를 활용해 영업 전선을 확대하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켄코아 USA의 주요 생산 제품. 제공: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민규리 대표, 미국 항공 네트워크 '탁월'…신뢰 노하우, 결과로 승부

켄코아에어로가 수주 전선을 빠르게 넓혀가는 데 민규리 대표가 한몫을 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의 영업 기회를 찾아 연간 100회 이상 비행기를 타는 강행군을 소화한다. 젊은 시절 미국으로 건너와 명문 서던캘리포니아(USC) MBA를 마쳤고 사업을 벌여 금융, 산업계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여기에 아직까지 사방팔방 직접 뛰는 행보를 보이니 미국 항공 산업의 리더와 교류할 기회가 자연스레 많아졌다. 보잉의 최대 협력사인 미국 스피릿의 CEO와 독대하는 건 유명한 일화다.

세계 항공 시장을 좌우하는 미국에서 확고한 네트워크를 가진 건 항공 부품사로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강점이다. 납품처인 항공 완제기 기업에서 신규 수주를 늘릴 뿐 아니라 구입처인 항공 원소재 업체에 대한 협상력도 우위에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미국 부품사 이닥을 인수한 것도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수주를 확대하려는 포석이었다.

이제 한국계 미국인인 민규리 대표는 미국 경영진에서 신뢰를 얻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생산 능력에 대한 '블러핑'이 아니라 체계적 목표를 매번 달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런 경영 철학 아래 P&W를 상대로 항공엔진 부품의 신규 수주를 따냈고 최근 록히드마틴에서 최강 전투기 F-35의 주문 파트수(현재 40개)를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켄코아에어로는 IPO 공모 자금의 일부를 F-35 전용 라인을 짓는 데 쓸 계획이다.

국내 투자업계도 결과로 승부하는 민규리 대표와 켄코아에어로를 일찌감치 주목했다. 지난해 IMM인베스트먼트와 센트로이드PE 등이 275억원을 투자했다. 보여주기식 전망치가 가득한 IR 자료가 아니라 실행 가능한 목표를 하나둘씩 이루는 모습으로 신뢰를 샀다.

상장 밸류에이션에서도 추정 실적의 현실화 가능성이 유독 눈길을 끈다. 그간 국내 IPO 시장에서 추진된 테슬라 요건 상장에선 밸류 산출을 위한 미래 실적이 최적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도출돼 왔다. 하지만 켄코아에어로의 경우 수주 잔고라는 실질적 근거를 토대로 향후 매출을 추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장동력, 원소재 물류 비즈니스…'해외 공급사-국내 고객사' 브릿지

켄코아에어로는 원소재 물류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항공우주산업 물류센터의 단독 운영권을 확보해 입주를 완료했다. 해외 항공 원소재 공급사와 국내 고객사(대한항공, 카이, 아스트 등)를 연결하는 항공 원소재의 허브로 키울 방침이다. 연간 물동량은 1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원소재 물류 영역은 민규리 대표의 전공 분야이기도 하다. 이미 항공 원소재 전문 기업을 미국 자회사(California Metal & Supply)로 보유하고 있다. 티타늄과 니켈, 스테인레스 합금 등 각종 항공 원소재를 조달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앞으로 켄코아에어로의 실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신성장동력으로 여겨진다.

항공우주산업 물류센터의 개소는 단순히 사업적 의미만 있는 건 아니다. 국내 항공 관련 기업은 원소재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 하지만 그간 개별적으로 공급사에 접촉해 바잉 파워(buying power)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물류센터가 대표로 대량 구매를 단행하면 국내 고객사가 구매와 재고 비용을 모두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민규리 대표는 "미국 알짜 자회사를 보유한 켄코아에어로의 특성을 살려 글로벌 선두 기업과 한국 항공 기업의 브릿지 역할을 수행할 것"며 "앞으로 세계 항공 산업에서 '메인 플레이어'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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