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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맨파워분석 2020]바이오 성지로 뜨는 '포럼·살롱'의 힘②사업개발(BD)·CRO 등 기능별 자생 네트워크 통해 개발 아이디어 교환 활발

서은내 기자공개 2020-02-25 08:10:38

[편집자주]

신약개발업계 만큼 인재들이 모인 곳도 드물다. 특정 범주를 구분하기 어려울만큼 여러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다. 생물, 화학, 유전공학, 약학, 의학, 통계, IT, 농업까지 다양한 분야의 인맥들이 자리잡고 있다. 더벨은 2019년에 이어 신약개발 키맨들을 살펴보고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11: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업계에서 포럼과 살롱이 뜨고 있다. 포럼은 고대 로마 시대의 공공 집회 광장을 뜻한다. 살롱은 서양풍 접객실이나 응접실로 소규모 모임이 벌어지는 곳이다.

바이오 신약개발 업계 내에서 포럼과 살롱이란 이름의 자생적 모임들이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개발 분야, 직종, 직위를 막론하고 다양한 이들이 소규모로 어우러지기도 하고 하나의 큰 장(포럼)을 형성한다.

한국 신약개발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한발 더 나아가 개발 중인 약의 종류나 물질별 모임은 물론이고 사업개발이나 비임상독성 등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전문 분야별 모임들이 가지치기를 하며 뻗어나가고 있다. 지역별로 네트워킹을 위한 모임도 수두룩하다.

이들 모임이 당장의 눈에 보이는 이익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하지만 포럼과 살롱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네트워크가 기반이 돼 신약 개발로 이어지면 훗날 바이오 성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제약바이오 만큼 다양한 출신의 이들이 섞여있는 산업분야가 없다"며 "최근 서로의 경계를 벗어나 다양한 시각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성장을 추구하는 중소 규모의 모임들이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12년 대전에서 시작된 신약개발 업계의 자생적 모임인 '혁신신약 살롱'은 현재 오송, 판교, 송도, 대구, 서울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판교 혁신신약 살롱. 매달 판교 삼양바이오디스커버리 센터에 수십여명이 모여 세미나, 네트워킹 시간을 갖는다.
연구하는 분야 면에서 비슷한 적응증 혹은 치료제 별로 개발자들이 모임을 꾸리는 게 첫번째 형태다. 같은 분야 개발자들끼리 업계나 학계의 동향을 함께 공부하고 아이디어를 쌓아가는 성격을 띤다.

판교에서 뇌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여러 제약바이오 업체 연구진들이 모여 뇌질환 신약개발 연구자 모임인 'Ap CNS'를 1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SK바이오팜에서 격월로 모이고 있으며 현재 황선관 SK바이오팜 R&D혁신실장이 총무를 맡고 있다. 뇌질환 분야는 뇌혈관장벽(BBB)으로 인해 약물의 투과가 어려운 탓에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다만 작년부터 국내 다수 업체들이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 모임에는 중추신경계 약물(CNS)을 주력으로 개발해온 SK바이오팜을 비롯해 ABL바이오,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등 해당 분야 개발업체들의 CEO나 연구진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세미나 형태의 모임을 갖고 있다. ABL바이오는 이중항체 기술을 활용해 'BBB셔틀'플랫폼을 개발했으며 뇌질환 치료제 ABL301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퍼스트테라퓨틱스는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FB-101'이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항체 분야 젊은 연구자들간의 비공식 모임 '얍(Yab·Yong antibody)'도 있다. 송성원 셀랩메드 대표가 주력인 이 모임은 처음에는 항체 연구 1세대 교수 밑에서 공부한 연구진 간 친목 모임으로 시작됐다. 항체 2세대로 구성된 얍은 현재 바이오텍 대표들이나 교수, 제약사 연구원 등으로 이뤄져있다. 매달 한번씩 모여 개발 성과를 공유하고 새로운 영역을 함께 공부하고 있다.

송성원 대표는 "항체에 대한 열의가 있는 젊은 연구진들이라면 누구나 함께 하는 모임으로 발전시켜가고 있다"고 전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연구자와 기업인들의 모임으로는 '셀빅(Cell/BIG·Cell based immunotherapy expert group)'이 있다. 셀빅은 세포 기반 면역치료제 개발협의체라는 뜻이다. 2018년 협의체가 꾸려졌으며 초대 회장으로 이득주 GC녹십자셀 대표가 선출돼 모임의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셀빅은 1년에 한번 정기적으로 모일 뿐 아니라 특정 이슈가 있을때마다 모이는 수시모임의 성격이 강하다. 주요 인사들로 김영호 유틸렉스 연구개발본부장을 비롯해 황유경 녹십자랩셀 연구소장, 그밖에도 JW크레아젠, 밀테니바이오, 헬릭스미스, 바이젠셀, 박셀바이오, 셀리드, 이뮤니스바이오, 파미셀의 대표나 연구소장들이 참여하고 있다.

유틸렉스 관계자는 "세포치료제는 국내에서 아직까지 허가된 약물이 드문 분야로 규제기관과의 소통을 통해 풀어가야 하는 부분이 많다"며 "셀빅은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들의 수장들이 모여 의견을 모으고 제도적으로 필요한 요구사항들을 개진해나가기 위해 조직됐다"고 말했다.

나노의학의 실용화 연구에 특화된 모임으로는 '바이오나노메디신 쌀롱'이 있다.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에서 매달 이십여명 정도가 모이고 있다. 대한나노의학회가 주최하고 나노씨엠에스, 네오나노메딕스코리아, 대웅바이오, 셀비온, 서울기술투자, EDGC 등이 모임을 후원한다. 의사, 과학자, 변리사, 투자자, 규제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세미나와 네트워킹을 이어가고 있다. 강건욱 서울대 의대 교수(대한나노의학회장)가 주축을 이루며 원철희 레모넥스 대표가 총무를 맡고 있다.

비단 특정 연구 뿐 아니라 신약의 상업화에 필요한 비임상, 임상, 사업개발 등 특정 기능별 전문가들 간에도 각종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제약산업연구회(Korea Pharmaceutical Advanced Institution) 내 BD(사업개발) 분과 모임도 활발하다. 기술 라이선스인, 라이선스아웃 분야 뿐 아니라 외국계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 코프로모션이나 코마케팅 담당자들까지 큰 범주 아래 사업개발자들이 모여 매달 세미나를 갖는다. 30~40명씩 모인다. 바이오업체 대표들 보다는 실무 단에서 직접 사업개발 현업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쥬니어 실무진들이 주된 구성원이다. 한국테바 이철웅 이사가 회장으로 주축을 이룬다. TS인베스트먼트 등도 있다. 비임상독성 등 CRO 관계자들의 모임도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내에서 만들어진 조직이다.

자발적인 소통 및 정보 교류의 장인 혁신신약 살롱은 이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오픈된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특정 출신이나 성격 없이 분야, 직종, 업계를 막론한 모임이다. 신약개발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매달 정보와 네트워크를 나눈다. 2012년부터 오송, 대전, 판교에서 시작한 모임이 최근 대구, 송도, 서울까지로 확산됐다. 3월부터 처음 열리는 서울 살롱은 '임상개발'에 포커스를 맞췄다.

대전 살롱을 이끄는 것은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판교 살롱은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오송과 대구는 양재혁 베스티안재단 대외협력실장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해당 지역 인근의 제약사, 바이오텍 개발자들이 수십명씩 참석한다. 시기마다 관심 받는 기술거래나 분야에 관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바이오벤처와 VC투자업계 관계자들이 모이는 단순 친목회 '영구모임(09모임)'도 있다. 영등포와 구로 지역을 위주로 한 모임이다. 배진건 배진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윤선주 에이피트바이오 대표가 모임을 주도하며 매달 모임을 갖고 있다.

한 바이오텍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슷한 영역을 연구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경쟁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함께 모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서로 다양한 시각에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선진 지식을 파악하기 위해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또 서로 다른 업체들로 인력 이동이 활발해지는 것도 이같은 네트워킹 모임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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