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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투하는 반도체 중견기업]'日기술이전' 삼영순화, 한솔케미칼 효자 노릇 톡톡⑤미쓰비시 합작사로 설립, 반도체 호황에 과산화수소수 매출 확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0-02-19 11:26:25

[편집자주]

올해 반도체 업황의 전망은 밝다. 최근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소재 국산화 수혜주의 선전, 5G시대 본격 개막, 설비확장 투자 등 우호적인 시그널이 잇따라 커진 탓이다. 다만 중국 반도체 업체의 굴기와 가격경쟁의 심화,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 등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더벨은 반도체 산업의 최전선에서 사업환경의 변화상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중견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세척(cleaning) 및 식각(etching)용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삼영순화가 모기업인 한솔케미칼의 '캐시카우'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에 혁혁한 공헌을 하면서 핵심 계열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은 지난해(연결기준) 매출액 5876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 매출액(5820억원)과 비교해 1% 남짓 증가한 수치지만 수익성은 개선됐다는 평가다.

한솔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28억원으로 전년(936억원)과 비교해 21%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같은기간 16%에서 19%대로 상승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677억원)대비 38%가량 증가한 934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한솔케미탈 영업이익이 설립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 고지를 돌파했다는 것. 한솔케미칼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증가 덕"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고부가가치 제품은 반도체용 화학제품을 의미하며, 그 중심에는 '삼영순화'가 있다.

삼영순화는 1989년 일본 미쓰비시가스화학과 영우화학이 절반씩 출자해 자본금 25억원으로 설립된 회사다. 미쓰비시(三菱)와 영우화학(永宇)의 머리말을 땄다. 설립 후 50대 50을 유지하던 지분율은 1994년 자금난에 빠진 영우화학을 한솔케미칼(구 한솔화학)이 인수하면서 소폭 조정됐다. 미쓰비시 측과 한솔케미칼의 삼영순화 지분율은 각각 51대 49다.


삼영순화의 주력제품은 초고순도과산화수소수다. 설립 이래 과산화수소 생산에만 집중했다. 과산화수소는 단순한 물질 같지만 정제기술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 삼영순화가 보유한 정제기술로 생산된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기기, 웨이퍼, 전자기기 제조과정에서 웨이퍼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식각)하는 용도로 쓰인다. 동시에 반도체 세척제의 역할도 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1983년 삼성이 VLSI(대규모집적회로) 반도체 사업에 도전장을 내면서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며 "이미 고농축 기술을 보유한 미쓰비시와 영우화학이 손을 잡으면서 과산화수소 식각액의 극초기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쓰비시가스화학은 1933년 과산화수소 자체 제조에 성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삼영순화에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

현재 사업구조는 한솔케미칼이 1차 원료를 공급하면, 삼영순화가 이를 초고순도과산화수소수로 정제해 다시 한솔케미칼에 납품하는 형태다. 한솔케미칼은 이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반도체 식각액, 세척액으로 공급한다. 초기 기술을 제공한 미쓰비시 측은 현재는 일부 부재료를 공급하는 수준이다.

삼영순화 실적은 매해 증가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4년 630억원, 2015년 726억원, 2016년 767억원 등을 기록했다. 이후 2017년 1010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8년에도 1453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2년만에 100% 성장을 달성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그간 별다른 변동성을 보이지 않던 영업이익률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삼영순화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13%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8년에 14%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2018년 삼성전자가 244조원의 최대 실적을 올리고, 반도체 부문에서 5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과 무관치 않다.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삼영순화의 제품 수요 역시 동반 증가한 탓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식각액 품질에 따라 생산효율이 달라지는 만큼 삼성과 삼영순화를 단순한 파트너 관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5G의 확대로 이 같은 추세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영순화의 제품 수요가 늘면서 '총판' 역할을 해온 한솔케미칼의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한솔케미칼 매출액 가운데 초고순도과산화수소수 판매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한솔케미칼은 지난해 초고순도과산화수소수 판매로만 23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한솔케미칼의 지분법평가이익도 증가할 전망이다. 2018년 한솔케미칼의 지분법평가이익은 79억원 가량이었다. 올해 20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한솔케미칼은 98억원 가량의 지분법평가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삼영순화 지분가치 역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솔케미칼은 삼영순화 지분을 17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삼성순화의 지분가치는 장부가액 기준으로 150억원 수준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2018년 매출액 1452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기록한 삼영순화의 실제 가치는 이를 상회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반도체 관련 소재회사들의 통상 PER(주가수익비율) 수준인 20배수를 적용하면 한솔케미칼이 보유한 삼영순화의 지분 가치는 16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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