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여행업]참좋은여행, 헝가리 이어 코로나까지 '2연타 악재'⑥유람선 피해자 보상금 '미지급' 상태…한파 속 추가 출혈 '부담' 가중
김선호 기자공개 2020-02-26 08:01:48
[편집자주]
경기 침체와 여행 트렌드 변화에 맞서 활로를 모색해온 여행업계가 일본 보이콧 운동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예상치 못한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녹다운 일보 직전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외에는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여행사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여행업체별로 위기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짚어보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이 참좋은여행을 덮쳤다. 유람선 침몰 피해자의 보상금 지급으로 대량 출혈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여행시장 한파가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참좋은여행의 부채비율은 2017년 96.61%, 2018년 84.48%, 지난해 3분기 85.68%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면 재무건전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차입금은 단기차입금 275억원만 잡혀 있는 정도다.
다만 참좋은여행은 헝가리 유람선 사고 피해자의 보상금 산정이 아직 되지 않았으며 지급 시기가 불확실해 재무제표에 이를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보상금이 산정되는 대로 대량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시장 한파가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손발 묶인 여행사업…하늘만 쳐다 본다
참좋은여행은 2007년 삼천리자전거로부터 분할돼 설립됐다. 10년 뒤 2017년에 여행사업부문과 자전거사업부문 간 물적분할을 하며 ‘참좋은여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물적분할 이전 2016년 기준 자전거 사업은 참좋은여행 총매출 중 43.1%를 차지했다.
자전거 사업부문이 분할됐으나 참좋은여행은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2018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650억원을 기록했다. 장거리(유럽·미주) 여행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여행시장 한파 속에서도 외형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다만 경쟁심화로 인한 영업비용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3.6% 감소한 128억원을 기록했다.
참좋은여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세월호참사, 2015년 메르스, 2017년 사드 여파 등 여행시장의 크고 작은 파고를 겪으며 생존해왔다. 그러다 직격타로 작용한 것이 지난해 ‘헝가리 유람선 침몰’이다. 이후에는 일본 불매운동이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참좋은여행로서는 작년에 겪은 악몽이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재현되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참좋은여행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 전년동기대비 4.5%, 44.4% 감소한 620억원, 71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생존 위협 속 그림의 떡 '늘어난 곳간'
여행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이 급격히 냉각된 탓에 올해 상반기 실적을 기대할 수 없는 처지다. 시장 불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참좋은여행은 최근 협력사에 비용 부담을 전가하지 않겠다고 나서기는 했으나 현금 창출 통로가 전면적으로 막혀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이외의 지출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좋은여행의 재무건전성은 높은 편이다. 작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00% 이하인 85.68% 수준이다.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과 기타금융자산 합산)으로 42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입금은 단기차입금으로만 273억원이 잡혀 있는 정도다.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단기차입금 273억원을 작년 말경에 모두 털어냄에 따라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가 됐다.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 매각으로 830억원의 현금을 거머쥐었다. 이를 활용해 단기차입금을 모두 갚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생존을 위한 운영자금이다. 유람선 침몰 피해자의 보상금 산정이 끝나는 대로 언제든 대량의 자원 유출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운영자금을 현금곳간에서 쉽게 꺼내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투자부동산 매각으로 현금곳간이 늘었음에도 '그림의 떡'에 불과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행사는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강도 다이어트에 들어갔다"며 "참좋은여행은 무차입 경영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사라지긴 했으나 실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운영비 부담으로 인한 출혈을 감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장거리 여행상품이 주력인 참좋은여행는 아시아권 여행상품 비중이 높은 경쟁사와 대비해 실적 악화 정도가 덜하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언제 잠잠해질지는 알 수 없으나 한파를 당분간 이겨낼 체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에스텍파마, 폴라리스AI파마로 '새 출발'
- 나무가, '공정 자동화 전문가' 이동호 대표이사 선임
- CJ그룹, 글랜우드PE에 판 CJ올리브영 지분 되사온다
- 고려아연, 강남 영풍빌딩 떠난다…행선지는 종로구
- 태광·트러스톤, 대타협…주주제안 모두 수용
- 송영록 메트라이프 대표 "본사 차원 MS AI 활용 논의"
- [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SBI저축 사내이사진, 홀딩스 영향력 '주목'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라이나생명, 보장성 집중해 쌓은 킥스 300% '철옹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MG손보, 대체투자·실적 악화로 킥스비율 하락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미래에셋생명, 이유 있는 자신감…순익·지급여력 껑충
김선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퍼시스그룹 경영진단]지주사 퍼시스홀딩스에는 '기획·전략' 기능이 없다
- 황득수 CJ ENM CFO "자산유동화로 실탄 마련 총력"
- hy, 저당 유산균 음료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 [캐시플로 모니터]콜마비앤에이치, 영업·재무 기반 홀딩스로부터 '사옥 매입'
-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 수익성 초점"
-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의 눈높이 "시장회복 아직 멀었다"
-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개발 "매니징으로 수익 극대화"
- 현대리바트, 조직통합 속 'I&SD 승격' 적자출구 모색
- 대상, '기업 안에 기업' CIC로 '오픈마켓' 도전장
- 지주사 CJ, 김홍기 대표 '경영진단실' 직접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