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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인베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최남철 상무, 특급 선구안…대형사 도약 '키맨'②PE·PI·LP 두루 경험…이준효 대표와 찰떡호흡 '벤처펀드 4700억 기여'

이윤재 기자공개 2020-02-27 08:08:31

[편집자주]

SBI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인 한국기술투자다. 2000년대 중반 우여곡절을 겪으며 명가(名家)의 흔적은 희미해졌던 찰나 일본 SBI금융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M&A 10년차 운용자산은 물론이고 투자실적도 업계 상위권으로 발돋움했다. 턴어라운드를 이끈 SBI인베스트먼트의 핵심 인력들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곁에는 최고의 파트너였던 스카티 피펜이 있었다. 이들 콤비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시카고 불스의 전성시대를 일궜다. SBI인베스트먼트에서 최고의 콤비라면 이준효 대표와 벤처투자본부를 이끄는 최남철 상무(사진)가 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의 찰떡호흡은 SBI인베스트먼트를 대형사 반열에 올려 놓은 원동력이다.

최 상무는 연세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과를 전공했다. 안정적인 직장인 기술보증기금과 한국증권전산(현 코스콤)에 입사했지만 오히려 이직에 대한 열망만 커졌다. 보다 역동적이고 가슴이 뛰는 생생한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찰나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만난 지인의 권유로 인생이 달라졌다. 삼성그룹과 현대중공업, 한국중공업 등이 공동 출자해 만든 연합캐피탈에 입사하면서 투자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KT캐피탈로 자리를 옮겼다. IT기업과 장비업체 중심이었던 최 상무의 투자 시각도 바뀌었다. IT서비스는 물론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영역들을 접했다.

두 곳의 캐피탈사는 최 상무에게 더할나위 없는 좋은 경험이었다. 벤처투자부터 사모투자(PE), 고유계정(PI) 등 다양한 투자를 체득한데다 주요 벤처·PEF에 유한책임출자자(LP) 업무까지 경험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폭 넓은 투자 영역을 가진 심사역이 됐다. 최 상무는 "다양한 투자 방식을 경험하면서 벤처투자에 대한 원칙을 세우는 것과 동시에 다방면에 네트워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KT캐피탈이 사모펀드에 매각된 2016년 최 상무는 결단을 내렸다. 금융계 벤처캐피탈인 SBI인베스트먼트로 둥지를 옮겼다. 동갑내기인 이준효 대표의 적극적인 영입제안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벤처투자를 해나갈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

최 상무가 합류하면서 SBI인베스트먼트의 턴어라운드에도 속도가 붙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그해에만 벤처펀드 7개를 조성했는데 최 상무는 1개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 나머지 2개 펀드는 핵심운용역으로 참여했다. 이듬해에도 SBI크로스보더 어드밴티지펀드를 만들고 2018년에는 3개 펀드에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았다. 기존 운용인력의 변동 등으로 맡은 펀드까지 합치면 그가 관여하고 있는 펀드 자산은 약 4700억원(12개펀드)에 육박한다.

투자 보폭도 넓다. 벤처투자업계를 누벼온 20년간 최 상무의 누적 투자금액은 4900억원(182건, 중복제외)에 달한다. 벤처투자부터 상장사 메자닌, 그로쓰캐피탈, 바이아웃 등 투자 형태도 다양했다. 회수성과를 보면 선구안은 더욱 돋보인다. 평균 투자자본수익률(ROI)이 150%로 집계된다.

SBI인베스트먼트 합류 4년차인 최 상무는 초창기 주도한 딜들이 최근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건 국내 8호 유니콘이 된 '야놀자'다. 두 차례 투자를 진행했고 1회차 투자 건은 일부분 투자금회수가 완료됐다. 나머지 지분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수를 조율한다. 이시기 투자한 세틀뱅크나 모트렉스, 엔바이오니아, 아이스크림에듀도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이중 엔바이오니아는 최 상무의 네트워크 관리가 돋보인 투자 건이다. 이전 직장에서 투자했지만 경영진과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신뢰 관계를 이어갔다. 회사는 손실로 어려웠지만 턴어라운드가 충분할 것이란 판단아래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엔바이오니아가 코스닥에 상장하며 투자금 회수 길이 열렸다.

최 상무는 "엔바이오니아는 당시 재무상황으로 인해 투자심의위원회에서도 저항이 많이 있었다"면서도 "지속적으로 경영진과 네트워크를 이어가면서 충분히 사업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란 확신이 들어 설득 끝에 투자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피엔티나 야놀자, 엔에프씨, 에이프로 등의 굵직한 투자 건에서 2~3배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있다"며 "원활한 투자금 회수로 회사 실적 확대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사 도약과 맞물려 해외투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운용펀드별로 해외투자 가능한 재원이 있을 때마다 투자처 발굴에 나서고 있다. 미국 핀테크기업 'Social Finance, Inc(SoFi)', 중국 시안라이프(Xianlife) 등이 대표적이다.

최 상무는 "해외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기는 어렵지만 운용펀드내 비목적으로는 꾸준히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시안라이프는 편의점을 활용한 신선식품 라스트마일 회사로 성장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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