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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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주총 돋보기]가온미디어, 물적분할에 숨은 전략 '각개전투'7월1일 가온브로드밴드 신설, 미개척 분야 네트워크 장비 부문 '드라이브'

조영갑 기자공개 2020-03-20 11:21:3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6: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방송통신 솔루션 전문기업인 가온미디어가 주력제품인 셋톱박스 사업부문과 네트워크 장비 사업부문을 분할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타깃 시장의 특성에 맞춘 전략을 세워 공략해 나간다는 목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가온미디어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의결한다. 그동안 하나의 사업체였던 네트워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가온브로드밴드)을 세운다는 게 주요 골자다.

가온미디어는 이번 물적분할을 계기로 전문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투자와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총에서 승인을 받으면 신설법인은 7월1일 설립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가온미디어가 실적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물적분할을 통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는 점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가온미디어는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6013억원과 영업이익 290억원을 기록했다. 156억원의 순이익도 냈다. 전년대비 매출액 1.4% 하락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11.1%, 202.0%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주춤했지만 2015년부터 매출액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더할 나위 없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15년 3758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4369억원, 2017년 5284억원, 2018년 60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배당금도 주당 100원(시가배당율 1.2%)을 책정해 총 14억원 가량을 지급할 예정이다.

업계 일각에선 매각 등을 이유로 거론하기도 하지만 가온미디어 측은 "신설법인의 매각, 합병 등의 목적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매각이 전제가 되는 재무제표상 매각자산으로 분류하지 않았다는 점도 힘을 보탰다.


이에 가온미디어가 물적분할 카드를 꺼낸 근본적인 이유로 영업 전략을 재설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타깃시장의 특성에 맞춘 '각개전투'가 핵심이다. 부대(사업법인)를 둘로 나눠 시너지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가온미디어의 사업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현재 주력인 디지털 STB Series(디지털 셋톱박스) 부문과 이 셋톱박스들의 거점 역할을 하는 네트워크 장비 부문이다. IPTV, 위성, 케이블, 지상파 방송 수신 및 양방향 서비스를 수행하는 장비다. 이 두 사업부문에서 2019년 3분기 4600억원의 매출이 나왔다. 전체 매출의 96.5%에 달한다. 나머지 3.5%는 기타부문으로 분류된다.

가온미디어는 내수보다 해외에서 강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2007년 인도 해스웨이(Hathway), 타타스카이(Tatasky), 바르티 에어텔(Bharti Airtel), 터키 도간(Dogan) TV 1 등 대형 방송사와 연이어 셋톱박스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신흥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또 2010년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2015년 일본법인과 멕시코법인을 설립했다. 2017년 미국법인과 네덜란드법인을 설립해 북미와 유럽 IPT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총 11개 해외법인을 통해 누적 90개국 150여개 방송사업자에 방송 솔루션을 제공했다. 해외 매출비중은 70%에 이른다.

가온미디어는 2017년부터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셋톱박스를 선보이면서 기술의 스테이지를 옮기고 있다. KT IPTV 서비스인 기가지니(GIGA Genie)와 SK브로드밴드 NUGU 등이 가온의 기술이다. 기가지니의 경우 출시 2년 만에 약 200여 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새로운 캐시플로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신규 아이템으로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5G 게이트웨이(Gateway)를 개발해 런칭했다.

다만 가온미디어는 그동안 셋톱박스 분야에서 남다른 기술력으로 강세를 보여왔지만, 네트워크 부문은 신규시장을 개척하지 못했다. 이는 실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2018년 기준 네트워크 장비 부문의 매출액은 186억원에 불과한 반면 셋톱박스 부문은 5912억원이다.

이에 가온미디어는 기반을 닦아 온 기존 판매망과 미국, 유럽 등 신규 타깃시장을 대상으로 가온미디어(셋톱박스), 가온브로드밴드(네트워크 장비)를 분리해 접근하겠다는 구상이다. 인도, 터키, 러시아, 미국 등의 시장은 인구 뿐만 아니라 국토면적이 넓기 때문에 각 가정의 송수신기(셋톱박스, 게이트웨이 등)을 이어주는 네트워크 보조장비의 수요 역시 풍부하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사 선정 시 셋톱박스 공급자와 네트워크 공급자를 분리해 입찰에 응할 수 있다는 이점도 생긴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처인 방송사업자 입장에서 셋톱박스 및 네트워크를 동시에 한 업체에 몰아주는 의존성(dependency) 회피가 이슈였다"며 "별도의 법인으로 입찰하면 여기서 자유로워 영업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가 생긴다"고 말했다.

가온미디어 관계자는 "신설법인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미개척 분야로 분류된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면서 "기존 가온미디어가 구축한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하는 동시에 별도의 법인으로 영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가온미디어는 가온브로드밴드 산하 해외법인망을 따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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