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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호텔롯데·신라, 회사채 차환 시험대 [코로나19 파장]올 5400억 만기 도래…면세업 직격탄, 미달 가능성 주목

이경주 기자공개 2020-03-20 14:04:3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파워(AA-)가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달을 기록하면서 AA급도 안정권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AA급 호텔면세기업으로 옮겨 붙고 있다. 항공업과 함께 코로나19 파장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업종인 탓이다.

국내 면세점 1위인 롯데호텔(AA0)과 2위 호텔신라(AA0)는 올해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가 5400억원 규모다. 당장 올 4~5월부터 순차적으로 차환용 회사채를 발행해야 한다. 신용평가사들의 본평가 결과도 주목된다. 항공업체들에 대해선 부정적 방향으로 액션이 이뤄졌다.

◇면세업 직격탄, 악재 속 차환발행 불가피

19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2900억원이다. 4월 27일 1200억원(사모), 7월 21일 1300억원(공모), 11월 2일 400억원(사모)이다. 신라호텔은 총 2500억원으로 5월 29일이 만기다.


양사 모두 상환을 택하기엔 부담이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현금창출력이 어느 때보다 약화됐다. 더불어 차입금이 현금성자산을 크게 웃돌아 유동성 부담이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이 6조5376억원, 차입금의존도는 39.8%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 1조237억원, 차입금의존도 44.3%다.

때문에 차환용 회사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투심이 심상찮은 게 문제다. 포스파워가 최근 짧은 만기로 소액을 공모하는 것도 실패했다. 3년물 500억원 모집에 400억원만 청약됐다. 크레딧물 금리 변동성이 투자판단을 내리기 힘들 정도로 커진 것이 원인이다. 철옹성이었던 AA급 투심에도 균열이 생겼다.

업계는 향후에도 취약업종 중심으로 비슷한 사례가 나올 것으로 봤다. 면세업이 대표적이다. 이미 등급액션(대한항공 하향왓치)이 취해진 항공업종과 가장 긴밀한 연관 산업인 탓이다. 국내외 출입국자가 있어야 매출이 발생하는데 항공사가 운항이 크게 줄었다. 양사는 모두 면세가 주력이다. 호텔롯데는 사업비중이 면세업이 85%, 호텔 10%, 기타가 5%다. 호텔신라는 90%가량에 면세다.


◇메르스로 확인된 충격…코로나19는 더 크다

감염병이 면세업에 주는 충격은 메르스사태에서 확인됐다. 메르스 확산 우려로 2015년 6~8월까지 3개월간 관광경기가 급격히 꺾였는데, 이 기간 면세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5% 위축됐다. 외국 입국수가 50% 줄고, 국내 고객들도 집단시설 이용시설을 피한 탓이다. 다만 메르스사태가 조기에 종식되면서 연간으론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반면 코로나19는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파장이 1년에서 1년 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국의 백신 개발 완료 예정 시점이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중국인 유입이 끊긴 것이 가장 큰 타격이다. 면세 매출 80% 이상이 중국인이다.

특히 최근 수년 동안엔 중국 고객층이 단순 관광객에서 중간상인(따이궁)으로 확대된 것도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이꿍 구매 수요를 결정짓는 중국 내수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위축된 탓이다. 단기 뿐 아니라 중장기 수요 둔화가 염려된다.

A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항공과 연계된 사업이라 당연히 비슷한 강도로 충격을 받고 있다”며 “메르스와 달리 코로나19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적 우려가 심각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등급액션 여부 고심…투심 저하는 불가피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은 등급 액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BBB급인 항공사들과 달리 면세업자들은 AA급이라 위기 대처 능력이 양호하다. 유동성 경색 대비책이 갖춰질 경우 등급 강등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악화 지속기간과 함께 종합적으로 점검해 방향성을 제시할 전망이다. 실적은 상반기까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속기간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 당장 액션 가능성에 딱 부러지게 말하긴 어렵다”며 “우선 실적 충격 규모와 재무적 완충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하거나 유동화시켜 채무에 대응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등급 액션폭이 상대적으로 적을 순 있다”며 “올 5~6월까지 실적과 코로나19 지속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등급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환용 회사채 발행은 기존보다 어려울 질수 있다는 의견이다. A사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론 AA급 안에서도 업황이 안좋은 기업들은 금리 조건이 안 좋아지거나 다른 조달방식으로 선회할 수 있다”며 “양사가 만기 물량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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