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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경영' 퍼스텍, 부채비율 500% 넘겼다 [Company Watch]2년 연속 결손금 탓 자본규모 축소…계약부채 급증 영향도

김성진 기자공개 2020-03-24 10:13:2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후성그룹의 유도무기를 주력으로 하는 방산업체 퍼스텍의 재무지표가 지난해 급격하게 악화했다. 지난 2년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며 부채비율은 500%로 치솟았고 동시에 유동비율은 70%대로 뚝 떨어졌다. 결손금 발생에 따라 자본총액이 줄어든 데다 계약부채가 급증하며 발생한 결과다.

◇항공우주사업 부진 탓 2년 연속 적자

퍼스텍은 유도무기 생산을 중심으로 성장한 순수 방산업체다. 1989년 일찌감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국내서 순수 방산업체로서 상장한 회사는 퍼스텍 외에 LIG넥스원 정도가 꼽힌다. 퍼스텍은 현재 유도무기뿐 아니라 항공우주, 무인화기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운영하고 있다.

퍼스텍은 IMF 이후 법정관리에 돌입했다가 2003년 후성그룹에 편입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기존 부실사업이었던 금융기기 사업을 정리하고 항공우주사업 확장에 공을 들였다. 특히 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국내서 손꼽히는 드론개발 업체로 성장했다.

2010년대 중반까지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2011년 84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매해 꾸준히 늘어 2017년에는 두 배 수준인 1620억원까지 늘었다. 기존 유도무기 사업에 더해 항공우주 및 드론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수익성은 항상 고민거리였다. 매출과 반대로 영업이익은 계속 줄어들며 수익성은 점차 악화했다. 그러다 2018년에는 무려 22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2010년 들어 벌어들인 수익을 모두 상쇄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2019년에도 4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원인으로는 항공우주사업이 꼽힌다. 유도무기사업과 달리 비교적 신사업에 속하는 항공우주분야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주요 매출처인 LIG넥스원과 한국항공우주(KAI)의 최근 실적이 악화함에 따라 그 여파를 그대로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 '줄고' 부채 '늘고'…부채비율 567%

문제는 실적악화와 함께 재무지표가 크게 손상됐다는 데 있다. 퍼스텍이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액은 1548억원으로 전년 1212억원 대비 27.7%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567.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306.9%와 비교해 무려 260% 포인트나 상승한 수준이다.

유동비율도 뚝 떨어졌다. 지난해 말 유동비율은 74.4%로 전년 90.7%에서 16.3% 포인트 하락했다. 유동자산과 유동부채 모두 전년과 비교해 모두 증가했지만 유동부채의 증가규모가 유동자산에 비해 훨씬 더 컸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누어 산출하는 비율로 기업의 단기 재무 안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보통 유동비율이 200% 이상이면 안정적이라고 평가 받는다.


유동부채가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계약부채의 증가다. 2019년 말 퍼스텍이 계약부채로 인식한 금액은 782억원으로 전년 450억원 대비 무려 73.8%나 증가했다. 전체 유동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에 달한다. 계약부채는 기업이 선수금을 받은 경우 인식하는 부채로 향후 계약 이행과 동시에 매출로 인식된다. 퍼스텍의 경우 예를 들어 유도무기를 만들어 고객사에 납품을 하면 그동안의 계약부채가 회계상 매출로 처리되는 것이다. 부채로 잡히긴 하지만 부정적으로 보기만은 어려운 계정이다.

그러나 계약부채 증가가 재무지표를 악화시킨 단 하나의 원인은 아니다. 2018년까지 비유동부채로 잡혔던 전환사채가 2019년도부터 유동부채로 항목을 옮겨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퍼스텍은 2018년 7월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1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사채 만기일은 2023년이지만 올해 6월 27일부터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함에 따라 유동부채로 자리를 옮겼다.

부채증가뿐 아니라 자본총액이 줄어든 게 부채비율을 비정상적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7년 퍼스텍의 자본총계는 800억원에 달했지만 2018년 395억원으로 1년 만에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170억정도 달했던 이익잉여금이 한순간에 157억원의 결손금으로 바뀌며 발생한 변화다. 2019년에는 결손금이 287억원으로 확대되며 자본총계가 27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불과 2년 만에 자본총계가 65%가량 줄어든 셈이다.

퍼스텍 관계자는 "유도무기 외에 항공우주 등 신사업에서 실적이 좋지 않아 적자가 이어졌다"며 "이에 따라 결손금이 발생하며 자본이 줄어들어 부채비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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