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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디지털 후견인제, DT 현업 '구현' 방점 1인 1기술 각 계열사 배정

이은솔 기자공개 2020-03-26 10:24:4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상으로 '디지털 후견인제'라는 독특한 제도를 도입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계열사 CEO들에게 한 가지씩 배분해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CEO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제도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그룹경영회의를 열고 계열사 CEO들에게 1인 1기술을 배정하는 디지털 후견인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AI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빅데이터 분야를 맡기로 했다. 블록체인과 헬스케어는 각각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후견사로 지정됐다.

계열사 CEO를 기술에 대한 후견인으로 지정한 것은 디지털 핵심기술의 실제 구현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다. 신한금융은 이미 계열사 디지털 임원 간 회의체인 디톡을 운영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신한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며 매달 회의를 직접 주최했다.

자회사 설립이나 출자 등 지주 차원에서의 대규모 디지털 사업들도 디톡에서 결정됐다.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하에 올해 초 이성용 신한DS 대표를 신한금융 CDO에 선임하고 회의 배턴을 넘겼다.

다만 실무자와 디지털 담당 임원의 노력만으로는 실제 현업에 디지털 전환을 안착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기술 적용에는 필연적으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전문용어들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예산을 집행할 권한을 갖고 있는 최고경영자가 해당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책임감을 갖춰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디지털 전환을 공동의 책임으로 두기보다는 개인들에게 나눠 건강한 압박을 부여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앞으로는 조 회장과 이 대표가 지주 차원의 디지털 전략을 결정하고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을 세우면 CEO들은 각사에 이를 적용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각 분야에 대한 스터디를 마친 후 6월부터는 한 달에 한 번씩 CEO가 임원 회의에서 직접 해당 분야에 대한 트렌드 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밑에서 뿐 아니라 경영진 단에서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CEO들이 책임감을 갖고 프로젝트를 리드해야 한다며 회장이 직접 후견인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이 낸 아이디어는 디톡에서 보다 구체화됐고 지난 18일 경영전략회의에서 최종 확정됐다. 각 계열사 CEO에게 배정될 기술을 선정하기 위해 담당자가 CEO를 만나 직접 대화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특히 계열사 내부에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네이버와 인공지능 금융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개인신용평가와 문서자동화 등에 AI 적용을 실험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국내 최대 빅데이터연구소 운영 중이고, 오렌지라이프도 신한금융에 인수되기 전인 2018년부터 보험 제증명 과정에서의 보안 강화를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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