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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그룹 완성 중책 맡은 손태승 회장 '코로나19' 위기극복, 라임사태 해결...행정소송 속 M&A 행보 전망

김현정 기자공개 2020-03-26 10:24:4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3: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마침내 2기 체제를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여파를 최소화하고 곧 들이닥칠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가 눈앞에 있다. 무엇보다 그의 임기 내에 우리금융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시켜야 하는 과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행정소송으로 다투는 금융당국과 어떤 식으로 갈등을 봉합할지도 업계의 관심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 후보자로 최종 추천된 이후 3개월간 수많은 고비 끝에 25일 정기주주총회서 회장직을 확정지었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그에게 닥친 과제가 수두룩하다. 먼저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진 가운데 지주 수장으로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에 대한 금융지원 부담이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지주의 건전성 악화를 막는 것 또한 그의 책임이다.

사상 첫 0%대 제로금리 시대가 열린 점도 부담이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에 따른 수익, 예대 마진의 감소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권의 순이익 방어가 큰 고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이 올해 1조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 비중이 90%(자산기준)에 이르는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수익성 악화 우려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환매 중단으로 대규모 피해를 양산한 라임자산운용 사태도 손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골칫거리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판매잔액은 3577억원으로 단일 규모 최대다. 우리은행은 최근 이 일로 압수수색까지 받았고 금융당국의 현장조사는 4월 중하순쯤 예상되고 있다. 해당 건으로 우리은행이 분쟁 조정 신청 대상에도 가장 많이 오른 만큼 금융당국으로부터의 제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손 회장 개인적으로 금융당국과의 행정소송을 진행하면서 2기 경영을 펼치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지난 20일 법원이 금감원 중징계 처분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연임에는 성공했으나 금감원과 본안소송을 두고 법정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감원은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에 불복해 항고하기로 하는 등 손 회장과의 소송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항고는 연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금감원의 지속적이고 일관적 행보가 앞으로 있을 본안소송에서 금융당국의 강한 의지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절차로 풀이된다. 손 회장 측은 금감원의 문책경고 제재 근거가 미약하다는 주장이다.

금감원이 최종 승소하게 되더라도 손 회장의 3년 임기에는 지장이 없다. '향후 3년 동안 금융회사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다'는 내용의 제재효력은 승소한 시점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과의 갈등은 무엇보다 우리금융의 인수합병(M&A)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부담이 된다.

손 회장은 자신의 2기 체제에서 우리금융을 종합금융그룹으로 완성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승인 등의 권한을 쥐고 있는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수적이지만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자산운용사인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부동산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을 잇따라 인수했으나 비은행 강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포트폴리오를 구비해야 한다.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에 대해선 우선매수청구권을 이용해 올해 안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고 증권사, 보험사 등 포트폴리오들도 두루 보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허가 없이는 완성할 수 없다.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가를 부양하고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가 공적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도 손 회장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예보는 올해부터 3년 간 우리금융의 잔여 지분을 매각해 우리금융을 완전 민영화시킨다는 로드맵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주가가 약세를 이어갈 경우 이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예보가 공적자금 1조7000억원을 회수하려면 한 주당 약 1만4000원 수준으로 팔아야 하지만 우리금융 주가는 현재 73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래서 M&A 등 비금융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은 더 부각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손 회장의 2기 체제에서 종합금융그룹을 완성시켜야 한다는 책임이 무거울 수 밖에 없다"며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완성시킬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밖에 손 회장은 DLF 사태로 실추된 고객 신뢰를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며 "오픈뱅킹이나 제3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기존 금융사 뿐 아니라 ICT 기업들과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중요한 시기에 2기 체제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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