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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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인수전 KB지주로 무게추 기우나 의지 강한 KB-보수적인 FI…프로그레시브 생략 가능성도

한희연 기자공개 2020-03-27 14:33:0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4: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이 치러진 이후 매각측과 인수 후보간 줄다리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전략적투자자(SI) 한곳과 재무적투자자(FI) 3곳의 경쟁구도가 펼쳐진 상황에서 매각측의 '빠른 클로징'에 대한 의지 여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속도의 주된 키워드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치러진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 KB금융지주와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가 인수 희망가를 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본입찰 시한을 하루 넘겨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입찰 직후부터 시장 분위기는 KB금융의 우위를 점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본입찰 베팅가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당초 예비입찰에서는 MBK파트너스의 인수 의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본입찰에서는 KB금융지주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시장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이같은 베팅차이가 어느정도 예상돼 온 결과라는 입장이다. FI들은 태생적으로 매물을 인수한 후 가치를 업그레이드 해 더 비싼 가격에 매각, 수익을 챙겨 나가야 하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인수시점부터 엑시트 전략과 예상 가능 수익 등을 측정해 베팅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하지만 SI는 입장이 다르다. 인수회사를 단 몇년간 얼마나 키울 수 있는지가 아닌 다른 점에 방점을 둔다. 현재 자신의 회사가 가진 중장기적인 경영방향과 보유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 등 좀더 봐야 하는 시계가 길다는 얘기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FI들에게 이 매물은 최대한 저렴하게 인수해 가치를 키워 몇년 후에는 SI 등에게 넘겨야 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국내 생명보험사 중에서도 전반적으로 웰메이드(Well-Made) 된 회사라 추가 가치 성장 여지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인수전에 참여하는 FI들이 경쟁자들의 분위기에 편승해 무작정 높게 베팅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거의 모든 업종의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보사 주가 역시 크게 떨어지면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하락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투자기업의 적정 벨류에이션을 따져가며 인수해야 하는 FI 입장에서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해 가격을 높일 수 없다는 얘기다.

반면 KB금융지주의 경우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명분상 여유로운 측면이 있다. 지난해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데다 KB금융 내부적으로도 생명보험업 포트폴리오 강화는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에서 중요한 축이었다. 지속적으로 매물탐색을 해 왔고, 몇몇 매물에 대해서는 프라이빗한 협상이 진전이 된 적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또 어느정도 규모를 갖춘 생명보험사 매물이 푸르덴셜생명 이후에는 딱히 나올 가능성이 적다고 예상되면서 결국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분위기가 내부적으로 감지된다는 설명이다.

KB금융지주는 과거 이사회 벽을 넘지 못해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실패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당시 어윤대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ING생명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여러차례 피력했으나 이사회 반대에 부딪혀 최종 인수는 무산됐었다. 따라서 인수 의지가 강한 KB금융지주의 상황을 고려할 때 경쟁자들을 물리칠 위닝 프라이스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또 푸르덴셜생명 딜은 본사의 전략적 판단으로 깜짝 매물로 나오긴 했지만, 한국법인 자체는 상당히 경쟁력 있는 회사로 평가되고 있다. 설계사 네트워크도 상대적으로 탄탄해 KB금융의 PB 집단과 연결해 시너지를 꾀할 수 있다. 지급여력비율(RBC)이 500%를 웃돌만큼 다른 생보사대비 자본 여력도 튼튼한 편이라 이 점도 베팅가를 높일 수 있는 버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KB금융지주의 강한 인수의지로 인해 경매호가입찰(프로그레시브 딜) 국면으로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미국 푸르덴셜 파이낸셜이 푸르덴셜생명을 매물화 한 배경으로는 새로운 규제 환경에서의 추가 자본투입 부담외에도 최근 본사가 단행한 M&A 건에 대한 내부 비판적 여론 무마 등이 거론된다. 그만큼 매각측도 빠르게 딜을 마무리 하고자 하는 니즈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프로그레시브 딜을 진행해 매각가를 조금 더 올리기 보다는 어느정도 눈높이를 맞춰 준 KB금융을 일찌감치 낙점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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