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운용, ‘상폐위기’ 지스마트글로벌 CB 상각 ‘고심’ [메자닌 투자 돋보기]총투자금 40억 중 12억 미상환…상환여력 불충분 판단시 손실처리 검토
이민호 기자공개 2020-03-27 08:25:0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스마트글로벌 전환사채(CB)를 사모 코스닥벤처펀드에 편입한 흥국자산운용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스마트글로벌이 최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주가가 전환가액을 크게 밑돌아 전환차익 수취가 불가능한데다 주식 매매거래까지 정지된 상황에서 흥국자산운용은 지스마트글로벌의 상장폐지 이의신청 경과를 지켜볼 방침이다. 지스마트글로벌의 상환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원리금 약 12억원 규모 미상환물량을 손실처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자산운용은 사모 코스닥벤처펀드인 ‘흥국코스닥벤처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을 이용해 지스마트글로벌이 2018년 4월 발행한 40억원 규모 7회차 CB를 전량 인수했다. 지스마트글로벌은 스마트글래스와 이미지센서 등을 개발·판매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로 2010년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지스마트글로벌은 지난 23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범위제한에 따른 ‘의견거절’과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른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지스마트글로벌 주식 매매거래는 24일부터 정지된 상태다.
7회차 CB의 경우 원리금 약 12억원이 미상환 상태로 남아있다. 지스마트글로벌은 지난해 수차례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해 7회차 CB 발행액 중 일부를 상환했다. 7회차 CB 풋옵션 행사는 다음달부터 가능하지만 사모 CB 특성상 인수자와 협상을 통해 익스포져를 줄여왔다. 다만 지난해 10월 실시한 주주우선공모 유상증자에서 청약율 미달로 기존 발행예정금액 265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94억원만 발행됐고 이어 12월 진행한 유상증자에서는 아예 발행에 실패하는 등 기존 CB 상환에 필요한 자금 전액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이번 거래정지로 흥국자산운용이 보통주 전환으로 장내에서 엑시트할 수 있는 길은 막혔다. 7회차 CB는 발행 1년 이후였던 지난해 4월부터 전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했지만 애초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며 전환차익 수취가 불가능했다. 감사보고서상 전환가액은 무상증자와 수차례 리픽싱 등 요인을 반영해 2256원으로 내려간 상태이지만 지스마트글로벌 거래정지 직전 종가는 62원까지 추락해 턱없이 낮다.
지스마트글로벌은 다음달 1일까지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으며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개선기간을 부여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개선기간 동안에는 거래정지가 유지되며 무엇보다 7회차 CB 만기가 개선기간 도중이나 종료 직전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흥국자산운용으로서는 만기인 내년 4월까지 보유하고 원금에다 만기이자율 2%를 더해 상환받는 선택지도 있지만 이미 기한이익상실(EOD)로 이자지급이 중단된데다 지스마트글로벌이 CB 상환을 위한 유상증자에 실패한 이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만기에 상환여력이 충분할지도 미지수다. 여기에 7회차 CB에 이어 2018년 11월 발행한 150억원 규모 8회차 CB 중 아직 상환하지 않은 원리금 121억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8회차 CB 만기는 발행 3년 이후인 2021년 11월이다. 지스마트글로벌이 지난해 규모를 크게 줄인 은행권 단기차입금도 지난해말 기준 여전히 20억원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흥국자산운용은 내부적으로 지스마트글로벌 상장폐지 가능성을 따져보고 미상환분 약 12억원을 모두 손실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말 기준 ‘흥국코스닥벤처’ 순자산규모(NAV)가 156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펀드 내 지스마트글로벌 미상환 CB 편입비중은 7~8%로 추정된다. 상각시 펀드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흥국자산운용 관계자는 “지스마트글로벌의 상장폐지 이의신청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자산평가는 경과에 따라 내부평가위원회에서 검토해 진행할 예정이며 전액 상각할 경우 NAV 기준 약 7%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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