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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콘텐츠업 리포트]'영화 참패' 키이스트, 드라마 제작으로 만회 노린다2017년 보이스로 전환점 마련,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 제작

조영갑 기자공개 2020-04-02 08:30:11

[편집자주]

'오스카 4관왕'에 오른 기생충 이후 한국 영상 콘텐츠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등 OTT의 영향으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계 곳곳에 ‘K-Contents’가 침투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영상 콘텐츠의 가치를 재입증해주고 있다. 더벨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의 전방에서 활약하는 기업을 조명해 발전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SM)의 자회사 키이스트가 기존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을 넘어 콘텐츠 제작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잇따라 실패했지만 국내 세 번째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나서는 등 드라마 부문에서는 입지를 굳히면서 자신감이 커진 탓이다.

일각에서 SM의 최대주주 이수만 회장이 키이스트를 CJ ENM의 ‘스튜디오드래곤’이나 중앙미디어의 ‘제이콘텐트리’ 같은 드라마 콘텐츠 전문 제작사로 육성하려고 한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키이스트는 올 9월 공개가 예정돼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영화에서는 잇따라 실패를 맛봤지만 드라마 '보이스'를 기점으로 최근의 '하이에나'까지 드라마 제작에서는 일정하게 성과를 보고 있다.

실제로 키이스트는 대표 IP였던 배우 김수현을 앞세워 2013년 영화 '위대하게 은밀하게'에 공동제작으로 참여해 7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자체 제작 영화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와 150억원이 투입된 영화 '리얼'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영화 제작은 스톱된 상황이다.

반면 키이스트의 드라마 제작 사업부문의 비중은 2018년을 기점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2017년 66억원에 불과하던 드라마 제작 매출은 2018년 1년만에 162억원으로 245% 성장했다.

키이스트는 흡수합병 전 자회사였던 콘텐츠케이를 통해 △울랄라 부부 △학교 △비밀 △응급남녀 △신의 선물 △밤을 걷는 선비 △피리부는 사나이 등을 제작, 방영했으나 업계를 뒤흔들만한 ‘한 방’은 부족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러나 OCN에서 방영한 드라마 ‘보이스’를 통해 전환점을 마련했다. 2017년 시즌 1이 제작돼 케이블 시청률 6% 수준까지 도달했던 보이스는 2019년 7월 시즌 3까지 제작, 방영되면서 키이스트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업계에 증명하는 IP가 됐다. 특히 보이스 시즌2는 최고 시청률 7.1%까지 도달하면서 흥행했다.

보이스를 통해 드라마 제작 능력을 검증 받은 키이스트는 현재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스튜디오드래곤과 에이스토리에 이어 국내 세 번째 사례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작이 완료된 상황이지만 넷플릭스의 방영 스케줄 상 공개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제작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키이스트 역시 넷플릭스와의 계약상 금액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상 넷플릭스가 편당 1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리쿱(지원)하는 관례에 비춰봤을 때 6부작 기준 6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제작 용역 관련한 매출은 올해 1분기 부터 재무제표에 인식될 예정이다. 이 경우 키이스트의 드라마 제작 매출의 비중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2019년 3분기 기준 드라마 제작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18%까지 늘었다. 2018년은 6.1% 수준이었다.

키이스트의 사업 부문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매니지먼트 부문, 해외 엔터테인먼트 부문, 드라마 제작 부문이다. 이 중 콘텐츠 제작사로서 가장 큰 딜레마는 영화제작 및 투자 부문이다.

2015년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를 제작해 이듬해 개봉했지만 흥행에 참패했다. 제작비 45억원이 투입됐다. 손익분기점은 300만명 수준이지만 총 관객 동원은 120만명에 그쳤다. 김수현 주연의 영화 ‘리얼’ 제작에도 일부 투자를 단행했지만 총관객 수는 47만명에 그쳤다. 리얼은 순제작비만 150억원 이상 투입된 대작이다.

업계 관계자는 "키이스트는 김수현과의 계약을 유지하고 있을 당시부터 영화제작 및 투자에 공을 들여왔으나 투자와 제작에서 잇따라 실패를 보면서 현재는 드라마 제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면서 "영화는 고위험 고수익 IP지만, 드라마의 경우는 광고, 제작지원(PPL), 방영수익 등 다양한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영업적자도 키이스트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제작사의 특성 상 매출액 중 매출원가(제작비)가 지나치게 높은 게 원인이다. 2018년 103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24억원의 영업손실, 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매출액 중 매출원가 884억원으로 90% 수준에 달한다. 2019년 역시 1002억원의 매출액,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원가는 86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키이스트는 배우 배용준이 2006년 인수하면서 매니지먼트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8년 SM은 배용준의 구주 1945만주(25.12%)를 500억원에 인수하면서 그룹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현재 SM은 키이스트의 지분 25.30%를 비롯해 S.M.ENTERTAINMENT JAPAN 6.11% 등 총 31.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키이스트 인수 후 대표 자산 중 하나였던 배우 김수현이 계약 만료와 동시에 새 둥지(골드메달리스트)로 떠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같은 해 4월 SM의 계열사 SM C&C의 드라마사업부문을 양도한 데 이어 7월 제작사인 콘텐츠케이를 흡수합병 시키면서 영상콘텐츠 제작기업으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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