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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경영권 방어 성공' 조원태, '자본확충' 카드 꺼냈다경영 행보 힘싣기 풀이…주주배정 증자·영구채 발행 검토할 듯

박상희 기자공개 2020-03-30 11:11:1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의 자본확충 계획을 밝혔다.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이후 발표한 담화문에서 대한항공의 유동성 확보 방안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 회장은 29일 담화문에서 "기존에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으로 회사의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도 촉구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는 단일 기업이나 산업군만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어렵다"면서 "회사의 자구 노력을 넘어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자본확충 언급은 주총에서 재선임 안건이 통과된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경영 행보에 힘을 실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조 회장의 재선임 안건은 찬성 56.67%, 반대 43.27% 득표로 통과됐다.

만약 재선임 안건 통과가 불발됐다면 조 회장은 한진칼 이사회 멤버에서 제외되면서 한진그룹 지주사 경영에서 배제될 위기였다. 조 회장은 주총 표대결 승리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자마자 '대한항공의 자본확충'이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3자연합에 보란 듯이 경영 행보를 가속화했다.

대한항공의 자본확충은 유동성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코로나19 확산 위기로 전세계 항공업이 존폐 갈림길에 서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역시 전대미문의 위기와 마주했다.

조 회장은 담화문에서 "항공산업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대한항공의 경우 90% 이상의 항공기가 하늘을 날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흔들리면 한진그룹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된다. 조 회장의 자본확충 계획은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버틸 수 있도록 유동성 확보에 나서겠단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향후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항공기 운임 등 매출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ABS를 통한 조달규모는 대한항공 약 2조원이다. 대한항공은 이달에도 6227억원 규모의 ABS 발행을 확정했다.

다만 ABS 발행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ABS 발행으로 잠시 숨통이 트였지만, 대한항공이 올해 차환하거나 상환해야 하는 총 차입금은 4조5342억원이다. 대한항공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약 2조2370억원(영구채 포함)으로, 4950억원은 올해 만기가 돌아온다.

대한항공의 자본확충 방안으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나 영구채 발행 등이 유력하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1411억원 규모다. 영구채는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 발행은 자본으로 인식돼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으면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군 역할을 할 수 있는 재무적투자자(FI) 확보가 가능하다면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한진그룹의 이같은 자구안과 선제적 대응 조치는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저비용항공사(LCC) 대상으로 최대 3000억원 규모의 긴급 융자를 발표했던 정부는 대규모 기업구호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하면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양대 국적사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만간 대한항공 자본확충을 위한 이사회가 열릴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자본확충 계획 방법은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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