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매각]CMB 매물 가능성…매도자 우위 변할까?수도권 점유율 따라 '부익부 빈익빈' 예상…LGU+ 행보 변수
원충희 기자공개 2020-04-03 08:21:2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2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HCN이 공식매물로 나올 때만 해도 매도자 우위(Seller’s market)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았다. 통신 3사 중에서 누가 인수하더라도 시장지위에 변화가 생기며 경쟁자인 딜라이브의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였다.문제는 가입자 수로 5위에 해당하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MB가 매물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원매자 3곳에 판매자도 3곳, 동수가 이뤄지면서 매도자 우위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키는 LG유플러스가 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미 4~5년 전부터 현대HCN을 매각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IPTV가 득세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케이블TV는 사업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로 매각성공 가능성이 낮았다. 합산규제는 IPTV와 케이블TV 합산 가입자 수로 본 시장점유율이 3분의 1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독과점 규제다. 2018년 6월부로 이 제도는 일몰이 되면서 현재는 규제공백 상태다.
때마침 이동통신사들과 유료방송사업자의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변화를 맞이하는 상황이 도래했다. 무엇보다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가 운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HCN의 몸값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현대백화점그룹 내부관계자는 "규제 일몰로 인해 현재 현대HCN의 값어치가 가장 높을 때라고 판단했고 실제로 원매자가 줄을 서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HCN 매각에 우호적인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물밑에서 CMB가 매물로 나올 움직임이 포착되자 분위가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아직 공식발표(announce)는 하지 않았지만 원매자 셋에, 실제·잠재매물 셋으로 동수가 된 분위기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수도권 점유율이 큰 일부 매물(딜라이브, 현대HCN)에 원매자가 몰리는 부익부 빈익빈이 예상된다"며 "다만 CMB가 언제 매물로 나올지 모를뿐더러 LG유플러스도 가변요소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옛 CJ헬로)의 지분 50%+1주를 인수하면서 현금성자산으로 8000억원을 지불했다. 현금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5G 투자 확대와 LG헬로비전 인수재원 마련을 위해 공격적으로 차입을 늘린 정황이 보인다.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 6373억원인데 이 가운데 매각 예정으로 분류된 현금성자산 1629억원을 제외하면 가용자산은 4743억원이다. 지난 1년 동안 장기차입금은 1조1000억원, 공·사모 사채가 1조4841억원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2조5924억원에서 5조1343억원으로, 순차입금비율(순차입금/자본총계)은 37.83%에서 69.86%로 뛰었다. 다만 PG사업 매각으로 36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될 예정이라 재무건전성이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현대HCN 가격은 적어도 5000억원 이상이다. 물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현대퓨처넷)에 현금성자산 4000억원 남겨두는 만큼 기업가치가 상당히 줄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의 재무여력이 현대HCN을 무리 없이 인수할 정도가 되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SK텔레콤이 가장 유력한데다 KT도 합산규제 일몰, CEO 교체 등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며 "LG유플러스가 어떤 행보로 나서냐에 따라 셀러즈마켓이 될지, 단순방정식 혹은 고차방정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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