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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우리·SC·농협, 건전성 집중 모니터링 착수대출연장 적극 고려, 자금지원 방안 논의...등급 재조정 미정

손현지 기자공개 2020-04-08 10:36:5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SC제일은행·NH농협은행이 여신 건전성 등급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코로나 19사태와 더불어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해외 수주 부진이 겹치면서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이 극대화된 탓이다. 향후 채권 만기까지 도래하면 리스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들은 당분간 두산중공업에 대해 기존 '정상' 등급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1조원 자금수혈 처방으로 리스크가 경감됐다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보수적인 여신심사는 충당금 적립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 크게 작용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제일·농협은행이 내부적으로 건전성등급 재조정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 리스크담당 관계자는 "건전성등급 조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집중 모니터링에 돌입했다"며 "현재로서는 대외적인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대부분 대출 만기 연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부는 두산중공업 익스포저를 감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당금을 적립하게 되면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비율(BIS) 하락으로 이어진다. 정상으로 분류한 대우중공업 여신을 요주의나 고정이하로 조정하게 된다면 충당금을 현 수준에서 2배는 더 쌓아야 하기 때문에 자산 건전성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중공업은 자금조달이 어려운 가운데 차입금 만기가 집중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4조9000억원 가운데 4조원이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시장에서 조달한 회사채 등 차입금 1조2000억원도 올해 상환해야 한다.

이에 따른 은행권 두산중공업 익스포저(대출·지급보증 등 위험 노출액)도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1조4000억원)과 산업은행(7800억원)이 대부분이며 외국계 은행이나 회사채, 2금융권 차입금이 1조9000억원을 책임진다.

그 중 일반 시중은행 부담액도 5170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2600억원으로 익스포저가 가장 크며 그 뒤를 SC제일은행(1780억원), 농협은행(1400억원) 순으로 잇는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나섰다. 지난달 27일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을 긴급수혈했다. 마이너스 통장 개념의 한도여신(Credit Line)인 형태로 유동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해준 셈이다. 채권단은 두산그룹 계열주가 갖고 있는 두산 계열사에 대한 지분(두산중공업 보통주 1억1355만9768주, ㈜두산 주식 361만2970주)과 두산타워 등을 담보로 잡는다.

문제는 주채권은행의 지원금이 5~6월까지 필요한 자금(1조1000억원)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처방용이라는 점이다. 당장 이달 말부터 6000억원 규모의 외화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내달 중으로는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해 대다수 투자자들이 풋옵션(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은행 차입 부담은 잔존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농협은행의 경우 두산중공업의 대출 만기일을 연장해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담보인 토지와 건물의 장부가(2조7000억원)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기업어음(CP) 등 단기차입금도 유동성(6600억원)과 여신한도(4조2000억원)을 고려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재무적 리스크가 여전히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과 사업실적, 채무상환 능력 등을 고려하면 차환부담은 여전하다는 해석이다. 두산중공업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30%(연결기준 300%)까지 높아졌다.

이에 건전성 등급 하향, 충당금 적립을 염두에 둔 모니터링은 강화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지켜본 뒤 관련 익스포저에 대한 신용등급을 재분류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불확실성은 증폭되겠지만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오르더라도 익스포저에 대한 위험 부담이 사라졌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은행 리스크 담당 임원은 "두산그룹 차원에서의 면밀한 모니터링 작업도 수반되야 한다"며 "등급재조정에 대한 명확한 증거나 사실도 제공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두산중공업 실사 결과가 나와야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자금지원과 관련 뚜렷한 방향성은 잡지 못했다"며 "이달부터 진행하는 두산중공업에 대한 정밀 심사(스트레스 테스트)를 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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