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회장보다 ㈜LS 지분율 높아진 3세 구동휘 [지배구조 분석]최대주주·특수관계인 41명중 지분율 3위…3세 중 독보적
박기수 기자공개 2020-04-07 08:34:2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기업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국내 기업집단에서 각 오너들의 지분율은 매번 시장의 관심사다. 같은 양의 지분 매입이라도 전문경영인의 매입과 오너의 매입은 무게감이 다르다. 특히 그 그룹에 승계 이슈가 걸려 있거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과제가 있을 경우 '이유 없는' 오너의 지분율 변화는 드물다. 재계 순위 17위(2019년 기준)의 LS그룹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LS그룹은 올해 들어 3세들의 지주사(㈜LS) 지분 매입이 활발한 곳이다. 3세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인물은 구동휘 ㈜LS 전무다. 1982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쳐도 40세가 되지 않은 젊은 나이에 구 전무는 벌써 ㈜LS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단 41명 중 세 번째로 지분율이 많은 인물이 됐다. 6일 기준 그의 ㈜LS 지분율은 2.56%다.
구 전무는 지난 3월 말 지분 매입 이후로 아버지인 구자열 LS그룹 회장(2.5%)보다 지분율이 높아졌다. 현재 구 전무보다 지분율이 높은 인물은 '2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4.25%)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2.62%) 외엔 없다.
구 전무는 현재 지주사에서 밸류매니지먼트(Value Management) 부문장을 맡고 있다. 2013년 LS산전의 차장으로 입사한 그는 2016년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진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1년 뒤 지주사로 근무지를 옮긴 뒤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했다.
그의 지주사 지분 취득 역사도 눈여겨볼 점이다. 20대 시절부터 지주사 지분을 일정량 보유하고 있었던 구 전무는 2015년 지분율을 2.05%로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후 약 3년간 변화가 없다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지분을 계속 매입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제 막 2분기가 시작된 시점이지만 연초 대비 지분율을 0.34%포인트 끌어올린 구 전무다. 적극적 매입이 시작된 2019년부터 현재까지 구 전무가 지주사 지분 취득에 들인 돈만 61억원에 육박한다.
구동휘 전무의 눈에 띄는 지분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업계에서는 LS그룹이 미래 그룹을 이끌 적임자로 구 전무를 낙점했다고 보고 있다. 물론 LS그룹의 3세 시대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여전히 LS그룹을 이끄는 회장단은 2세들이고, 구 전무의 경력이나 나이 등을 미뤄봤을 때 총수를 맡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그룹 총수인 구자열 회장의 뒤를 이어 차기 총수로 유력하게 점쳐지는 인물은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다. LS그룹은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계와 구평회 E1 명예회장계,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계 등 총 세 집안이 뭉친 구조다. 1세들의 시대가 가고 '구태회·평회' 집안의 장남이었던 구자홍 회장과 구자열 회장이 각각 과거와 현재 LS그룹 회장을 맡았다. 다음 그룹 회장이 유력한 '두회' 집안의 장남이 바로 구자은 회장이다.
이처럼 3세 시대가 멀었음에도 업계가 구 전무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지분율과 함께 LS그룹 가계도 내에서의 그의 위치다. LS그룹은 공식적으로 "3세로의 승계는 먼 미래의 일"이라면서 "오너들의 지분 매입 배경은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가계도 상 구 전무는 구자은 회장의 시대가 끝난 후 3세 승계 시점에서 회장으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다.
구동휘 전무는 1세 중 둘째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현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LG그룹과 같이 '장자 승계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LS그룹에 남아있는 유일한 '장자의 아들'인 셈이다.
구 전무가 유일한 '장자의 아들'인 이유는 구태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인 구본웅 대표가 LS그룹 경영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포메이션8'이라는 자신만의 사업을 꾸리고 있다. 훗날에도 가업을 물려받을 확률이 낮다. 심지어 구본웅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로 지주사의 지분을 모두 팔아 잔여 지분을 '0'으로 만들기도 했다.
여기에 구자은 회장은 아들이 없다. 이점도 장자 승계 원칙 하에서 구동휘 전무가 차기 그룹을 이끌 인물로 집중받는 이유다.
다른 3세들의 상황은 어떨까. 그들도 올해 ㈜LS의 주식을 조금씩 매입하고 있다. 구본웅 대표와 구동휘 전무를 제외하고 LS그룹 3세 경영인들은 총 세 명이다.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과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다. 각각 구자엽 LS전선 회장, 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의 아들들이다. 이들은 모두 세 집안 중 첫째 집안인 '구태회 명예회장'계다.
구본규 부사장과 구본권 상무는 올해 지분 매입을 통해 ㈜LS의 지분율을 각각 0.18%포인트, 0.02%포인트 끌어올렸다. 각각의 현재 지분율은 0.82%, 0.15%다. 구본혁 부사장의 경우 지난해 지분 수증으로 0.14%포인트를, 올해 지분 매입으로 0.21%포인트를 끌어올려 현재 1.63%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상승 폭과 절대적인 지분율로 봤을 때 구동휘 전무보다는 한참 못 미친다.
이미 LS그룹 밖 재계에서는 구동휘 전무를 미래 회장직 레이스에서 독보적인 인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최상단 회사에 해당하는 지주사에서 근무하는 LS그룹 3세는 구동휘 전무가 유일하다"라면서 "구자은 회장 시대가 가고 3세 시대가 찾아왔을 때 구동휘 전무가 그룹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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