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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설 휩싸였던 마켓컬리, 투자유치 받은 배경은 EV 9000억 중반 인정…BEP까지 매각 어렵다 판단한 듯

최익환 기자공개 2020-04-08 10:39:3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외부 투자유치에 성공한 마켓컬리에 시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매각에 나섰지만 원매자들에게 수익성 증명에 어려움을 겪었던 마켓컬리는 당분간 매각 추진 대신 투자유치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잠재적 원매자로 꼽히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유통 대기업 역시 당분간 마켓컬리의 수익성 확보 여부를 지켜볼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는 최근 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유치 계약을 위해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주주사인 △DST △힐하우스캐피탈 △세콰이어캐피탈 등은 계약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조만간 투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유치 과정에서 준용된 컬리의 기업가치(EV)는 9000억원대 중반이다. 당초 컬리는 총 2500억원 규모로 투자유치 작업을 시도했으나 기존 주주사들 이외엔 참여한 투자자들이 없어 2000억원 미만으로 투자유치를 마무리 짓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컬리는 매각설에 휩싸인 바 있다. 회사 측과 오너인 김슬아 대표 등이 언론에 직접 나서 매각설과 상장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이들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일부 대기업 전략적투자자(SI)의 내부 검토설이 시장에 확산된 탓이었다. 실제 일부 IB가 마켓컬리의 인수 의향을 CJ와 카카오 등 일부 SI에 태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매각설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새벽배송 시장에 이미 신세계와 쿠팡 등 굵직한 SI들이 진출해있어 성장성이 제한되는데다, 기업가치 상승을 노리고 투자한 외국계 벤처캐피탈(VC) 등이 원하는 조건을 맞추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컬리가 아직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시각 역시 매각설에 찬물을 끼얹었다. 실제 지난해 컬리는 4289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순손실은 975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회사 측은 물류센터 투자로 인한 일시적인 손실 증가라고 설명하지만 기본적으로 포장과 배송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새벽배송의 특성상 판매량 증가에 따른 손실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TV광고와 물류센터 확충 등 컬리의 공격적 투자가 결실을 맺으려면 현재의 수익구조를 개선할 방안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해야할 것”이라며 “컬리 입장에서도 수익성 모델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SI나 PEF로의 매각이 어렵다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투자유치에 기존 주주사들 이외에 참여한 곳이 없다는 점이 시사점을 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유니콘 기업을 포함한 벤처기업에 대한 PEF 업계와 SI들의 투자가 주춤한 이유로 ‘낮은 수익성’이 꼽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비록 벤처기업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전까지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지만, 명확한 수익모델 없이는 VC 이외에 투자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일부 SI 역시 컬리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향후 얼마만큼의 자금이 더 투입되어야하는지 여부와, 현재의 저수익 고비용 구조를 바꿀 수 있는지 여부를 집중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이들 SI는 오프라인 유통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꿈꾸고 있지만, 컬리 등 온라인 커머스업체의 수익성이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를 강행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PEF 업계 역시 현금창출력이 증명된 상황에서야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 다수다.

한편 컬리 측은 투자유치 여부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컬리 관계자는 “투자유치에 대한 내용은 거래가 완료되기 전까지 공표할 수 없다”며 “현재 이와 관련해 어떠한 내용도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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