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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셰일기업 파산…국내 운용사 첫 부실자산 발생 [코로나19 파장]한화운용, 하이일드 채권 부실자산 공시…셰일업계 '줄도산' 가능성 '제기'

허인혜 기자공개 2020-04-09 07:48:1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7일 13: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 하락으로 미국의 대형 셰일업체 화이팅 페트롤리엄(Whiting Petroleum)이 파산을 신청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에서도 부실자산이 발생했다. 해외 대형 셰얼업체가 도산하면서 일어난 첫 번째 투자자산 부실 사례다. 한화자산운용 하이일드 채권 상품의 화이팅 페트롤리엄 발 부실자산 규모는 11만5000달러로 큰 금액은 아니지만 미국 내부에서 셰일업체의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한화단기하이일드증권 모투자신탁(채권)'에서 11만5000달러(약 1억4000만원)의 부실자산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미국의 대형 셰일업체인 화이팅 페트롤리엄이 미국 연방파산법 제11장에 의거한 파산 신청을 하면서다. 남은 자산의 평가금액은 1만2462.44달러다. 미국 시장에서의 거래가격을 반영해 1달러당 10.83센트로 평가했다.

설정액 대비 부실자산의 규모가 크지는 않다. 한화단기하이일드증권 모투자신탁의 설정액은 603억8100만원으로 2012년 3월부터 운용됐다. 다만 원유가격이 바닥을 모르고 내려앉으며 글로벌 셰일가스 업체의 도미노 파산에 대한 우려도 깊어진 상황이다.

셰일업계가 붕괴한다면 국내 자산운용업계에도 투자자산 연쇄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셰일가스 업계는 신용등급은 낮고 투자금은 많이 필요해 하이일드 채권을 다량 발행한다. 미국 내에서만 2013년부터 현재까지 셰일가스 관련 하이일드 채권 발행량이 3200억달러에 육박한다.

화이팅 페트롤리엄의 파산은 유가폭락으로 위기를 맞은 글로벌 셰일업계의 줄도산 '신호탄'으로 불린다. 화이팅 페트롤리엄의 파산이 회사 자체의 운영 문제라기보다 국제 유가 폭락에 따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표적인 원유 수요처인 글로벌 항공업계가 하늘길을 멈추는 등 3500만 배럴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유가가 뚝 떨어졌다. 글로벌 원유 총 생산량은 1만5000만 배럴 수준이다.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오랜 샅바싸움도 유가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셰일가스 업계는 원유가격 하락으로 '셧다운'됐다. 셰일가스의 시추 비용(채굴 원가)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셰일가스가 높은 채굴 비용에도 수익을 내려면 유가가 최소한 배럴당 40~50달러 선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유가는 20달러 안팎을 기록 중이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6.08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20.09달러까지 폭락한 바 있다.


국제 유가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목소리도 높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긴급 감산 협의에 돌입한다고 하더라도 감소된 수요에 비해 생산량 축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코로나19가 쉽게 종식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덧붙여지면서 미국 내 전문가들은 2분기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미만으로 유지되리라고 봤다. 미국 씨티그룹은 2분기 브렌트유 가격을 17달러로 전망하기도 했다.

화이팅 페트롤리엄 외에도 옥시덴탈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 캘론 페트롤리엄(Callon Petroleum)도 실질적인 어려움에 봉착했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미국 내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손꼽히는 곳으로 석유와 셰일가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캘론 페트롤리엄은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석유와 천연가스 사업체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3월 배당금을 줄인 데 이어 임직원의 임금을 삭감했다. 오스카 브라운(Oscar Brown)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부사장은 실적악화의 책임을 지고 4월 사퇴했다. 콜론 페트롤리엄은 부채를 재조정하기 위해 전문가를 수소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즈(FT), CNBC 등 외신들은 이번 첫 파산으로 셰일가스 업계의 도미노 붕괴를 우려했다.

국내 채권운용 전문가들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원유가격 반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대형 자산운용사 채권전문 매니저는 "코로나19뿐 아니라 지정학적 관계 여파가 오래 지속된 만큼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독단적으로 석유가격을 좌지우지하다 OPEC+가 가세하면서 석유가격 전망이 한층 복잡해졌다"고 답했다. 이어 "예정된 회의에서 어떻게 협의를 하느냐에 따라 한 번에 회복될 수도, 장기화될 수도 있지만 낙담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종합 자산운용사 채권전문 운용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을 두고 서로 주도권 싸움을 하다 무산되며 공급발 충격으로 가격이 하락한 게 시발점"이라며 "코로나19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가들의 경제가 멈추며 원유의 수요도 떨어졌고 앞으로의 전망을 선반영해 유가가 상당히 하락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유가 하락에 따라 셰일가스 업계가 도산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졌다. 그는 "미국의 셰일업체들은 공격적으로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켜 영업을 해 왔던 특징이 있다"며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 전체적인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의 압박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미국에서도 모든 셰일가스 업체가 일시적으로 부도를 맞는 상황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지원이 뒷받침되리라고 본다"며 "셰일업계의 완전한 파국보다는 레버리지가 높았던 공격적인 업체 순으로 시장에서 사라지는 측면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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