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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KAI, 'RPA' 도입 신의 한 수 되나올 1월 100여개 업무 적용, 소요시간 82% 감축 효과…코로나 19 사태에 활용도 늘어

김성진 기자공개 2020-04-09 13:06:1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8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들에게 더 이상 피해갈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기존 아날로그 업무 방식에서 디지털로 갈아타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조성되고 있다. 기업의 규모가 거대하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을 상대로 사업을 벌인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변화하는 기업 간 소통체계에도 발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KAI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입은 상당히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AI는 국내 유일하게 전투기를 제조하는 업체로 규모가 상당할 뿐만 아니라 보잉, 에어버스 등 글로벌 기업과 함께 진행하는 사업도 많기 때문이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RPA 도입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승인했다는 것은 그만큼 필수적인 지출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재 KAI의 CFO 역할은 김준명 관리본부장이 맡고 있다.

RPA 업계에 따르면 KAI는 최근 글로벌 RPA 기업인 오토메이션애니웨어의 RPA를 도입해 디지털 업무 환경을 구축했다. 지난 1월 약 100여개 업무에 자동화를 실현했으며 기존 업무 시간 대비 82% 시간을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RPA는 반복적이고 정형적인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다. 기존 사람이 하던 일을 '봇(Bot·로봇소프트웨어)'이 처리하도록 프래그래밍해 업무 시간과 함께 오류를 줄이는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RPA 도입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다 정부가 주 52시간제를 도입하자 인력공백을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집중 조명받기 시작했다.

KAI는 이번 RPA 프로젝트를 상당히 신속하게 진행했다. 지난해 7월부터 RPA 프로젝트에 착수한 KAI는 6개월 만인 올 1월 RPA 적용을 끝마쳤다. 프로젝트 규모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도입을 완료했다는 평가다.

RPA 도입을 위해서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하던 업무들의 속성을 분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보도자료를 통해서는 약 100여개 업무에 RPA를 도입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위해 약 300여개의 업무 과정을 꼼꼼히 분석하고 선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전부터 RPA 도입을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RPA 도입은 철저히 효율성에 맞춰 진행됐다. 우선적으로 선별된 300여개의 RPA 도입 대상 업무들 중 예상 투자자본수익률(ROI)이 높은 업무들 순으로 도입 순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은 성과를 위한 투자다보니 재무부서에서 수익성을 꼼꼼히 따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KAI의 재무를 총괄하는 인물은 김준명 관리본부장(상무)이다. 커뮤니케이션실장을 맡고 있는 김 상무는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관리본부장도 겸임하게 됐다. 이번 RPA 프로젝트 말미에 CFO 역할을 맡은 김 부문장은 향후 추가적인 RPA 도입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KAI의 RPA 도입은 최근 코로나 19 탓에 글로벌 항공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사람의 일을 '봇'이 대신 처리한다는 것은 반대로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뜻으로도 파악 가능하다. KAI는 에어버스, 보잉 등과 함께 진행하는 사업들이 많아 일부 사업의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KAI는 국내 유일하게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을 양산하는 업체로 유명하지만 매출 상당부분은 단순 기체부품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적 항공기 제작 업체인 보잉, 에어버스 등과 민수기를 공동 개발하거나 부품을 납품하는 식이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현재 코로나 19 사태로 세계 각지의 공장을 문을 닫는 등 타격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



KAI가 최근 공시한 2019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구체적인 사업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업보고서 '사업의 내용' 내 '(나) 회사의 영업전략 및 개발생산, 판매활동의 개요'를 보면 KAI는 현재 국제공동개발사업으로 에어버스 A350, 보잉 B787 등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에어버스 A320과 보잉 737은 후속 사업으로 예정돼 있다.

기체부품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상당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KAI가 거둔 매출액 3조1000억원 중 43.91%를 차지하는 1조3700억원이 기체부품 부문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해서 36.6% 증가한 수준으로 기체부품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KAI 관계자는 "B2C 기업이 아니다 보니 사업구조상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피해가 크지는 않다"면서도 "보잉이 타격을 받아 그에 따라 영향을 받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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