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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 비즈보드에 여민수 공동대표 재조명 NHN·이베이코리아 거쳐 2016년 카카오 합류…톡비즈 올해 매출 1조 유력

성상우 기자공개 2020-05-12 08:18:3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1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지난해 말 시작한 신규 광고 상품 '비즈보드(카카오톡 비즈보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비즈보드는 지난해 말 정식 서비스 직후부터 일평균 매출 5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1분기 광고 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카카오 비즈보드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시장 전반에 걸친 불황에도 비즈보드 사업이 포함된 톡비즈 부문 매출은 올해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비즈보드는 카카오의 오랜 숙원이었던 '카카오톡 수익화'를 이뤄 낸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이 사업 성공 배경으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인물이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다. 광고 전문가인 여 대표는 지난 2018년 전임 임지훈 대표에 이어 대표직에 오르면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미션으로 부여받은 바 있다. 대표 취임 2년만에 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셈이다.

비즈보드가 카카오의 핵심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성공시킨 여민수 대표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여 대표는 광고 및 마케팅 분야에서 전 경력을 쌓아온 광고 전문가다. 오리콤과 LG애드에서 일하다가 2000년 NHN e비즈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범수 의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이베이코리아 상무와 LG전자에서 글로벌마케팅부문 상무 등을 거쳐 2016년 8월 카카오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약점으로 꼽히던 광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김 의장이 전격 영입했다.


카카오 광고사업부문 총괄부사장이 된 여 대표는 카카오의 광고 사업을 대수술했다. 이 시기에 카카오의 광고 경쟁력이 높아졌고, 오랜 숙제인 '수익성'을 위한 기반도 다져졌다는 평가가 그에게 붙는다. 모바일과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디지털 마케팅 패러다임도 꾸준히 제시해왔다. 그가 기획한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개인 맞춤형 광고는 광고주와 이용자 모두로부터 호평받았다는 설명이다.

광고사업 혁신에 집중하던 그를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한 것은, 카카오톡 플랫폼의 수익성을 높이라는 김 의장의 싸인이었다. 전임 임지훈 대표가 구축해놓은 플랫폼과 사업 기반을 활용해 본격 돈을 벌어들이는 경영을 하라는 의미였다.

여 대표는 대표직 2년만에 김범수 의장의 이 주문에 확실하게 화답했다. 지난해 상반기 1000억원대 초반이었던 톡비즈 부문 매출은 4분기부터 2000억원대로 뛰었다. 신규 광고 상품 비즈보드를 서비스하면서부터다. 매출 증가분이 모두 비즈보드에서 발생했다. 8월초 2~3억원 수준이었던 비즈보드 일평균 매출은 12월 들어 5억원을 넘어서면서 호조를 이어왔다. 광고주 수 역시 지난해말 3000개를 돌파했다. 비공개테스트(CBT)기간까지 포함한 지난해 비즈보드 매출은 약 74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더라도 비즈보드가 포함된 톡비즈 부문 매출은 2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모두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광고 시장 침체 여파로 애초 기대치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광고주 수도 큰폭으로 늘렸고 매출 역시 성수기였던 지난해 4분기 이상 수준을 달성했다. 이로써 톡비즈 부문 매출은 포털·게임·뮤직·유료콘텐츠·IP사업·신사업 등 카카오의 전 사업부문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가 됐다.

올해 중 광고주 수를 1만개 이상 규모로 늘릴 수 있을 것이란 게 회사측 전망이다. 정식 서비스 이후 현재까지 광고주 수 확보 속도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중장기적으론 10만개 이상 규모를 바라보고 있다.

광고주 수 증가는 광고 단가의 상승 효과도 가져올 전망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광고주 풀이 형성될 경우, 그 안에서 형성될 비딩 경쟁 강도에 따라 광고 단가 상향을 추진할 수 있게 되는 구조다.

여 대표는 본인이 기획한 신규 광고 플랫폼 '모먼트'의 사업 확장도 추진 중이다. 모먼트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광고를 노출하는 플랫폼으로, 광고 소재의 다양화, 리타겟팅 기능 개선, 자동 타겟팅, 지역 타겟팅 세분화 등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 비즈보드를 연결해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여 대표의 공은 수익화의 가장 확실한 원천이었으나 누구도 쉽게 건드리지 못했던 '카카오톡'의 수익화 사업을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려놨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전 국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메가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수익화로 곧바로 연결시키진 못했다. 섣부르게 수익화 시도를 했다가 이용자들과 콘텐츠들이 드나드는 통로 역할이라는 플랫폼으로서의 본질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플랫폼임에도, 자체적으로 창출해내는 수익은 없었다. 이모티콘 구매 등 앱 내 결제를 통한 소규모 매출만이 발생할 뿐이었다.

여 대표는 카카오톡이 플랫폼으로서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수익화 도구로서의 잠재력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비즈보드를 접목시켰다. 비즈보드의 강한 상승세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기반 위에서 유지되고, 카카오톡 역시 비즈보드 덕분에 수익화 방법론에 대한 카카오의 오랜 고민을 해소할 수 있게 된 상호보완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즈보드 매출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 중장기적으론 고성장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추정한 올해 비즈보드 연간 매출은 약 2003억원, 이를 포함한 톡비즈 전체 매출은 987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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