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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대우조선해양, 이월결손금 덕 법인세 부담서 '숨통'2016년까지 5년 적자 결손금 3조 남아, 흑자 전환 후 과세 부담 '제로'

구태우 기자공개 2020-05-18 08:30:5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는 지분 55.7%를 보유한 산업은행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주식스왑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주요국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가 끝날 때까지 회사의 주인은 '국책은행'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 12월 산업은행이 지분을 취득한 이후부터 정부의 유동성 지원을 여러번 받으면서 회생했다. 현재 부채비율은 200%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과거보다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빅3' 중에서는 가장 먼저 흑자로 전환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매출 8조3175억원, 영업이익 2680억원(영업이익률 3.2%)을 기록했다. 영업외손실이 대거 잡히면서 5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3사인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과 삼성중공업보다 조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 이후에는 영업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3년 동안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하는 경영진과 주주들 입장에서는 기업이 법인세 부담을 최소화하고 순이익을 많이 남기는 편이 이롭다. 국가재정 측면에서는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들이 영업이익을 많이 남겨 법인세를 많이 내는 게 긍정적이다. 국세 중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를 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선업황의 개선이 더뎌지면서 '빅3' 조선소들은 '국세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은 국세청에 환급받아야 할 법인세로 9억원을 책정했다. 흑자 전환한 2017년에는 135억원을 법인세 환입액으로, 2018년에는 41억원으로 집계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세전이익(법인세비용 차감전순이익)이 각각 1조2804억원, 9821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법인세비용으로 각각 5413억원(유효세율 42.27%), 360억원(유효세율 3.67%)이 책정됐다.

그럼에도 실제 국세청에 납부해야 할 법인세 비용은 사실상 없었다. 세무조정 과정에서 법인세를 감면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우조선해양은 '이연법인세 자산' 인식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이연법인세는 기업회계로 산정한 과세금액과 세무회계로 산정한 과세금액이 서로 다를 때 과세를 이연한다는 의미다. 추후 세금을 감액받을 가능성이 있을 경우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더 납부할 경우 이연법인세 부채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이연법인세 자산이 1000억원이 있을 경우 법인세를 1000억원을 감액받는 효과가 발생한다.

통상 이연법인세를 인식하는데 있어 경영진 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재량이 개입될 수 있다. 미래 과세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이연법인세 자산을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절세를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연법인세를 적극적으로 인식해 법인세를 감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연법인세 자산 중 대부분은 결손금이다. 법인세법상 이월결손금은 10년 동안 공제해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월결손금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과세부담이 높아질 경우 결손금을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인식해 법인세를 감액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연법인세 자산 중 결손금은 8442억원으로 전체 이연법인세 자산 중 43.5%에 달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결손금은 3조700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거의 매년 조단위의 적자를 냈다. 해양플랜트 부실과 수주 절벽이 겹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2016년 당기순손실 규모는 2조9909억원이다. 같은해 결손금 규모도 6조원으로 불어났다. 대우조선해양은 수년 동안의 적자로 결손금을 쌓았고, 2017년부터 흑자로 전환하면서 과세 부담이 발생할 경우 결손금을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인식해 절세를 한 셈이다.

이월결손금이 3조원 이상 남은 데다 이월 기한도 충분한 만큼 향후 몇 년 동안은 법인세를 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황이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전망해 결손금에 대한 이연법인세 자산 인식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감소로 인해 미래 과세 소득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이월결손금을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았다"고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설명했다. 지난해 이연법인세 자산 중 결손금 비중은 전년보다 1000억원 가량 줄어든 8442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으로 수익 규모가 적을 것으로 판단, 과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때문에 이연법인세 자산 인식을 보수적으로 한 것이다.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과거 법인세 부담과 미래 과세소득을 판단해 절세 전략을 짠다. 과세부담이 크지 않다면 이연법인세 인식을 보수적으로 하고, 과세부담이 커진다면 이연법인세 자산 인식을 적극적으로 한다. 절세 전략을 짜 법인세 비용을 최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CFO는 최용석 재경본부장(부사장)이다. 최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영업 부문에서 오래 근무했다. 영업과 경영 관리 부문의 전문가라는 평이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CFO는 산업은행에서 맡다 '분식회계 논란' 이후 자사 출신이 맡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이 파견한 경영관리단이 회사의 △재무 △영업 △구매 등 각 부문의 업무를 관할하는 만큼 CFO의 자율성이 여타 기업에 비해 적다는 평이다. 경영관리단장은 산업은행의 유병성 단장이 맡고 있다.

최 부사장은 경영관리단과 조율해 대우조선해양의 영업활동에 가장 효율적인 재무전략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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