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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도약 '마지막 퍼즐' 캡스톤 오종면 부사장 [부동산 운용사 열전]③풍부한 '밸류애드·프라이빗딜' 경험…건설사 주주와 시너지 도모

최필우 기자공개 2020-05-20 13:08:23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종면 캡스톤자산운용 부사장(사진)은 김윤구 대표가 상위권 부동산 운용사 도약을 노리고 영입한 '마지막 퍼즐'이다. 김 대표는 2014년 회사를 인수한 후 일신홀딩스, 청진건설 등 건설사를 주요주주와 이사회 멤버로 합류시켰다.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오 부사장이 합류하면서 캡스톤자산운용과 주요주주가 공조하는 개발형 부동산펀드 확대가 가능해졌다.

오 부사장은 KTB자산운용에서 15년간 업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부동산 매입 후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 전략과 프라이빗 딜이 그의 주특기다. 2019년 합류한 캡스톤자산운용에선 국내 부동산 투자를 총괄하면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밸류애드·프라이빗딜' 특화, 옛 한나라당사 200% 수익

오 부사장은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한국부동산신탁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당시엔 신탁이 부동산에 간접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비히클(Vehicle)이었다. 부동산신탁사도 한국부동산신탁과 대한부동산신탁 단 두개 뿐이었다. 남들보다 이른 시기에 개발신탁, 처분, 관리 등 부동산 신탁 관련 업무를 두루 익힐 수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부동산신탁이 파산재단 형태로 전환되면서 오 부사장도 둥지를 옮겼다. 그는 2004년 KTB자산운용에 합류해 부동산 투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아직 부동산 투자 전담팀 개념이 익숙하지 않았던 시기다. KTB자산운용은 선제적으로 부동산펀드 운용에 초점을 맞춘 팀을 만들고 있었다. 오 부사장이 합류하면서 4명으로 이뤄진 팀이 출범했다.

오 부사장은 KTB자산운용에서 부동산 실물 매입 후 개발로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 전략에 집중했다. 옛 한나라당사에 투자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이 펀드는 간접투자자산운용법 시행 후 최초로 실물 부동산에 투자한 상품이다. 2004년 당사를 620억원에 매입해 개발과 테넌트 교체 후 2009년 820억원에 매각했다. 매각차익만 200억원을 넘었다. 매년 10%씩 발생한 빌딩 임대수수료를 포함하면 수익률이 200%에 육박한다.

KTB자산운용이 밸류애드 전략에 두각을 나타내면서 오 부사장은 강력한 프라이빗딜 네트워크를 갖췄다. 주로 공개 시장에서 거래되는 코어와 코어플러스 자산과 달리 밸류애드 투자 건은 프라이빗딜을 통해 매매가 이뤄진다. 오 부사장과 KTB자산운용이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다양한 물건을 보유한 증권사와 자산관리회사가 다시 딜을 맡기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오 부사장은 "딜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면 펀드가 망가질 수 있어 파트너사를 보수적으로 선별한다"며 "부동산 실물에 투자할 때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옥 준공으로 업무영역 확장, 여의도 SK증권빌딩 재건축

오 부자장은 한나라당사 투자를 시작으로 잇따라 굵직한 성과를 냈다. 2006년 서울시청역 앞 효성빌딩을 매입했고 전면 리모델링후 매각해 68% 차익을 기록했다. 2009년 에는 서초플레티넘타워를 매입했고 개보수와 테넌트 교체를 거쳐 198%에 달하는 매각 차익을 기록했다. 이 딜들로 KTB자산운용은 밸류애드 강자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었다.

2014년 여의도 SK증권빌딩 딜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래에셋생명이 보유하고 있었던 이 부동산의 매각 자문사는 세빌스였다. 미래에셋생명이 원하는 매각가가 높았던 탓에 마땅한 솔루션을 찾지 못했다. 결국 밸류애드 특화 운용역으로 입지를 다진 오 부사장에게 딜이 들어왔고 주어진 기간에 재건축과 SK증권 임차 확약을 마무리했다.

SK증권빌딩 자산 규모는 2145억원에 달한다. 자산운용사가 부동산을 매입하고 시행 과정을 총괄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 정도 규모의 재건축을 도맡아 처리한 건 KTB자산운용이 처음이다. 오 부사장은 이 딜을 계기로 도심 오피스 개발 자문과 펀드를 통한 사옥 준공 대행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오 부사장은 "개발 목적의 특수목적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가 어떻게 자금 조달을 해야 유리한지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며 "펀드가 부동산을 개발하는 빈도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캡스톤자산운용에 합류한 뒤에도 굵직한 딜을 진행 중이다. 작년 하반기 을지로3가 6지구 오피스 개발사업, 메르세데스벤츠 중랑전시장 신축사업, 청담1번지 리테일 신축 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다. 캡스톤자산운용이 사세를 확장하는 추세라 전담 딜은 올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입사 2년차, 건설사와 시너지 본격화…블라인드펀드 결성 목표

오 부사장은 캡스톤자산운용 입사 첫해인 작년 조직 세팅과 인력 충원에 주력했고 올해는 개발 사업 확대를 준비 중이다. 파트너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요주주 관계자 자격으로 이사회에 합류해 있는 아이에스동서, 우미건설 등이 핵심 파트너사다. 건설사가 진행 중인 딜에 캡스톤자산운용이 유동화 관련 자문을 제공하거나 함께 투자할 계획이다.

오 부사장은 올해 블라인드펀드 설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블라인드펀드 설정이 가능하다는 건 수익자들이 운용역과 트랙레코드를 신뢰한다는 방증이다. 이같은 신뢰가 바탕이 돼야 상위권 부동산 특화 운용사로 도약할 수 있다. 오 부사장은 KTB자산운용 시절부터 합을 맞춰 온 운용역들과의 호흡을 강점으로 내세워 수익자 모집에 나선다.

오 부사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여파로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좋은 딜은 항상 존재한다"며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선 블라인드펀드 설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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