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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피인수 5년만에 새주인 찾을까 IMM, 삼정KPMG 매각주관 선정…국내외 원매자 물색 쉽지 않아

윤필호 기자공개 2020-05-19 08:03:4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운영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삼정KPMG를 대한전선 매각 회계 자문사를 선정하면서 다시 매각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2015년 인수 이후 5년차에 접어들면서 엑시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전선도 최근 잇따라 해외수주를 성사시키며 실적 자신감을 높였다.

다만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커지는 상황에서 적절한 원매자를 물색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IMM도 향후 매각을 염두에 둔 회계 점검일 뿐 급하게 매각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IMM PE는 그동안 대한전선의 매각설과 관련해 지금은 경영에 집중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절한 원매자가 나타날 경우 언제든 팔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확실한 인수 의지를 가진 매입자를 찾는 작업이 최대 관건이다. 앞서 IMM PE는 지난해 크레디트 스위스(CS)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원매자를 물색했지만 결국 타결짓지 못했다. 때문에 올해는 제한적 경쟁입찰 등의 형식으로 신중하게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전선이 새주인을 찾는 작업은 쉽지 않다. 우선 전력산업계에서 대한전선이 차지하는 위상이 높은 점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한전선은 LS전선에 이어 국내 업계 2위 전선업체로 가장 오래된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후위에 있는 일진전기, 대원전선은 실적이나 자산 규모등에서 차이가 크다. 현금 동원력도 그만큼 뒤떨어진다. 일진전기는 지난해말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가 272억원, 작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원전선의 경우 현금성자산은 23억원, EBITDA는 30억원 수준이다.

사실상 대한전선의 적정 몸값을 지불하고 인수 이후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는 LS전선 밖에 없다. LS전선은 "이 건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만 밝혔다.

LS전선이 인수에 나선다면 독과점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국내 전선업계에서 대한전선을 인수해서 소화할 수 있는 업체는 사실상 없다"면서 "규모나 여력면에서 LS전선이 있지만 독과점 문제 때문에 쉽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다른 업계에서의 접촉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전력산업에 대한 부담과 국내 인프라 수요 감소 등의 문제를 감당해야 한다. 과거 효성그룹이나 KG그룹 등이 관심을 보였다고 알려졌지만 매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IMM PE가 대한전선의 실적 회복을 우선순위에 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한전선의 지표들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913.6% 증가한 59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은 138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나형균 사장의 부임 이후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치며 해외수주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6월 쿠웨이트에서는 주거복지청과 1125억원 규모 대형 신도시 전력망 사업 계약을 따냈고 12월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전력청과 1385억원 규모의 전력망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덴마크 공기업인 에너지넷과 지중 송전망 공급 계약도 성사시켰다.

해외에서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 역시 접근이 쉽지 않다. 대한전선은 이미 지난해 중국계 전선업체들과 M&A설이 나왔지만 당시 기술 유출 논란이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기술보호위원회는 초고압 전력케이블 시스템의 설계와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 앞으로 중국 기업에 매각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IMM PE 측에서도 대한전선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업체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 및 검토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적정 가격을 책정하는 일도 관심사다. 그동안 매각설과 함께 제시된 매각가는 최대 1조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에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2018년 매각설이 나올 당시만 하더라도 대한전선의 주가는 1000원 초반에서 가격대가 형성됐고 시가총액도 1조원을 넘겼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으로 758원이며 시가총액은 약 6500억원 수준이다. IMM PE가 보유한 지분은 61.3% 규모이며 가치는 4000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 전까지 실적 회복을 통한 주가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IMM PE는 당장 매각을 추진하지는 않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IMM PE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안은 없고 현재 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매각이나 매입 모두 쉽게 나서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한 것은 향후 매각을 대비해서 미리 회계적인 부분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펀드 ‘아이엠엠로즈골드2'가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는 이슈와 관련해서는 "펀드는 만기를 연장했기 때문에 문제될 일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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