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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솔루스·모트롤, 잠재 인수후보 반응은 '시큰둥'급매 인식 탓 적극성 낮아…글로벌 PE도 마찬가지

최익환 기자공개 2020-05-25 10:20:4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매물인 두산솔루스와 모트롤BG의 매각작업은 속도를 낼 수 있을까. 다수의 잠재적 원매자들이 매물을 ‘파이어세일’(Fire Sale: 급매)로 인식하는 탓에 오히려 매각작업이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는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의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일PwC와 크레디트스위스(CS)는 각각 두산솔루스와 모트롤BG의 매각주관사로 선정되어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솔루스의 경우 현재 비밀유지협약(NDA)을 맺은 입찰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실사기회가 개방됐고, 두산 내 모트롤BG의 경우 CS가 국내외 PEF 등을 찾아 마케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원매자들의 적극성은 떨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한 차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수의계약이 논의되다 결렬된 두산솔루스의 경우 밸류에이션에 대한 원매자와 매도자의 인식차가 두드러진다. 두산그룹이 두산솔루스의 전체 기업가치(EV)로 1조5000억원을 희망하는 것과는 달리, 원매자들은 이보다 낮은 1조원 초반대 가격으로 매물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트롤BG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CS가 최근 글로벌 PEF 운용사들과 미팅을 진행해 인수전 참여 여부를 문의했지만 투자여력과 가격차 등을 이유로 고사한 곳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390억원 가량 낸 모트롤BG의 경우 두산그룹은 최소 5000억원에 달하는 EV를 원하고 있지만, 원가율 등을 고려하면 멀티플 10배 수준의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원매자 측의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 구조조정 매물에 대한 관심도는 높지만 원매자들의 적극성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라며 “무엇보다도 두산그룹이 원하는 가격대가 높다는 인식을 다수 원매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원매자들의 적극성이 떨어지는 이유로는 ‘기다리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향후 구조조정 국면이 이어지며 채권단의 유동성 확보 압박이 지속될 경우엔 매도자의 입장이 더욱 다급해 질 수 밖에 없다. 파이어 세일인 만큼 원매자들의 입장에선 굳이 황급히 나서서 가격을 올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반면 1조6000억원 이상의 자금지원을 약속받은 상황에서 두산그룹은 채권단의 유동성 확보 요구를 무시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낮은 가격에 빠르게 매각하는 전략을 택할 경우엔 현금확보 효과가 떨어져 매각의 실효성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원매자들이 기존의 가격선을 고수하며 시간끌기에 들어갈 경우엔 두산그룹을 둘러싼 채권단의 목소리만 키워주는 상황이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베어스의 매각설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두산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많지 않다”며 “원매자와 가격에 대한 절충안을 찾지 못한다면 딜이 수월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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