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하나금융, 에이치라인해운 과감한 베팅에 시장 '화들짝' 인수금융에 에쿼티까지 부담…리스크 가중 지적도

김혜란 기자공개 2020-05-25 10:21:4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M&A 인수금융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한앤컴퍼니의 포트폴리오 기업 에이치라인해운 자본재조정(리캡) 뿐만 아니라 에쿼티 출자까지 확약하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일각에선 하나금융그룹이 딜 성사를 위해 리스크를 무리하게 떠안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기존 LP들에게 투자금을 되돌려 주고 이익을 배분한 뒤 새 펀드를 결성해 에이치라인해운 지분 100%를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쿼티는 약 1조원, 인수금융(Loan)은 7500억원 수준이다.

인수금융 대표주선사는 하나은행이다. 한앤컴퍼니의 인수금융 주선사로서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NH투자증권이 아닌 하나은행이 중심이 돼 딜을 주도하는 점이 눈에 띈다. 기존 인수금융 주선사는 NH증권과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였다. 이번 딜에서 하나금융그룹은 한앤컴퍼니의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해 인수금융 대표주선사 자리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부터 에이치라인해운 기존 LP 교체를 추진하기 위해 1년 가까이 신규 LP 모집 작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LP 모집에 난항을 겪은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이 한앤컴퍼니 측을 접촉, 파격적인 딜 구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협상이 성사됐고, 하나은행은 7500억원 규모 에이치라인해운 인수금융 주선사 자격을 따냈다. NH증권과 함께 주선 업무를 맡지만, 하나은행이 딜을 주도,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규모도 기존 5800억원에서 1700억원을 더 증액한 7500억원이다. 기존에 선순위와 중순위 두 개로 나눴다가 이번엔 선순위 하나의 트렌치를 뒀다. 이미 인출은 완료됐고, 내달부터 셀다운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한앤컴퍼니가 모아야 할 에이치라인 지배회사(SPC)의 에쿼티 출자금을 하나금융그룹이 책임진다는 점이다. 전체 에쿼티 투자금(약 1조원) 가운데 하나금융투자가 3000억원을 언더라이팅(총액인수) 해주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투자가 만드는 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한다는 투자확약서(LOC)를 냈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에이치라인해운의 뛰어난 현금창출력을 투자 배경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하나금융그룹이 인수금융 주선에 더해 에쿼티 투자 펀드에 대한 LOC까지 제공하는 것은 리스크가 커 다소 이례적인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앤컴퍼니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기존 투자금융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다소 위험을 부담하면서 공격적으로 딜 구조를 짠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에쿼티 투자금 모집을 위해 셀다운(sell down·재판매)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투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으면 하나금융그룹이 이 금액을 떠안아야 한다. 인수금융 셀다운 역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다.

다만 인수금융업계에서는 에이치라인해운(오퍼레이팅컴퍼니) 자체는 비교적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담보가 되는 피투자회사의 실적이나 크레딧은 믿고 지켜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인수금융 업계 관계자는 "에이치라인해운의 경우 우량 화주를 중심으로 한 장기 계약을 많이 쌓아두고 있어 실적이 급전직하 하는 등의 리스크는 없다"고 설명했다.

에이치라인해운의 작년 매출은 전년도보다 1% 가량 감소한 7190억원을 기록했지만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각전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14.7% 늘어난 303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번 리캡을 통해 에이치라인해운의 차입금이 700억원 가량 늘리면서 감가상각전이익 대비 순차입금(Net Debt to EBITDA) 비율도 기존 5~6배 수준에서 7.65배로 늘어나게 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