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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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주가 덕' 본 KCGI,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추매 이유·계획 없어…만기 도래 주담대 상환 등에 쓸 가능성

유수진 기자공개 2020-05-27 07:47:49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6일 14: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한진칼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한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기존 대출 1건의 만기 당일 새로 주담대를 일으켜 무사히 빌린 돈을 갚았다. 특히 6개월 전보다 2배 이상 오른 주가 덕분에 무리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KCGI의 특수목적회사(SPC)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18일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 107만주(1.81%)를 동원제일저축은행과 유니온저축은행, 대백저축은행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고 25일 공시했다. 아울러 같은 날 만기가 도래한 애큐온저축은행 대출건(65만주·1.1%)은 상환했다고 밝혔다.

KCGI는 기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이번에 신규 주식담보부 차입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강성부 KCGI 대표는 한진칼 장기투자 계획과 관련해 자금조달 논란이 있을 때마다 주담대를 통해 리파이낸싱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결정으로 KCGI는 한진칼 지분 19.36% 중 60% 가량인 11.65%를 담보로 묶어두게 됐다. 이번 대출건에는 공동질권도 설정했다.


특히 KCGI는 6개월 새 크게 오른 주가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1월18일 애큐온저축은행에 한진칼 주식 65만주(1.1%)를 맡기고 대출을 받았을 당시 주가는 종가 기준 3만3150원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7만5000원으로 두배 이상 뛰었다. 주가가 오르면 담보가치가 상승해 같은 양의 주식을 맡기고도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조기 상환압박이나 추가 담보요구에 시달리게 된다.

이번에 KCGI는 한진칼 주식 107만주를 담보로 맡기고 차입을 진행했다. 통상 주담대로 담보가치의 50~70%를 빌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금은 약 401억~562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같은 셈법을 적용해보면 이날 애큐온저축은행에 갚아야 했던 원금은 약 108억~151억원 가량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KCGI는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고도 약 250억~450억원 가량의 여유자금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가 올라 담보비중을 낮춰도 충분히 대출금 상환이 가능했지만 오히려 더 많은 양의 주식을 맡기고 레버리지를 일으켰다. 이자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추가 자금을 마련한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한진칼 주가는 크게 움직이고 있다. 전일 종가가 7만8800원이었으나 장중 9만7400원을 찍는 등 20% 넘게 오르기도 했다. KCGI가 무사히 리파이낸싱에 성공한데다 전날 한진칼이 차입을 통해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자금 중 일부를 마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원태 회장과 3자 연합간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가능성이 일단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시 경영권 갈등에 불이 붙을 거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KCGI는 당분간 추가 매집에 나설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조원태 회장 측보다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굳이 비싼 값을 치르면서까지 지분 확대에 집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3자 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율은 42.74% 그대로지만 조 회장 측은 일부 줄어든 상태다. 지난 3월 주총서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줬던 카카오는 1분기 중 보유지분 전량을 팔고 나갔다.

특히 최근 한진칼 주가는 KCGI가 추가 매입을 계획하기엔 너무 비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동안 KCGI가 가장 비싸게 사들인 매입 단가는 3월31일 7만9177원이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강성부 대표는 지금 굳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할 이유가 없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여유자금을 추후 만기가 돌아오는 주담대 상환 등에 활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당장 다음달 4건의 주담대 만기가 도래하는 등 돈 나갈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7월 1건 △9월 4건 △12월 2건 등 차례차례 만기가 몰려온다. KCGI는 현재 새로운 펀드를 설정해 투자금을 모으고 있으나 자금사정이 넉넉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있다.

시장에서는 KCGI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주담대 만기연장을 거절 당하는 등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주담대 만기연장 대신 상환을 선택한 배경을 놓고도 '자의'가 아닌 '타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나마 지금은 주가가 올라 주담대 활용이 수월하지만 언제든 다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만기연장이나 추가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자금조달이 가능할 때 보다 넉넉하게 현금을 마련해 뒀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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