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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중모색 코인거래소]성장통 겪은 업비트, 신뢰회복으로 새출발③RCPS 회계 처리 두고 당국과 이견…800억 자본 감소 이후 내실 추구

원충희 기자공개 2020-06-03 08:14:30

[편집자주]

지난 3월 통과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으로 암호화폐는 '가상자산'이란 새 이름을 달고 제도권에 진입했다. 반면 자금세탁방지, 테러자금조달방지 등 각종 의무를 지고 시스템을 갖춰야하는 등 진입장벽도 높아졌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일정수준 이상의 재무여력을 갖춘 사업자만 가능하다. 그러는 사이 가상자산을 둘러싼 투기 열풍이 사그라들며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다. 더벨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 암중모색을 거듭하는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영상태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는 지난해 전환상환우선주(RCPS) 회계오류를 수정하면서 800억원 넘는 자본이 부채로 빠졌다. 이 때문에 2700억원을 웃돌던 자기자본도 1900억원대로 급감했다. 이더리움(ETH) 유출에 회계오류까지, 내부통제 이슈가 잇달아 발생했다.

업비트는 올해 심기일전하며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받는 것을 계기로 수익 다각화도 노리고 있다.

28일 두나무의 2019년 감사보고서(별도기준)에 따르면 자본총계는 1932억원으로 전년(1918억원)대비 소폭 늘었다. 하지만 2018년 감사보고서에선 총자본이 2723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1년 사이에 800억원 가량의 자본이 사라진 것이다.

원인은 회계처리 정정에 있다. 두나무는 2013년과 2015년, 2017년에 걸쳐 1072만8150주의 RCPS를 발행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의 질의회신 연석회의 결과(회제이-00094)에 따라 투자자가 보유한 상환청구권은 부채(상환권금융부채)로, 전환권 관련 부분만 자본으로 처리했다.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중에서 이렇게 회계처리한 곳은 두나무가 유일하다. 빗썸은 RCPS가 없고 코인원과 코빗은 발행분이 있지만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채택하고 있어 전액 자본으로 반영했다. 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고 있는 곳은 두나무 뿐이다.

금융당국은 상환권금융부채를 과소 계상했다고 지적했다. 2018년 기준으로 856억원을 부채로 처리해야 했으나 51억원만 계상했다. 결국 이번에 재무제표 오류를 수정하면서 805억원의 자본이 부채로 빠졌다. 2700억원이 넘던 자기자본도 1900억원대로 감소했다.
*자료 : 2019년 감사보고서

재무건전성이 위험해질 정도는 아니지만 가상자산 유출사고를 빚었던 업비트로선 회계신뢰성에도 금이 갔다. 업비트는 지난해 11월 27일 이더리움 34만여개(580억원 상당)를 탈취당했다. 두나무는 이를 업비트의 자산으로 충당하며 잡손실 584억원을 떠안았지만 고객신뢰도는 크게 저하됐다.

시장 위축 여파도 업비트를 비껴가지 않았다. 회원예치금 성격의 예수부채는 2389억원으로 2018년(2944억원)과 2017년(1조374억원) 대비 감소세가 뚜렷하다. 예수부채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회원이 이탈했으며 거래량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거래량 감소는 매출과 현금성 영업이익(EBITDA)에도 영향을 끼쳤다. 매출액은 4707억원에서 1327억원으로, EBITDA는 2894억원에서 586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던 만큼 올해는 경영포커스를 내실 위주로 맞췄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서 요구하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와 고객신원확인(KYC) 시스템을 갖추고 은행의 신규계좌 개설 제한을 풀어 회원유치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실추된 고객신뢰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것을 계기로 신규사업을 통한 수익다각화도 추진 중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업비트는 기업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지만 은행에서 거래실명제 도입 전에는 신규 회원에 대한 계좌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원화거래 지원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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