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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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비대면 신탁 실험]ETF신탁 판매, 득일까 실일까②신탁보수 0.2~0.3%p인하, 수익 저하 가능성…증권사 통해 직접투자 유인 부각

이효범 기자공개 2020-06-02 08:20:56

[편집자주]

국민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스마트폰을 통해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내놨다. 영업점 직원의 권유로 금융상품이 판매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시대가 가속화 되는 가운데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같은 변화가 향후 국민은행의 신탁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5: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이 ETF신탁 상품으로 비대면 가입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한층 넓혔다. 그러나 은행 입장에서 보면 비대면 가입 활성화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만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면 가입보다 낮은 신탁보수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ETF신탁 판매는 짭짤한 수익원이었지만 비대면 가입이 확대되면 오히려 수익이 감소하는 역효과가 난다.

비대면 신탁이 활성화 된다는 건 투자 권유 없이도 스스로 투자 의향을 가진 '능동적인' 투자자들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비대면 환경에도 익숙한 투자자라면 신탁보수가 발생하는 ETF신탁보다 직접 증권계좌를 개설해 ETF를 매수하는게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오히려 은행 신탁 고객이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작년말 기준 국내 은행권의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는 120조2871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ETF신탁이 포함된 주식형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는 4조3749억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주식형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는 2조원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타행 대비 규모가 큰 편이다.

그동안 신탁은 국민은행의 짭짤한 수익원이다. 금전신탁과 재산신탁 등을 통틀어 국민은행의 신탁 수탁고 규모는 작년말 56조708억원이다. 최근 5년간 수탁고는 거의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수탁고에서 발생하는 신탁보수는 2016년만 제외하면 매년 2000억원 이상씩 발생했다. 지난해 신탁보수는 294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신탁 수탁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ETF신탁이나 ELT 등을 판매해서 받는 신탁보수는 상당한 비중이다.


극단적으로 대면신탁 고객들이 비대면 신탁으로 갈아타면 국민은행의 신탁보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어플을 통해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특정금전신탁 상품은 현재 인덱스, 헬스케어, 게임테마, IT업종, 바이오 등 국내외 주식형 및 혼합형의 ETF 신탁상품 28종이다. 당초 이 상품을 대면방식으로 가입하면 1% 안팎의 신탁보수를 부담해야 하지만, 비대면 가입시 상품별 0.2~0.3%포인트 인하된 보수를 내면 된다.

다만 은행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어온 레버리지 혹은 인버스 ETF는 비대면 신탁 라인업에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위험등급이 높기 때문에 비대면 방식으로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금융감독원은 고위험 ETF 은행신탁상품에 대한 투자 관련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하기도 했다. 소비자경보는 금융 관련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지난 2012년 6월 도입한 제도다. 주의→경고→위험 3단계로 운영된다.

금감원은 당시 레버리지, 인버스 등 고위험 ETF 구조에 대해 제대로 설명받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추후 민원을 제기할 것을 우려, 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경보를 울렸다.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 등의 경우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었다. 이 때문에 은행들도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 신탁 판매를 한동안 자제했다.

업계에서는 은행 고객들이 비대면 신탁을 활발하게 사용할지에 대해 의문부호를 떼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ETF신탁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은 비대면 환경보다 대면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또 ETF는 증권계좌만 있으면 개인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 팔수 있는 상품이다. 그럼에도 은행 영업점에서 투자권유인의 가입 권유로 ETF신탁은 은행 고객들을 대상으로 불티나게 팔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스스로 투자 의향을 가진 투자자들이 비대면 신탁을 활용하기 보다 증권계좌를 통해 직접 투자하는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예컨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스피 ETF를 편입하는 '코스피 ETF신탁(E)'은 비대면 가입 고객에게 선취보수로 신탁원본의 0.7%를 뗀다. 신탁기간은 5년으로 중도 해지가 가능하지만 남은 신탁기간에 따라 차등적인 중도 해지 수수료도 부과한다. 다만 이 경우 선취보수에서 차감하는 형태라 고객이 추가로 부담하는 중도 해지 수수료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상품은 신탁가입금액의 100% 이내를 KODEX200 ETF를 편입해 운용하며, 편입비중을 따로 조절하지 않는다. 매수 혹은 매도시 발생하는 0.1%의 매매체결 수수료도 고객 부담이다.

반면 고객이 직접 증권 계좌를 열어 KODEX 코스피 ETF에 투자할 경우 국민은행이 수취하는 0.7%의 선취수수료를 떼지 않는다. 또 중도해지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ETF신탁이 투자경험이 많지 않은 은행 고객이 투자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은행에서 검증한 상품에 투자하려는 고객들에게 은행 ETF신탁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 국민은행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가입하는 고객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방식으로 ETF신탁에 가입하면 발생하는 보수가 대면에 비해 낮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 신탁보수가 줄어들 수 있다"며 "다만 디지털 금융 환경이 확산되는 추세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고객 선택권을 넓히고 더 많은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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